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주재)」혐의로 지난 8일 서대문구청 이 모 비서실장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이 씨가 2005년 10월경 기획부동산업자 오 모씨와 고 모씨로부터 창천동 361번지 일대 다세대주택 등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해 구청이 수용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총 4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해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8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씨가 오 씨에게 창천동 이외에도 홍제동, 북아현동 다세대주택에 대한 도시계획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구청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 명목으로 총 9000여만원을 추가로 수수한 혐의도 포착했다고 전했다.
● 혐의 사실 정황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04년 골프모임에서 알게 된 기획부동산업자 오 씨와 오 씨를 통해서 알게 된 기획부동산업자 고 씨가 2005년 9월경 창천동 361번지 외 3필지 소재 다세대주택 10세대를 매입해 빠른 시일 내에 도시계획시설로 결정, 실시계획 돼 구청에서 취득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동년 10월과 11월에 걸쳐 총 4000만원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이 씨가 청탁받은 창천동 361번지 및 361-1번지 각 1세대와 387번지 다세대주택 8세대는 2005년 11월 구 도시계획시설 대상 부동산으로 결정됐으며, 2006년 3월 구청이 협의 취득한 바 있다.
이밖에도 이 씨는 2006년 10월경 오 씨와 고 씨로부터 홍제동122-25번지 다가구주택을 이른바 「쪼개기」를 통해 다세대주택으로 전환한 부동산을 같은 명목으로 청탁받고 그 대가로 일산의 현재 거처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고, 처와 장인의 통장으로 수차례에 걸쳐 현금을 송금 받는 등 총 4500만원을 수수했다.
또, 2005년 7월경에는 북아현동 174-12, 172-26번지 소재 다가구주택 및 향후 구청에서 추진할 도시계획 사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동일한 방법으로 구청이 협의 취득할 수 있도록 청탁받아 오피러스 차량 구입비 3070만원과 더불어 9차례에 걸쳐 이 씨 명의의 계좌로 1781만원을 송금 받아 총 1억3551만원을 수수한 혐의다.
● 기획부동산업자와 결탁
도시계획사업은 사업담당부서에서 사업의 필요성 및 예산상황을 파악해 구청장의 결재를 받아 구청장 명의로 도시계획시설결정 고시를 하고, 구의회 승인을 얻어 예산을 확보한 다음 도시계획사업인가 고시를 하게 되고, 그 후 감정평가를 거쳐 사업대상 부동산에 대한 보상금을 산정하면 건물 소유주와 협의해 소유권이전 등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최종 SH공사에 결과를 통보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기획부동산업자인 오 씨와 고 씨는 절차상 도시계획시설결정 고시 이전, 사업지에 대한 정보를 관계 공무원으로부터 제공받아 미리 건물을 매입해 「쪼개기」로 등기 구분이 가능해 개별 분양이 가능한 다세대주택으로 전환, 보상금과 입주권을 받아 매도하는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오 씨와 고 씨는 구청장의 수행비서로 일하고 있는 이 씨를 통해 관내에 도시계획시설로 수용될 예정인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제공받고, 청탁하는 방법으로 범죄를 자행했다.
● 관계 공무원 연루 가능성
검찰 조사과정에서 오 씨와 고 씨가 2006년 1월경 홍은동 265-26번지 등 3필지 소재 빌라 16세대를 매수한 후 동년 7월경 도시계획시설 대상 부동산으로 결정, 2007년 5월 구에서 협의 취득한 혐의가 밝혀지는 등 당시 비서실장 김 모씨를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의 추가 소환 조사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오 씨와 고 씨가 검찰 조사에서 『관내 도시계획시설로 수용될 예정인 부동산에 대해 정보를 미리 제공받아 같은 방법으로 부동산을 매수해 수행비서인 이 씨와 당시 비서실장인 김 모씨를 통해 도시계획시설 입안, 결정, 실시계획 고시 등의 최종 결정권자인 구청장에게 자신들이 매입한 부동산이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고, 실시계획이 수립돼 신속하게 협의 취득됨으로써 보상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청탁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진술함으로써 검찰은 당시 관계 공무원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추가 소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 씨가 계좌추적에 의해 확인된 거래내역에 대해 수수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오 씨 등으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차용금 명목이며, 모두 현금으로 변재 했고, 청탁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구속영장을 통해 『계좌추적 결과 금융거래 내역 관련자의 진술에 비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입장을 밝혔고, 『범죄사실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아 중형이 예상되는 바 도주의 우려가 있고, 관련 공무원 및 또 다른 기획부동산업자와의 유착으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