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교육
‘경쟁’보단 ‘화합’통해 성취감 배운다
sdmnews 강현미 기자
2010-02-18 18:07
제1회 서대문구 고교 연합 글로벌 리더십 워크숍
인창고 주최, 명지·한성·이대부고·상명·중앙여고 참가
연세대학교가 협력하고 관내 6개 고교가 참석해 진행한 글로벌 리더십 워크숍에서 참가학생들이 주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제1회 서대문구 고교 연합 글로벌 리더십 워크숍」이 연세대학교 및 기숙사에서 23일과 24일 진행됐다. 이는 관내 6개 고교에서 우수학생 45명을 선발해 경쟁자이기 전에 상호 존중하고 협력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공동으로 책임질 「동반자」라는 의식을 함양 할 목적으로 처음 실시된 것이다.
총 7팀으로 나눠 조별로 진행된 워크숍은 「하나뿐인 지구공동체의 밝은 미래에 필요한 진정한 글로벌 리더십은 무엇인가」라는 주제 아래 진행됐다.

이를 위해 각 팀마다 대학생 멘토교사가 한 명씩 지정돼 모든 과정에 함께 했다.
이들은 함께 연세대 교정을 돌아보며 학교 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도 했다.
23일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일정은 연대 철학과 김형철 교수와 대기과학과 안순일 교수의 강의 외에도 「기후변화와 기후협약」을 주제로 영어 회의를 진행했다.

저녁시간에 있은 외교협상 시뮬레이션에서는 「지구를 지켜라」는 제목으로 3시간 동안 조별활동이 이뤄졌다. 1:1 경쟁이 아닌 복합적인 경쟁 속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협상의 중요성을 게임 형식으로 체험하는 것이 목표였다.
학생들은 전략수립을 위해 팀 소통과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국가들 간 협상하는 방법을 직접 체험하면서 명령서 작성, 정보 수집 등을 능동적으로 해냈다.

학생들의 활동은 개인과 팀으로 나눠 평가해 24일 수료식과 함께 부분별로 수상식이 있었다.
1박 2일의 일정동안 명찰과 시간엄수,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준수하는 것이었다. 또한 모든 팀 활동을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야 하며 한 명이라도 빠질 경우 팀 활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었다. 이 밖에도 열정, 성실, 참여도, 리더십, 적극성, 창의성 등 종합적인 평가가 실시간으로 진행됐다.

글로벌 리더로서 자질을 인정받은 명지고 2학년 한광훈 학생에게는 200만원의 장학금이 수여됐다.
수료식에서 연세대 리더십센터 소장은 『들어가기 힘든 곳으로 들어가라.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실천하는 리더가 되길 바라며 이번 워크숍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했길 바란다. 이 곳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향후 워크숍 참가 학생들은 상호교류 및 글로벌 리더십 함양을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하며 운영에 관한 사항은 인창고와 연세대 리더십센터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진과 영상 등의 워크숍 활동 내용은 커뮤니티에 개시할 계획이라고 인창고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인창고 최용주 교장은 『서대문 관내 6개 고교 교장들이 모여 대한민국 교육특구라 할 수 있는 서대문구에서만이라도 작은 울타리 안에서 소모적이고 비교육적인 경쟁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세계를 향해 나가야하는 것이 오히려 국가 경쟁력과 국력을 높이는 진정한 교육 발전 방향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이번 워크숍을 개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터뷰 / 인창고등학교 최용주 교장

소모적이고 비교육적인 경쟁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히고 세계를 향한 인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인창고등학교의 최용주 교장(사진). 고교선택제, 대학입시에 등 경쟁만을 강요하는 시대에서 교육특구 서대문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고교연합을 제시한 최 교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 서대문구 고교 연합 글로벌 리더십 워크숍을 제안 계기는?
■ 2010학년도부터 고교선택제를 시행하고 있는 후기 일반계 고등학교들 간 학교 교육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일선 고등학교는 물론 소속된 학생들 간 경쟁심과 이기심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현재 후기 일반계 고등학교 교사들은 일반고가 특목고, 자율형 사립고, 전문계 고등학교와 우수 학생 유치 경쟁에 매우 불리하며 향후 학교 존립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경쟁이 날로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과연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 관내 6개 고교와 협력하겠다는 것은 서대문구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인창고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해 질 수 있는 것 아닌가?
■ 바로 그런 생각을 과감하게 버린 것이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경쟁력 확보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 우리끼리의 소모적 경쟁에서 애써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작은 힘들을 조화롭게 모으고 협력해서 보다 경쟁력 있는 큰 힘을 만드는 데에 있다라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다.

□ 준비 과정은?
■ 우선 인창고등학교는 현재 서울시교육청에서 글로벌리더십육성학교로 지정돼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 되고 있는 상태다. 그 중 일부를 할애해서 관내 5개 학교(명지고,이대부고,인창고,중앙여고,한성고) 학생들에게 교육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행·재정적 지원, 연세대학교의 협력을 통해 개최할 수 있었다. 기획 도중에 노원구의 상명고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 와서 수락했다.

□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인가?
■ 「제1회」라는 제목을 붙인 것은 2회 3회 지속할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 연세대 측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으로 보아 지속될 것 같다.
이번에 시범적으로 시교육청의 지원으로 했지만 학교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검토해 볼만하다고 판단된다.

□ 성적순으로 참여한 것으로 안다. 참여의 폭을 다양화 또는 세분화할 계획은? 
■ 아무래도 우수인재 양성이니 성적순으로 했다. 하지만 우리학교 뿐만 아니라 관내 있는 학교들이 차상위계층에 대한 배려나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해 놓고 있는 걸로 안다. 대학과 고교가 연합한 프로그램으로서는 현재 첫 번째 시도이니 만큼 성적 우수자 들로 진행했으나 앞으로 방향은 좀 더 연구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글로벌 리더의 자격

‘무한열정’의 ‘1박2일’색다른 경험
외교시뮬레이션 통한 협상 기억 남아
‘배신·동맹 빠르게 변하는 국제 정세 축약한 듯’
 
지난 24일 제1회 서대문구 고교 연합 글로벌 리더십 워크숍 수료식을 앞둔 오후 4시, 연세대 광복관 1층 1113호에 모인 고교생 40여명은 1박 2일 일정이 끝나가는 데도 지친 기색은커녕 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정세를 축약한 듯한 외교시뮬레이션 협상을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꼽은 학생이 많았다


좀 전까지 한창이었던 퀴즈 경연대회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
이번 워크숍을 총괄 기획한 인창고 이충진 기획부장은 『전날 과제 때문에 밤을 센 학생들이 대부분이다』라며 참가학생들의 열정을 전했다.

인창고에서 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이우진 교사는 『짧은 일정이지만 알찬 프로그램으로 많은 것을 심어 준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사교육이 약한 구에 있는 아이들에게 관내 대학에서 이처럼 수준 높은 워크숍을 진행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학군에 자부심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명지고에서 경제과목을 지도하는 박재준 교사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느껴져 적극 참여하게 됐다』며 『관내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는 동시에 중학교 때 동창을 만나기도 하면서 경쟁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조별로 배정된 연대 학생들은 멘토교사로서 고교생들을 지도하는 동시에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아동가족과의 박지윤(07학번) 양은 『과연 내가 학생들을 이끌어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으나 금새 친해지고 의견을 조율하는 등 체험을 하며 뿌듯하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선우(06학번) 군은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다고 해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조화를 이뤄서 잘 마무리 한 것 같다』고 했다. 또 『학교나 학부 선택에 있어 수상실적 같은 실적도 필요하지만 이 같은 경험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서 앞으로 갈고 닦으면 얼마든지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천의성 (이대부고,2)  군은 『처음에는 성적순으로 이뤄졌다고 해서 애들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는데 어느새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에 많은 자극이 되고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천 군은 멘토에 대해 묻자 『훌륭했다』고 답했다. 이유는 『속을 터놓고 대학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 할 수 있었던 점』을 꼽았다. 형, 누나 같은 멘토들 또한 같은 고민을 했고 변화무쌍한 입시 환경에서 고교시절을 보냈기에 보다 진솔한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짐작된다.

학생들은 가장 흥미로웠던 활동으로 「외교시뮬레이션 협상」을 꼽았다.
『배신, 동맹 등 급격히 변하는 국내 및 국제 정세를 축약해 놓은 듯한 상황에서 판단력, 사교성, 설득력 등 글로벌 리더로서 자질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 였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천 군에게서 벌써부터 세계를 이끌 자질이 엿보이는 듯 했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