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20여일간 구 업무보고를 받은 인수위원회(위원장 정창영) 및 문석진 구청장 당선자가 전반적인 구 행정업무에 새바람을 예고했다.
특히, 문 당선자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복지, 재개발·재건축사업 분야에서는 해당 구민들을 대상으로 「기초수요조사 재실시」를 담당 부서에 주문함으로써 사업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11일 행정관리국을 시작으로 16일 재정경제국, 18일 주민생활지원국, 22일 도시관리국, 23일 건설교통국, 25일 보건소, 문화원, 공단 등 구 전반적인 행정업무를 보고받은 인수위원회는 「청렴, 투명성」을 강조하며,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업에 대한 재검토 및 대안제시를 주문했다.
인수위원과 문 당선자는 전반적인 구 사업에 대한 업무 보고에 대해 「천편일률적인 업무 보고 방식」이라며, 『사업에 대한 비전 및 전략, 문제점과 대안 제시가 부족해 사업방향성을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시관리국 개발사업과 관련한 주무 부서인 뉴타운사업과와 재개발과, 주택과 업무 보고에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민원에 대한 의견청취가 부족하고, 민주주의에 따라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소수의 의견이 무시된 채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주민 간의 분쟁이 발생하고, 분쟁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구청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뒤 『사업이 추진단계에 있는 사업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사업의 추진방향을 전면 재검토 할 것』을 주문했다.
또, 문 당선자는 개발사업과 관련해 주민들의 또 다른 분쟁거리로 지적된 「OS요원(서면결의서 징구 등 조합업무를 지원하는 도우미)」들의 서면결의 동의서 징구행위에 대한 재검토와 총회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비업체의 보안 요원들을 관내 개발사업 총회장에서 척결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서대문구 도시관리공단 업무보고에서 문 당선자는 『그동안 공단의 이미지가 「퇴직 공무원들의 안식처, 특정인을 위한 취업처」로 인식되면서 앞으로 구정이 나아가야 할 깨끗하고 청렴한 서대문구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6개월 이내에 공단의 존립 이유와 비전, 사업 전략 등을 상세히 보고하지 않으면 25개 자치구 최초로 공단을 해체 할 수도 있다』고 선언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또 서대문 문화원 업무보고에서는 지방선거 기간 동안 한나라당 이해돈 후보 선거캠프에서 선거활동을 도왔던 한 모 문화원 사무국장을 두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아 문제가 된다』며 신현준 문화원장에게 취임 전 사표를 수리 해줄 것을 부탁했다.
구청장 인수위원회 업무보고 스케치
복지수혜자, 재개발·재건축 분야 ‘전수조사’
개발 사업 - OS·안전요원 불허, “이행하지 않는 조합에 불이익”
복지 분야 - 효과 검증 위한 감사비용 사업비에 포함 시킬 것
공단 - 존립 당위성 제시 요구, 문화원- 정치적 중립 지키지 못해
20여일간 진행된 인수위원회에서 가장 큰 화두는 투명성과 청렴함을 기반으로 하는 「전수조사(全數調査)」였다. 공무원 뇌물수수 등으로 떨어진 구청의 신뢰도를 투명성과 청렴함을 기반으로 회복하겠다는 문 당선자의 바람이 인수위원회를 통해서 전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문 당선자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개발사업과, 복지 분야에서는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도출됐음에도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담당 공무원들의 질책과 더불어 현장에서 발생하는 민원을 기반으로 「전수조사」를 재실시 할 것을 주문함으로써 행정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새바람을 예고했다. <편집자주>
■ 개발사업 분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분야는 역시 관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사업이었다. 특히 문 당선자는 개발사업과 관련한 주무부서 업무보고에서 『꼭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버려라. 사업의 시작에 문제가 있다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의 수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개발사업 방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각 부서 업무보고에 앞서 문 당선자는 『개발사업지에 대한 현황, 예산, 문제점, 비대위 요구, 이에 따른 법적제한 등을 모두 담은 「조합 백서」를 만들어 달라. 모든 사업지에 구청장이 직접 참여하겠다. 관내에서 개발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서대문구에서 개발 사업에 대한 모범답안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조합 백서는 책상에서 컴퓨터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직접 민원을 듣고 발로 뛰어 만들어 줄 것』을 지시했다.
이 같은 문 당선자의 주문사항은 「개발 사업 또한 투명하게 진행돼야 주민간의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전하는 메시지로 가재울뉴타운 4곳, 계획관리구역 1곳, 북아현뉴타운 5곳, 홍제균형개발촉진지구 4곳, 재개발 11곳(추진위 2곳 포함), 재건축 18곳(추진위 8곳 포함) 등 총 40여개가 넘는 크고 작은 개발 사업지에 일시적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문 당선자는 개발 사업 투명성 제고를 위한 확고한 의지를 세운 만큼 해당 공무원들에게 「조합 설립인가를 위한 OS요원들의 서면결의 동의서 재검토」, 「주민총회장에 배치되는 정비업체 안전요원 척결」 등을 주문했다.
문 당선자는 『주민 간 분란은 사업초기 단계인 조합설립인가 단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합원들에게 사업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OS요원들이 서명을 받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분란을 자초하게 된 것』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진행될 사업지에서는 OS요원들이 서면결의서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그래도 OS요원들의 서면결의서가 나온다면 그 조합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사와 결의서 재검토를 통해 사업을 제고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주민총회장에서 볼 수 있는 정비업체의 안전요원들을 「주민소통의 방해물」이라고 표현하며, 『민주주의는 시끄러운 것이다. 조합원들이 주인이 돼야 하는 총회장에서 안전요원들이 그들의 발언권을 저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각 조합들에게 스스로 안전요원을 주민총회장에서 배치하지 않도록 권고해주길 바라며, 안전요원이 총회장에서 조합원들의 의사발언을 저지하는 경우 그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복지 분야
지난 18일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인수위원회 주민생활지원국 업무보고회에서 문 당선자는 담당 공무원들에게 『복지 수요자를 대상으로 사업수요에 대한 전반적 기초수요조사를 반드시 실시하라』고 주문했다.
지방선거 공약에서도 밝혔듯 문 당선자는 재정자립 기반이 약한 서대문구 복지예산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과 일반 구민들을 대상으로 기부문화를 형성, 부족한 복지예산을 충당하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다.
기부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수반돼야 하는 투명성을 강조하고자 문 당선자는 복지 담당 주무부서 공무원들에게 기초수요조사를 기반으로 사업의 실효성을 파악하고, 예측 가능한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수요자들에게는 맞춤형 복지 지원을, 기부문화에 동참한 기업과 구민들에게는 투명성을 확보해 줌으로써 원활한 순환 고리를 만들어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문 당선자는 주민생활지원국 업무 보고에서 『서대문구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복지 사업이 치사할 정도로 인색하고, 불투명하게 진행돼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공금 횡령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서대문구 복지사업 중 일부도 영수증 처리, 인사채용 등에서 불합리한 복지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 항상 수요자 입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발굴해 지원할 수 있도록 수요자 입장에서 사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 사업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비에는 수요자와 피드백(feedback)이 가능하도록 감사비용을 함께 포함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고,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복지욕구수요조사를 실시해 내용을 바탕으로 관내 대학 우수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인수위원들은 『복지 핵심 사업들이 뚜렷한 메시지가 없다』며 ▲관내 사회복지시설들에 대한 행정운영 공개 ▲대상자들의 욕구수요조사 내용 공개 ▲관내 복지시설과 학교들의 복지적 인프라 구축방안 강구 ▲기부문화 확산을 통한 복지예산 확보방안 강구 등을 지시했다.
■ 서대문도시관리공단, 문화원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업무보고에서 문 당선자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초로 구 공단을 해체할 수도 있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문 당선자는 『그동안 공단의 이미지가 「퇴직공무원들의 안식처, 특정인을 위한 취업처」로 인식되면서 앞으로 서대문구가 지향할 깨끗하고 청렴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전체 사업비의 50%가 넘는 예산을 인건비로 활용하면서 공단 사업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존립의 이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문 당선자의 발언을 두고 공단 해체 후 발생하는 직원들의 거처 문제, 공단에서 운영하는 위탁체들을 구에서 흡수하긴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단순 「공단 길들이기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구청장 삼수생으로 구 단위 이상의 인수위를 구성해 뜻을 관철시킨 패기와 의지를 감안한다면 꼭 실현 불가능한 문제만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문 당선자는 공단 관계자들에게 『서대문구의 상징인 형무소역사관을 비롯한 공단 운영 위탁체들의 발전적인 비전과 전략방안, 공단 존립에 합당한 이유를 보고서로 작성해 6개월 이내에 보고 할 것』을 주문하며 『보고서를 통해 존립의 이유가 합당치 않거나, 비전 및 전략 제시가 부족할 경우 공단을 해체하는 작업에 착수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관내 문화행사를 관장하고 있는 서대문 문화원 보고에서 인수위원들은 「저예산으로 책정된 행사가 과연 기획의도 만큼 고품격으로 진행 됐을까」에 의문점을 두고 『보여주기식, 또는 특정인만을 위한 주민 행사 아니었는가?』 반문했다.
관내 문화 저변 확대 또한 주요 공약의 하나로 내세운 문 당선자는 『주민을 위한 제대로 된 문화행사에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지만 구민들이 나와서 하는 노래자랑 같은 보편적인 행사는 전면 재검토 할 것이며, 이미 계획된 행사일지라도 이 같은 패턴의 행사들은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문 당선자는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해돈 구청장 후보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던 문화원 사무국장을 두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표를 수리해 줄 것을 신현준 문화원장에게 부탁했으며, 선거운동으로 인해 사무국장으로서 업무를 다하지 못했을 경우 해당 기간만큼의 월급을 상환토록 지시했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