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벽, 택시기사 A씨는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양화대교로 향하는 두 쌍의 남녀 일행을 태운다. 170cm가 넘는 키에 100kg가량의 거구인 남자들은 모포에 싼 학교과제용 조각상을 옮긴다고 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17일 오전 8시 20분 경 양화대교 북단에서 순찰 중이던 한강 경찰대는 훼손된 여자의 시신을 발견하고 지문감식에 들어갔다.
22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살인·폭행치사·시신유기 등으로 10대 네 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흘 간격으로 일어난 이 사실들은 「친구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무서운 10대」라는 제목으로 언론을 달구기 시작했다.
23일 오후 1시부터 세 시간 동안 있었던 현장검증은 서울 마포경찰서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했으며 20여명 주민들이 멀찍이서 이들을 묵묵히 바라봤다.
6월 한 달,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월드컵이 진행되는 동안 언론에 보도된 서대문구의 청소년들이 겪은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가출한 김모(15)양은 지난 9일 친구 최모(15)양의 집에 놀러갔고 그곳에 모인 최양의 친구 2명이 『김양이 우리들의 행실이 나쁘다는 소문을 내고 다닌다』며 폭행을 시작했다.
구타는 나흘 간 계속됐고 김양은 지난 12일 오후 6시 쯤 숨졌다.
최모양 외 두 명은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방법을 알아보고, 시신을 쉽게 옮기고자 신체 일부를 훼손 했다.
모포로 싼 시신이 떠오르지 않도록 담요 속에 벽돌과 시멘트 조각 등을 넣어 시신과 함께 묶은 뒤 한강에 던졌다.
김양의 신원을 확인하고 탐문수사를 벌인 경찰에 의해 정군 등이 검거되면서 사건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담요안에서 발견된 10원짜리 동전 5개와 불로 태운 이쑤시개는 간이 염을 한 흔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무속인 친척이 염하는 걸 본 가해학생이 있었다』고 전했다.
4일 동안 사건이 벌어졌던 최양의 집은 빈집 상태였다. 도배일을 하는 최양 부모가 지방을 자주 다녀 한 달 이상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가출이 잦았던 피해자 김양은 사건이 벌어지기 이틀 전인 지난 7일 이미 집을 나왔지만 실종신고는 없었다.
경찰은 『가해 청소년들이 경찰에 입건된 뒤에도 경찰서로 찾아오는 사람은 부모가 아닌 할머니나 누나 등이 많았다』고 말했다.
마포경찰서 홈페이지에 잔인한 10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김경태씨는 『끔찍하고 너무나도 살 떨리는 사건에 경악했다』며 『절대 용서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원찬호씨는 『친구를 살해 한 그 학생들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형량이 줄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마포경찰서에 구금된 네 명에 대해서는 법원의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형법 제250조 1항은 살인은 사형, 무기징역형, 5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에 처하도록 되있다. 시체까지 훼손하여 살인을 숨기려 했다면 유기죄 등이 추가되지만 청소년은 예외의 조항을 두고 있어 법원의 판결이 주목된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