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번째를 맞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신촌 아트레온에서 8일부터 15일까지 총 8일간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는 27개국 102편의 영화를 상영해 관객점유율 90%를 기록, 총 관객수는 4만 1654명으로 지난해 3만 7500명보다 10% 늘었다.
유료관객수는 2만 8504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만여 명이 증가했다. 이번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 및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후원했으며 올해는 특별히 옥랑문화재단, 주한독일문원, 주한이스라엘대사관도 함께 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신촌 아트레온 본관 내외에서는 20여 회의 다양한 부대행사와 이벤트가 개최됐다.
영화제 홍보팀 왕나연 씨는 『12회가 되는 동안 관객에서 자원활동가로, 자원활동가에서 상근자로 변신할 만큼 영화제를 사랑하는 산증인이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딸과 오는 아버지, 60대 어르신 친구끼리 오는 관객들이 있어 힘이 된다』고 말했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See the World through Women's Eyes!)를 주제로 일부 경쟁부분을 도입한 비경쟁 국제영화제 성격을 띈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특징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여성영화제, 아시아, 세계를 잇는 여성 영화 네트워크 구축, 아시아 여성영화 인력 발굴 및 여성영화 창작 지원, 영화산업과 연계를 강화해 영화 기획력 및 콘텐츠 개발 능력 강화, 여성영화의 공공성 및 대중성을 확보해 일상적, 상시적 관객 소통, 문화생산의 주체이자 대상으로서 새로운 여성문화을 목표로 했다.
이번 아시아여성영화제네트워크(NAWFF)의 집행위원장들이 선정한 NAWFF상에는 이창동 감독이 제작하고 우니 르콩트 감독이 연출한 「여행자」에게 돌아갔다.
아시아 단편경선의 심사는 심사위원장 헬렌 리를 비롯해 니아 디나타 감독, 영화평론가 김영진, 영화감독 박찬옥, 작가 배수아 등 5명이 맡았다.
한편, 15일 폐막식에서는 NAWFF상, 여성신문상, 아이틴즈상을 비롯해 유일한 경쟁부문인 아시아단편경선 메리케이상(최우수상 1편, 우수상 2편, 관객상 1편)과 피치&캐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부문의 최고 프로젝트상(극영화부문: 아트레온상, 다큐부문: 옥랑문화상)과 관객인기상 등 총 10개 부문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아시아 단편경선의 최우수상 : 김진영 ‘나를 믿어줘’ △우수상 : 백주은 ‘바캉스’ 와 이원우 ‘거울과 시계’△관객상 : 정혜은, 다큐멘터리 ‘행복한가요?’ △아트레온(올해 신설된 사전제작지원 프로그램인 피치&캐치의 극영화 부문 최고 프로젝트에게 주어지는 상) : 김조광수,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옥랑문화상(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상): 지민, 이철 ‘두 개의 선’△ 아이틴즈상(10대 관객 심사단이 선정) : 카시아 로수아니에츠 ‘쇼핑몰의 소녀들’△여성신문상(그해 중점적인 섹션에 상영되는 작품 중 한 작품을 선정하여 상) : 쟁점섹션의 ‘블레스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영화보다 재미있는 뒷이야기
스크린 밖 숨은 1인치 재미를 찾아라!
감독과의 대화, 제작 뒷담화 나누는 시간
관객에게 다가서는 영화제로 거듭나
영화제의 특별한 재미라고 할 수 있는 「감독과의 대화」코너는 상영직후 감독이 무대인사를 하면 관객이 직접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영화제기간 동안 30회 이상 진행되며 마니아들에게 아시아단편경선 같은 경우는 5명의 감독을 함께 만나볼 수 있어 종합선물세트라 불린다.
←감독과의 대화 전경
14일 「아시아단편경선2」는 외국 감독이 있어 통역과 함께 감독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영화제의 숨은 재미는 또 있다.
보물찾기처럼「비공식 감독과의 대화」가 숨겨져 있다는 것. 밤 10시가 넘은 시각, 신촌 어딘 가에 위치한 천정이 낮은 대포집에서는 뒤풀이가 펼쳐지기도.
13일 저녁 8시 30분, 아트레온 5관에서는 「땅의 여자」가 시작됐고 10시가 넘어서 관객과의 대화가 끝났다. 11시, 축제는 시작됐다.
『이런 뒤풀이 자리가 매일 있나요?』 묻자 관계자는 『매일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관객과 감독이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하는 편입니다』고 말했다.
그 날 상영했던 「땅의 여자」는 이 땅에서 여전히 변방으로 밀려나 있는 두 이름, 「여성」과 「농민」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일 년 여의 행보를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농촌을 배경으로 한 95분 가량의 다큐멘터리는 예상치 못한 폭소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재미있다』『귀농을 꿈꾸게 됐다』고 입을 모았으며 깜짝 뒤풀이에서도 감독과 출연자들에게 궁금증이 쏟아졌다.
대학 때부터 농민 운동가를 꿈꿔온 강선희, 캠퍼스 커플인 남편을 따라 농촌에 정착한 변은주, 농활을 통해 땀 흘려 일하는 모습에 흠뻑 반한 부잣집 막내딸 소희주. 이 셋을 주인공으로 담고 있다. 2009년 서울독립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영화제 기간 중 마지막 상영날이기도 했던 14일 「감독과의 대화」이벤트를 위해 특별히 강 씨와 변씨가 직접 농사지은 토마토를 가지고 등장해 관객에게 깜짝 선물을 전했다.
권희정 감독은 『그 간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데는 언니들의 입담도 한 몫 했다』며 출연자들에게 잔을 돌렸다.
권 감독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다루는 다큐를 찍는 것이 힘들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특히 형부(강 씨 남편) 장례식을 카메라로 담아야 할 때 무척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언니들(주인공들)이 나중에 「보통 사람의 일상을 기록으로 남겨줘서 고맙다」고 했을 때 다시 한 번 내가 하는 작업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전한다.
귀농을 꿈꾼다는 예비 신혼부부는 강씨와 변씨에게 꼼꼼하게 농촌생활을 물어보고는 서로의 블로그 주소를 교환했다.
이밖에도 영화제는 「깜짝 상영」이라고 해서 일찍 매진됐던 작품을 재상영 하기도 한다. 영화티켓은 1인당 5000원으로 학생 및 조조는 4000원이다.
또 영화제 기간 중에는 국제사회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학술대회 및 워크숍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누구에게나 문을 열고 있다. 장소는 주로 이화여대나 연세대다.
한편, 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011년 4월 같은 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