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문학창작촌에서 올해 첫 낭독행사로 준비한 「연희목요낭독극장」이 지난 25일 열렸다.
최초의 「도심 속, 작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탄생부터 이목을 끌었던 연희문학창작촌에서 마련하는 행사는 이미 인터넷 블로그에 단골 검색어가 될 만큼 주목받고 있다.
독자가 작가의 일상적 공간을 방문하고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문학을 아끼는 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
그러나 낭독극장이 열린 25일, 시작시간이 가까워 오자 행사 주최 측은 내심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종일 내렸던 비로 인해 창작촌을 향하던 발길이 돌아 서진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소설가 김남일 씨의 낭송장면
같은 시각, 행사가 열릴 3동의 지하 서재는 쌀쌀한 날씨로 준비된 방석과 무릎 담요가 집안 서재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한쪽에 마련된 따뜻한 차와 달콤한 쿠키도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치고 있다.
정각 7시, 좁은 계단을 통과해 3동 지하 서재에 들어서자 월드뮤직밴드 「오르겔탄츠」가 연주하는 은은한 선율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배경처럼 비현실적이면서도 흥미로운 공간을 찾은 느낌을 준다.
창작촌을 찾은 손님들은 이제부터 문장과 선율이라는 이름의 토끼가 안내하는 모험을 떠날 것이다. 오르겔탄츠는 첫 곡을 연주하고 난 후 『도심 속 공간을 알게 돼서 기쁘다. 연주 할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오길 바란다』 며 본격적인 낭독회의 문은 열었다.
7시 20분을 넘긴 시각,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 덧 자리가 모두 찼다. 서서 보는 이들도 꽤 되지만 여전히 지하계단을 통해 속속 빨려들어 오고 있다. 좀 전까지 걱정하는 듯하던 주최측 관계자들의 얼굴에 안도하는 미소가 번진다.
<-시인 김민정 씨의 낭송장면
「첫, 느끼다! 토끼다?」라는 부제의 이번 낭독극장에서는 창작촌 입주작가이자 최근 소설 『천재토끼 차상문』을 펴낸 소설가 김남일 씨와 시집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를 출간한 시인 김민정 씨가 나와 작품을 낭독했다.
문학평론가 이선우 씨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양승한 씨의 인형극 퍼포먼스 극단 「바이올렛 씨어터」의 색다른 작품 낭독 등도 함께 마련돼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개관 행사부터 매번 참석했다는 김지영(22, 명지전문대) 씨는 『올 때마다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 있어서 만족감이 크다』며 『오늘은 수업을 듣고 있는 시인을 만나러 왔는데 우연히 낭독회가 있다는 얘길 듣고 기다렸다가 참석했다』고 했다.
이 같은 행사는 시창작 동아리 모임을 하는 학생들에게도 공부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 되고 있다. 현동구(24, 명지대 국문과 동아리 시아름) 씨는 『후배들을 데리고 왔는데 스터디 모임 못지 않은 효과가 있어서 앞으로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창작촌 안현미 실장은 『정기적인 낭독극장을 계획해 작가와 독자가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다』며 『지역주민도 함께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희문학창작촌은 앞으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에 낭독극장을 열어 작가와 독자의 지속적인 소통을 모색할 예정이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