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화 아바타(Avatar, 제임스 카메론)가 개봉 6주 만인 지난 주말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이미지를 구현한 상상력에 세계가 열광했다고 뉴스는 앞다투어 평했다.
지난 23일 백련산 자락에 위치한 서대문문화회관 대강당은 아바타 열풍이 살짝 빗겨간 듯 했다. 대강당에 모인 200여 명의 관객들은 무대와 배우의 몸짓만으로 상상력의 세계에 빨려 들어갔다.
배우가 열심히 코끝에서 뽑아내는 냉면 가락을 가리키며 『에이 뭐야! 아무 것도 없잖아요』라고 말하는 관객은 없었으며, 그걸 다시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모두 인상을 쓰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22일 23일 서대문문화회관(관장 김영욱) 대극장에서는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주관하고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의 주최로 「휴먼코메디」 공연이 진행됐다.
「휴먼코메디」가 제목인 이 공연은 배우 6명이 출연하며 특별한 무대장치 없이 사람 서넛이 숨을 수 있는 기둥 몇 개가 배경의 전부였다.
휴먼코메디는 1999년 대학로에서 공연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전회 매진을 기록한 유명한 작품. 배우 가 내는 독특한 목소리와 몸짓으로 1인 4역을 거뜬히 소화해 내며 3가지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가족」, 「냉면」, 「추적」이라는 제목의 세 가지 이야기를 수 십 가지로 바꿔가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연극 전반에 걸쳐 돋보이는 배우들의 마임 실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라이브 반주가 어떤 시각효과 보다 빛났다.
중간에 관객이 참여하는 이벤트에 지목되서 노래가사를 읽기도 했던 김영훈(21,신촌)씨는 『여자친구랑 같이 왔는데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안양에서 왔다는 김화옥(49)씨는 『처음 와봤는데 문화회관 시설도 좋고 공연도 재미있어 즐겁게 봤다』며 돌아갔다.
두 시간 가까운 공연시간을 지루할 틈도 없이 훌쩍 넘어간 것이 신기한 듯 했다.
그 중 압권은 형사ㆍ강도ㆍ다방 여종업원 등이 쫓고 쫓기는 온갖 해프닝이 이어지는 마지막 이야기 「추적」. 호흡이 빠르게 전개되는 배우들 간의 연기는 이 연극의 백미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공연 종료 직전 공개돼 배우들의 변신술을 보여준 「무대 뒤의 비밀」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여섯 명의 배우가 1인 3역 이상의 다역을 눈 깜짝하는 순간에 소화해 낼 수 있는 비밀을 본 관객들은 박수와 함께 탄성을 자아냈다.
이은주(45, 남가좌) 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함께 왔는데 지루해하지 않고 정말 재미있게 봤다』며 『유료 공연이었지만 회원 등 혜택이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 씨의 일행 중 충암초와 연은초에 다니는 아이들은 『옷 갈아 입는 부분이 너무 신기했고 개그콘서트 보다 재미있다』고 즐거워했다.
한편, 서대문문화회관은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를 작년 11월부터 상주예술단체로서 두고 파트너쉽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문화회관 공연관계자는 『이번 연극은 첫 협력작품이며 이틀간 총 관객은 400여 명으로 그리 많지 않았지만 상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인 청소년연기아카데미, 어린이영어연극교육프로그램 등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3D 라고 불리기도 하는 3차원 컴퓨터 그래픽스는 2차원으로만 표현되던 것과는 달리 각 점의 위치를 높이, 폭, 깊이 3축으로 하는 공간을 이용해 표현한 뒤, 2차원적 결과물로 처리, 출력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다. <편집자주>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