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창천노인문화센터 장구교실
고은희 기자
2006-05-03 15:39
장구, 가숨 울리는 매력적인 소리의 향연 마음의 병 치료효과도
노인문화센터 장구교실 수업장면. 이 시간만큼은 흥겨운 장단에 세상시름을 잊는다.
송영미 강사

흥겨운 리듬에 절로 어깨춤이 흘러나오게 만드는 장구. 국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관심을 가져봤을 장구는 그 소리의 매력이 뛰어나다. 그냥 가죽을 쳐서 흘러나오는 소리라고 치부해버린다면 그 무한한 소리와 가락의 세계를 지나쳐버리게 되지만, 그 매력을 알아챈 사람들은 장구를 치는 그 순간이야말로 신명나고 즐거움의 연속이다. 창천노인문화센터에는 장구의 매력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일주일에 한번 목요일마다 있는 장구교실 수강생들이 바로 그들. 11시부터 12시까지, 12시부터 1시까지 두개의 반으로 나눠져 운영되고 있는 장구교실 수강생은 20명 안팎.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지만 대학생도 있고, 한국문화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일본학생도 있다.

이들을 이끌고 있는 송미영 강사는 판소리 명창 박초월 선생과 국악인 박귀희 선생의 제자로 어려서부터 장구는 물론 무용과 민요 등 우리 전통문화의 매력에 빠져 살아오고 있다. 송미영 강사가 전하는 장구의 매력은 역시 소리. 『온 신경을 집중해가며 강약을 조절해 장구를 칠 때 진정한 소리가 나온다』고 말하는 송 강사는 『보통 사람들은 그냥 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몇 년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장구』라고 전했다.

때문에 장구교실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 대부분이 장구가 쉬울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둬버리는 경우가 많다. 송 강사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 송 강사는 『무슨 일이든지 인내가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어려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그냥 그만 둬버리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옛날에는 장구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

장구를 배우면 기생이 된다는 어르신들 말씀이 있어 편견을 갖기 일쑤고, 악기를 배우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선뜻 장구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없었다. 지금은 고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어 젊은이부터 노인들까지 장구를 배우고 있다. 송 강사도 『우리나라 전통악기를 누구나 배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내가 중심이 되어 가르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장구에 대한 사랑을 털어놨다.

장구를 통해서 마음의 병을 치료받는 사람들도 있다. 장구를 치면서 장단에 맞춰 노래를 부르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는 사라져버린다. 신경성 질환과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도 장구채를 쥐고 최고의 소리를 내기 위해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기쁨을 찾게 되고 자신감이 생겨 마음의 병을 이긴다. 최고의 소리를 내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창천노인문화센터 장구교실 수강생들. 오늘도 그들이 내는 장구소리는 흥겹고 신명나는 가락을 만들어낸다.


Interview/ 송영미 강사
무대에서 잘 해내는 모습 보며 보람
적은 인원이지만 가족같이


창천노인문화센터의 송영미(64)강사는 어려서부터 국악을 전공해 배우고 있었지만 가정생활로 인해 잠시 국악을 그만 둔 적이 있었다. 그러다 4년 전 딸의 권유로 다시 국악의 세계로 빠져든 그는, 장구를 통해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60세에 새로 시작된 그녀의 장구사랑을 들어보자.<편집자주>

□ 간단하게 자신에 대해 소개해달라.
■ 어려서부터 한국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아 장구, 민요, 무용을 대해 배워왔다. 그러다 가정생활로 인해 잠시 그만뒀다가 60세 되던 해 딸의 권유로 다시 국악의 세계에 발을 들여놨다. 실버예술단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지금은 뜸한 편이고, 북아현동에서 장구를, 신길동에서 무용을 가르치고 있다.

 □ 어려운 점이 있다면?
■ 장구로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 끈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고비를 잘 넘기지 못하고 그만둬버리는 경우가 있다. 장구교실의 경우 학교와 달리 강제성이 없어 수강생들이 출석률이 낮다. 그런 점이 가장 아쉽다.

□ 보람을 느낄 때는?
■ 아직까지 대회에 나간 적은 없지만 가끔 경로잔치 등 무대에 오를 때가 있다. 모두들 열심히 연습해서 공연을 무사히 끝냈을 때 보람을 느낀다. 또 우리 전통악기를 내 손으로 가르치고, 손쉽게 보급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 회원들간의 관계는 어떤지 설명해달라.
■ 회원 수가 적기 때문에 가족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된다. 보통의 경우 먼저 온 사람과 나중에 온 사람이 패가 갈리고 서로 융합되지 못하는데 우리 교실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없다. 내가 수강생들 사이에 벽이 생기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이를 잘 지켜주고 있다.

□ 장구를 배우고 싶은 데 망설이는 구민들에게 한마디
■ 마음만 먹지 말고 직접 찾아오길 바란다. 나이가 많다고 집에만 있으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자연스레 건강도 찾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