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행사
“열정, 온통 네 속에서 살고 있어 ”
sdmnews 강현미 기자
2010-04-01 17:47
연희문학창작촌 낭독극장 연극형식 작가와 만남
소설가 전경린, 시인 이대흠 씨 신작 낭독
연희문학창작촌이 2010년 두 번째 낭독무대로 최근 장편소설 「풀밭 위의 식사」를 발표한 소설가 전경린(48)씨와 시집 「귀가 서럽다」를 펴낸 시인 이대흠(42)씨를 초청했다
연희문화창작촌 전경

서울시창작공간 연희문학창작촌이 2010년 두 번째 낭독무대로 「연희목요낭독극장(부제: 봄, 온통 네 속에 살고 있어)」을 지난 25일 저녁 7시, 창작촌 내 문학미디어랩에서 개최했다.
이번에는 최근 장편소설 「풀밭 위의 식사」를 발표한 소설가 전경린(48)씨와 시집 「귀가 서럽다」를 펴낸 시인 이대흠(42)씨가 방문해 자신들의 신작을 낭독했다.
문학을 극화한 공연을 선보인 이번 낭독극장은 21세기 스토리텔링 연구소(소장 김종태)와 하이미스터메모리밴드, 가수 JAI, 플라맹코 댄서 김은현 씨가 출연했다.
두 시간 가량 선보인 이번 무대는 삶의 열정을 다양한 장르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는 평이 이어졌다.
 
● 작가와의 대화

누구나 글을 쓰고 꿈을 꾸며 상상할 수 있다.
『선생님은 시가 안 써지실 때 어떻게 하세요?』라는 장문에 『안씁니다』는 단답으로 이대흠 시인은 받아쳤다.

<-작가 이대흠. 전남 장흥 출생. 1994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 현대 시동인상, 애지문학상 수상


전경린 소설가 또한 『창작의 기쁨과 고통의 비율을 따진 다면 어느 정도로 나눌 수 있나요?』에 특유의 미소와 함께 잠시 생각하고는 『기쁨은 잠깐이고요, 나머지는 대부분 고통의 시간이예요』라는 대답으로 과제를 남긴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여기 있다. 작가.

<-작가 전경린. 경남 함안 출생.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21세기 문학상, 이상 문학상 수상


글밥 먹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 대한 환상은 대충 이런 것이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고 재주 살려서 맘껏 떠들어 보고 걔중 몇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도 누려보고 또 걔중 몇은 적잖은 부를 획득한다는 것.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전 씨의 대답에서 알 수 있듯 나머지 시간들이 고통으로 채워지는 것을, 때로는 느끼지 않아도 될 아픔까지 느껴야 한다는 것은 지독한 번거로움이다.

● 창작촌의 마지막주 목요일 밤

 아까부터 연신 작은 디지털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는 중년 여성에게 『혼자 오셨어요? 혹시 기자세요?』 물었다.

그는 반문한다. 『기자세요?』
답했다.  『동네 사람이예요』
거짓말도 아니지 않은가.
그가 말했다.
『좋은 동네에 사시네요』
마을에 작가들이 모여 살고 있다는 것. 한 달에 한 번씩 낭독회를 열어 (세상이 인정한) 유명한 작가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면, 맞다. 좋은 동네 맞다.
빙그레 웃음이 났다.
『네 맞아요, 좋은 동네예요』
그는 틈새를 놓치지 않고 연이어 질문의 꼬리를 잡는다.
 『그러면 개관 때부터 계속 오신 거예요?』
이런, 기자 맞구나.
이제 와 모른 척 할 순 없어서 계속 답한다.

『네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이번에도 거짓말은 아니다.
이어진 질문, 『행사 다 보신 거예요?』한다.
봤다고 하면 분명 「그 중 어느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았으며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아쉬운 점은 어떤 것이었으며 앞으로 바라는 것은 뭔지」질문 퍼레이드가 펼쳐질 것.
아까 먹은 저녁이 체했는지 하품이 날 것 같다.
『아니요. 다 본 건 아니고 보다가 나간 적도 있어요』 이것도 사실.
이제 남은 것은 신원확인.
부스럭 부스럭. 종이를 내민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에 이름 좀 적어주시겠어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창작촌의 밤은 그렇게 간다.
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50∼60명의 사람들이 낯선 공간에 모여 작가와 함께 호흡한다.
이날도 부자관계, 모녀지간, 친구사이, 연인 끼리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앉았다. 꾸준히 혼자 오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삶은 지속되는 것이며 우리는 모두 연결돼있다』라면서 『따로 사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고 있다』는 이대흠 씨의 말이 인상적이다.
다음달 창작촌을 찾는다면 옆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물어보자.
『누구세요?』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