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교과부 외고 개혁안 주요 내용
- 입학사정관에 의한 「자기주도 학습 전형」을 도입한다. 입학사정관으로 구성된 입학전형위원회에서 학교생활기록부, 학습계획서, 학교장 추천서를 전형 요소로 선발하며, 독서 실적으로 기록한 학교생활기록부와 학교장 추천서 위주의 선발방식으로 전환한다.
- 외고 입시는 중2, 중3 내신 영어 성적만 반영함으로써 사교육 유발 요인을 억제한다. 각종 인증 시험, 경시 대회 수상 실적과 함께, 교과 지식을 묻는 형태의 구술면접, 적성검사 등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를 배제한다.
- 외고, 국제고 등은 2011학년도 입시부터 정원의 20%이상을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선발한다. 공립고교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20% 선발을 2011학년도부터 적용하고, 사립고교는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 고등학교 입시 사교육 영향 평가제를 도입한다. 시도교육청에서는 사교육 영향평가 계획을 포함해 입학전형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 초중등교육법 제 902조 제 1항 제 6호를 개정해 어학영재 양성을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 양성」으로 명료화했다.
- 학교 규모를 학년별 10학급, 학급당 25명 수준으로 조정한다. 외고는 2012년까지 학교 규모를 조정해 존속하거나, 2012년까지 국제고, 자율형 공립고, 자율형 사립고로 선택해 전환한다.
■ 김성천(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
외고 입시 사교육 고통 ‘선발방식 개선’ 아닌 ‘선발권 제약’이 방법
교과부가 발표한 안의 긍정적인 점은 우선 외고입시에서 영어듣기, 영어 에세이 등을 없앰으로써 대형 특목고 학원의 전통적 영어 관련 사교육은 경감될 것이다.
둘째로 그 동안 외고에 사회적 배려대상자가 거의 진입하기 힘들었으나 정원의 20% 이상을 확보하게 한 것은 사회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리고 그간 논란이 됐던 어학 영재 개념을 부정하고, 어학 인재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외고의 성격 자체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길을 텄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외국어 인재는 교육 일반 목표이기에 특수목적고에서의 외고 지위를 정당화시킬 법적 근거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고에 특목고로서의 지위를 유지해 줬다.
또, 입학사정관제는 또 다른 고액 사교육 폭증 주범이 될 것이다.
정부는 외국어 영재는 없다고 정리했으므로, 외고의 법적 지위를 더 이상 특수목적고로 둬서는 안 된다. 외고 입시 사교육을 유발시키는 원인은 선발 방식이 아니라, 선발 권한의 허용 자체에 있으므로 그 권한을 제약해야 한다. 외고는 선발권 특혜를 가져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일반고와 동일한 조건 속에서 경쟁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다.
외고에 돼 학생들이 가려고 하는가?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런 인식이 결과적으로 대학에서 외고 학생들의 우대 내지는 특혜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외고에 관한 기능적 해법을 아무리 제시한다고 해도 변화는 오지 않는다.
정부는 그 동안 외고 대책과 관련, 선발 방식과 선발시험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 줄일 수 있는 사교육 효과는 없다.
외고 입시 사교육을 줄이는 길은 하나 밖에 없다. 선발권한을 제약해야 한다.
■ 성삼제(교육과학기술부 학교제도기획과장)
‘외고 학과별 학생 선발’내년 1월 정부 확정안 나와
두 달 동안 외고대책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언론과 학교에서 정책을 평가하듯 우리 역시 그들의 비판과 대안을 평가한다. 그 중 어느 특목고전문학원이 제시한 「외고 학과별 학생 선발」은 외고를 외고답게 하면서 외고 입시에서 사교육 전체 규모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외국어에 관심이 높고 진로 목적이 뚜렷한 학생에게는 외고가 유리하겠지만 명문대 진학의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학생에겐 불리해 질 것이다.
중학교 학교생활기록부에서 학교외 경시대회, 인증시험, 자격증 취득 등 선행학습을 유발할 수 있는 사항을 배재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과부 훈련)」을 개정한다.
영어 등 각종 인증시험이나 경시대회 성적은 고등학교 입학전형요소에서 배제하면서 학교생활기록부에 독서 항목을 신설하고 독서실적을 기록해 자기 주도 학습 전형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와 관련해 학원이 「국어인증시험 등 외고 입시 독서논술 프로그램을 만들고 수강생을 모집한다」(한겨레신문 12월 12일자 보도)면 허위 또는 과장광고에 해당해 행정처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외고는 학과성적 중 영어만 반영하도록 했다. 영어 내신 성적을 위한 사교육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그럴 가능성이 있다. 더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학원에서 개별학교 기출문제를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위반하므로 위반할 경우 얻은 수 년 간의 수익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까지 지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입상사정관에 의한 자기주도 학습 전형 도입을 끝으로 교과부 입장을 정리한다.
정부 외고대책 발표문에 자기주도 학습전형에 콤마 표시까지 해서 강조 했는데, 이는 무시하고 입학사정관만 읽는다.
고등학교 입학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내년 1월말까지 정부안을 만들고, 2월에 시도교육청과의 협의를 거쳐 3월에 시도교육청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확정하겠다는 일정표를 발표했다.
■ 이명균(학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연구실장)
외고문제 이제는 일단락 지을 때
외고 존폐 논란과 관련해 한국교총은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 보장, 학교 자율화 및 다양화 확대, 상향 평준화 및 교육의 수월성 추구 차원에서 외고는 존치하되, 설립 목적에 부합하게 하고, 입학전형단계의 사교육비 유발 요소를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교과부의 이번 방안은 「외고 존치 후 2012년까지 외고 스스로 학교유형 선택·전환」할 수 있게 하고, 입학전형에서 학과성적 반영 시 영어 성적만 반영하고, 전공 외국어 심화교육 강화 등 교육과정 개정 및 운영 지도·관리 강화 등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한국교총의 의견을 상당부분 수용했다고 본다.
외고 입장에서는 외고로 유지하기 위해 학급 수 및 학생 수 감소 등 운영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외고 개혁의 국민적 요구가 크고, 단계적이며 선택적인 방안이 제시된 만큼 우리 교육의 큰 차원에서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대비할 것은 대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극단적인 외고 폐지 주장은 더 이상 우리 교육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사교육 원인과 본질은 외고 등 어떤 학교 유형이나 제도적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명문대학 진학에 대한 기대심리와 학생들에게 양질의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좋은 학교, 좋은 교육 프로그램에 있다. 교과부는 이번 개편안이 외고 및 고교 현장에 목적대로 착근되고, 정책목표가 잘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입학사정관제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하고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 또 다른 사교육비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고, 중학교 학교생활기록부상에 학생의 활동과 특징이 정확하고 세밀히 작성돼야 하므로 교사의 업무부담 증가와 입학사정관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일반계 고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대책 마련 등 고교 교육의 전체적인 교육력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고교체제 개선의 방향이다.
■ 이 범(교육평론가)
“외고나 과고나” 사교육비시장 줄어들지 두고 볼 것
현재 출산율 저하 원인에는 늘어나는 사교육비가 분명 상관 있다. 그렇다면 이번 외고 개편안이 무엇이 문제인지 공정경쟁의 개념으로 접근하겠다. 학교 간 경쟁을 전제로 하는 고교선택제 실시단계에서 일부학교가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선발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공정경쟁이 아니다.
외고 재학생 중에서 『학원에서 3달 배울 것을 학교에서 1년 간 배운다』며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있다는 사실은 현재 외고 교육의 수준마저 의심케 한다. 공정경쟁으로 회기하기 위해 정 의원이 제시했듯 추첨제로 선발하는 것이 타당하다. 과연 이번 개편안을 통해 사교육시장이 줄어들지 1월 확정안이 나와 봐야 알 것이다.
독서나 다양한 체험활동을 자기소개서에 기록하는 것으로 선발하는 방법은 사실상 컨설팅 사교육 시장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과연 국민들이 만족할 정도의 사교육비를 줄여줄 것인가 의문이 든다.
■ 신순용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공동대표)
외고 선발권 제한 미봉책일 뿐
이번 개편에 사교육 경험 유무를 기재하는 항목을 넣은 것은 비판여론 때문인지 사교육을 받은 학생을 걸러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코자 한 것이지만 이 또한 타당성이 없어 보인다.
갑자기 사교육을 적대적으로 인식하게 유도해 불필요한 요소쯤으로 몰아붙이는 모양새다.
사교육은 추가학습이나 심화학습이 필요한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공교육의 보완체제다. 나름 중요한 기제역할을 하고 있고 지금까지 부실한 공교육에 대한 보완기능을 충분히 수행해 오고 있었다.
지나친 사교육으로 어린학생들의 건강이 염려되고 많은 학부모가 과도한 지출로 힘들어 하니 대책을 마련하다는 것이 본질이지 우리교육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 이번 개편안에서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을 기재한 경우에는 아예 감점 처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는 비교육적인 발상이다.
방과후 학교 활동 사항 등을 적어 학습계획서를 쓰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이제 영어 수학을 공부할 것이 아니라 예체능이나 봉사활동을 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미 다 준비해서 들어가는 입학교과 보다는 교육과정 속에서 습득되는 교육효과를 가지고 교육경쟁력을 얘기해야 할 시점이다.
교과부는 우수한 학생 중 미세한 차이를 구별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을 도입한다고 하는데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사교육이어서는 안 된다. 시험보다는 추첨을 통해 떨어지는 것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덜 준다.
■ 공기택 (수원동우여고 교사)
회복과 자제를 통한 교육 정상화 기대
외고 이야기를 하기 전에 「교육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입시율을 따지기 전에 「교육」을 이야기해야 한다. 줄 세우기 식 수월성 교육을 고집하기 전에 건전한 사회구성원을 양성하는 가르침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교육의 미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교과부 개편안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문건이다. 오히려 몇 가지 관점에서 볼 때 더 많은 문제점을 야기 시킬 가능성이 있다.
첫째, 사교육 시장은 줄어들 가능성이 없다. 영어 중심 교육열이 과열되기 시작하면 중학교 교육과정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둘째, 학습계획서, 학교장 추천서 및 생활기록부 제출, 입학사정관 통한 선발 등 내신 이외 다양한 요구로 입시명문 사교육화 하려는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이다.
셋째, 외고를 향한 입시과열과 학부모의 부담은 증폭될 것이다. 외고는 줄어든 학생 수로 인해 발생되는 손실을 학비인상을 통해 벌충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사교육 이외에 더 큰 부담을 질 수 있다.
끝으로 국가는 진정한 인재를 놓칠 수도 있다. 외고를 비롯한 몇몇 특목고가 특혜 받은 학생 선발권을 휘두르며 입시명문고로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을 때 대부분의 대한민국 학생들은 둔재라는 누명을 쓰고 추첨에 의해 일반계고에 등 떠밀려 들어간다. 그런데 실제 일반고에 온 학생 중에 외고가 그렇게 주장하는 잠재력을 가진 영어 인재가 많이 있다.
영어 이외 성적이 부진해 외고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잃었으며 사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인재로 인정받을 기회마저 박탈당한 일반계고 학생들이다.
어차피 자주 바뀌는 개편안이니 이번 개편안이 잘못된 것이라면 다시 바꾸어야 한다. 중학교 내신 이외에 입학사정관제, 학교장 추천서 등의 불필요한 제도는 없애야 한다. 내신 50%이상의 학생들이 선지원 후 추첨에 의해 외고에 입학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외고 정원을 늘려야 한다. 수요가 있다면 있는 만큼 늘려서 불만을 없애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