친환경 인테리어, 상호대차서비스를 자랑하며 주민들이 쉽게 책과 가가워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어린이들에게 꿈을 키워 주겠다는 목표로 운영을 시작한 주민문고. 그러나 주민의 활발한 이용에도 불구하고 행정적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연희1동 작은 문고를 자주 이용하고 있는 주부 김경순 씨는 『가까운 곳에 이런 도서관이 있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면서도 『책이 두서없이 진열돼 있어 한참동안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고 또 찾는 책을 물어봐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불편하다』고 설명한다.
관내 주민문고는 총 23곳으로써 2010년 6월말 주민문고 보유도서는 모두 7만7857권이며 현재까지 1만5629명의 주민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주민문고에서 도서대출 반납확인 등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대부분 자원봉사자와 공공근로로 구성돼 있어 전문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민문고 인력구성 현황은 자원봉사자 13명, 공공근로 4명, 공익근무요원 3명, 장애인행정도우미 2명, 주민문고담당 1명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구청은 서대문구의회 169회 업무보고 당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주민문고를 「작은도서관」으로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충현동, 연희동, 홍제1동, 홍제3동 네 곳을 거점으로 해 준사서 이상 자격증 소지자를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번 추경예산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구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전문사서 없이 공공근로 및 자원봉사자 위주로 주민문고가 운영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도 『영세한 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주민문고가 안정된 운영으로 나갈 수 있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자원봉사자들이 대부분이라 강제적 관리감독은 어렵다』고 말했다.
장애인 일자리 제공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행정적 지원도 전무한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의 몫이 되고 있다.
연희동 주민문고에서 만난 이은주(37, 연희) 씨는 작년부터 이용해왔지만 『요즘은 초반의 조용하고 청결한 분위기는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며 안타까워 했다.
방학을 이용해 연희동 주민문고에서 봉사활동을 한 청소년은 『사흘 동안 책을 순서대로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며 『책이 도서관처럼 많지 않음에도 순서대로 돼있지 않은데다 관리자가 없어 어떻게 정리할지를 몰라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도서관 근무자가 책을 찾아 달라는 어린이의 요청에 모르쇠로 일관하라는 지시를 내려 황당했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장 전문인력 배치를 기다리기만을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민문고 중에는 주민이 직접 나서서 도서관 관리를 도맡고 있는 곳도 찾을 수 있었다.
23일 홍제3동 주민센터 2층에 있는 어린이문고에서 만난 임혜연(45,홍은1) 씨는 이용자들이 미처 치우지 않은 책을 정리하고 있었다.
임씨는 『매주 월요일에 봉사하고 있다』며 『아이가 주민문고를 자주 이용하는데 도서관리봉사가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홍제3동 주민문고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 명씩 자원봉사자가 있어서 책정리를 돕고 있다. 이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주민문고 이용경험이 있는 주부들로서 이진아도서관에서 기본적인 교육 과정을 받고 봉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 담당자는 『주민으로부터 특별한 불편에 대한 민원제기는 없었다』며 이에대한 별다른 대안을 제기하지 않았다.
만들어만 놓고 관리는 뒷전인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쉬움을 남긴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