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안전한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주민들이 직접 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서대문지역 시민단체 및 주민들은 최근 서대문보육조례개정운동본부를 구성하고, 보육조례 개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또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학교급식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일부 주민들의 움직임도 한창이다. 꿈나무들에게 건강한 토양을 제공하기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을 따라가 봤다. <편집자주>
>>우리아이 보육환경의 현주소는?
장애아동 및 서민 자녀 갈 곳 없어
관내 보육대상의 24.3%만이 시설 이용
장애아동을 자녀로 둔 A씨 (36·여)는, 그간 보육문제로 심각한 고민을 해오다가 올해 초 직장을 그만뒀다. 정신지체 장애를 앓고 있는 4살 난 아들을 돌봐주던 친정이 지방으로 이사를 가면서, 아이를 맡길 만한 보육시설을 찾아봤지만 허사였다. 장애아동을 받게 될 경우 다른 학부모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뿐만 아니라, 해당 인력이나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장애아동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장애아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립어린이집의 비싼 보육료를 감당하기 힘든 서민들은 아예 자녀보육을 포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서대문보육조례개정운동본부가 발표한 서대문구 통계에 따르면, 구내 취학 전 아동과 초등학생을 포함한 총 보육대상 4만8553명 가운데 영·유아의 24.3%인 5586명(취학 전 아동과 초등학생을 포함하면 12.25%인 5948명)만이 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국·공립 보육시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8.5% 에 그친다. 운동본부는 이같은 통계를 발표한 데 이어 서대문구의 보육행정을 심의, 의결하는 서대문 보육위원회의 보육행정 논의 미흡과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감독, 감시 소홀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학교급식 지원 조례도 제정 움직임
우리농산물 사용 및 구 지원 규정 마련
안전밥상 위한 ‘우리농산물’ 조항 삽입
올초 불량 도시락과 꿀굴이죽을 비롯한 급식문제가 불거지면서, 자녀들의 급식상태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사가 집중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국내에서 수입하고 있는 중국산 김치에서 식중독균이 다량 검출돼 불안감은 어느 때보다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 각 지자체가 속속 학교급식 조례를 제정, 시행하는 가운데 서대문에서도 아이들의 급식 환경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서대문구에 거주하고 있는 조찬우, 정보라 씨는 학교급식 지원 조례를 제정하기 위한 절차를 지난 6월부터 밟고 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조찬우(47)씨는, 우연히 학교급식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딸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학교급식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조 씨는 『실태조사 결과, 일부학교에서는 싹 튼 감자로 반찬을 만들어 내놓는 등 청소년들의 밥상이 안전하지 못할 뿐더러 음식의 맛도 수준 이하로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제정을 추진중인 조례안은 ▲친환경 우리 농수산물 사용을 주요 골자로, ▲교사, 학부모, 영양사, 학생, 지역인사를 포함한 30인 이상의 학교급식 소위원회 구성 의무화 ▲학교급식지원 심의워원회 설치·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광역자치단체 학교급식조례에서의 「우리농산물 사용」 조항은 WTO에 위반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최근 내려진바 있지만, 기초단체는 해당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번 조례제정 운동은, 국가나 광역지자체의 새로운 지원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아이들의 안전한 밥상을 꾸려가겠다는 취지다.
“조례 제정 이후 꾸준한 관심 중요”
일부 지자체, 예산지원 안돼 ‘유명무실’
꾸준하고 체계적인 관리 필요
조례가 제정된 이후에도 실질적인 시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일례로 대전시의 경우 조례를 제정, 공포한 지 1년 반이 지나도록 급식비 지원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내년도 지원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고작 1억원만이 편성됐을 뿐만 아니라, 시행규칙도 1년이 지나도록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우리 구도 조례가 지정된 이후, 급식지원 예산 확보나 시행규칙 마련 등을 위한 꾸준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조찬우 씨는 『실질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예산집행을 비롯한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네트워크를 구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지역주민, 자발적 보육조례 개정 추진
“안심·참여·공·무상 보육 실현”
지원단체에 대한 구청 외압 ‘의혹’
구, “압력 행사 없었다” 일축
서대문보육조례개정운동본부는 「안심보육,참여보육,공보육,무상보육 실현」을 기치를 내걸고, 지난 9월 16개 지역 단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결성됐다. 이들은 운동본부 구성 이후 조례개정을 위해 꾸준한 준비를 해왔으며, 지난 달에는 청구자 대표증을 발급 받아 본격적인 주민발의에 돌입, 보육조례개정 청구서를 구 기획예산과에 전달한 바 있다.
내년 1월 8일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출된 개정안은 △국·공립 시설 확대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우선적 지원 △보육교사의 지위향상 △보육정책위원회 강화 및 민주적 운영 △시간연장형 보육시설 확충 △아동인권보호 △보육정보센터 운영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조례개정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단체에 대해 구청의 압력이 행사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운동본부측은 지난 달 20일 운동본부 소속 모 복지단체로부터 『어쩔 수 없이 탈퇴하겠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이들로부터 구청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해당 복지단체에 대해 구가 『지원을 끊겠다』, 『운동본부 측에 탈퇴공문을 받아오라』는 등의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서대문보육조례개정운동본부는 지난 달 25일 관련 성명 및 서대문구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민원실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하지만 구 담당자는 『해당 단체에 가입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를 한 적은 있으나, 압력을 행사한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Interview / 학교급식조례 제정 추진하는 조 찬 우 씨
주민 서명 받아, 2006년 1월중 접수 예정
“체계적 사후관리 위한 네트워크 구성, 운영할 것”
□ 학교급식조례안 제정을 준비하게 된 배경은?
■ 학교에 다니는 자녀로부터 급식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중 각 지자체가 속속 학교급식지원조례를 제정하는 가운데, 최근 우리농산물 사용 규정이 WTO에 위배된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기초단체 조례는 WTO 조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조례제정을 위해 구체적인 활동을 진행 중이다.
□ 이번 조례안은 어떤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는지?
■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하고 신선한 식재료가 사용된 수 있도록 하며 국내생산이 불가능한 품목을 제외하고는 친환경 우리 농산물을 비롯한 국내산 농·수산물을 현물로 지원한다는 조항이다. 아울러 의무교육기관에 대한 단계적 무료급식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학교급식지원 심의위원회를 설치 및 운영토록 하고 있다.
□ 일부 지자체에서는 학교급식지원조례를 만들고도 시행규칙이나 예산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 문제점을 극복할 방안은?
■ 우선은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산 배분에 있어 어느 부분에 비중을 두느냐의 차원이 될 것이다. 실질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예산집행을 비롯한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네트워크를 구성할 계획이다. 서대문구 지역의 주민,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이 함께할 것이다.
□ 앞으로 남은 과정 및 향후 계획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 달라.
■ 이번 주 중으로 수임인 신청을 받고, 주민 69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내년 1월 15일까지 구청에 접수할 예정이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는 설문조사 중간보고를 개최할 예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