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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아파트의 맥가이버 이재길(71) 영선반장
sdmnews 강현미 기자
2009-12-23 12:31
폐품도 한번만 손보면 만능 제품으로 거듭나
골칫거리 아파트 자동문 틈, 바람, 낙엽 등 ‘침입자’ 해결
“할 일 무궁무진 해 여력 있는 한 계속 활동하고파”
재활용품을 활용해 만든 리어카.

이대 정문 옆 럭키아파트에 가면 맥가이버 관리 반장님을 만날 수 있다. 올해로 14년 째 아파트 관리 일을 하고 있는 이재길(71) 영선 반장. 주민들에게 이 반장님은 럭키아파트의 산증인이자 만능 해결사로 통한다. 관리실부터 시작해 단지 곳곳에는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

잠시도 쉬지 않고 일거리를 찾는 그를 기다리는 동안 조광수 관리소장은 사무실 내 살림살이를 꺼내 보이며 그 솜씨를 자랑한다. 사무실 칸막이, 도서실 책장, 테이블, 심지어 철문까지. 소장은 『놀이터에서 시작해 지하주차장으로 물이 새고 있던 것을 반장님이 누수 부분을 찾아 파이프로 연결했다』며 『이런 것들은 업자들을 불러서 하면 전부 비용이 발생하지만  손수 하고 계신다』고 했다.

<-이재길 반장이 고안한 자동 틈 막이 장치



이 반장은 『아파트에서 나오는 가구 등을 버리기 아까워 활용할 곳을 찾다 보니 쓸 모가 많았다』며 재활용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이제 재활용에 그치지 않고 아예 새로운 아이디어로 발명까지 하고 있다.

경사면에 위치한 아파트의 특성상 현관 자동문 틈새로 바람과 낙엽이 심하게 들이쳤고 이것은 고질적인 주민 불편이었다. 이 반장의 아이디어 덕분에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해결된 것. 현재는 전체 동에 장치를 설치해 가을 겨울 불청객도 막고 열효율도 높이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쓰레기 자루가 기울어지게 돼있어 비효율적이었는데 이 반장이 시멘트로 계단을 만드는 덕분에 관리가 수월해졌다.
93년부터 입주했다는 정명선(47) 부녀회장은 『부녀회일을 하면서 보니 스쳐지나갈 일도 주민 편의를 위해 애쓰는 과정이 남다른 점이 돋보인다』며 『반장님 덕분에 관리비 부분에 있어서 절감되는 면이 있다』고 했다.

관리 일을 하기 전 그는 실내 인테리어를 하는 목수였다.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에서 2년간 근무할 때도 그는 정갈한 일솜씨로 통했다고.

『전(현업에 있을 당시)에는 만들려고 하면 재료가 충분하니까 재활용할 필요가 없었다. 관리소 영선반장으로 있으면서 주민들이 불편한 것이 눈에 보이고, 다행히 내가 가진 재주가 있으니까 이런 저런 궁리를 해 본것이다』
퇴직 후 젊은 시절 특기를 영선반장으로 활동하면서 주민의 편의까지 도모한 셈이다.

럭키아파트 부녀회(회장 정명선, 왼쪽)는 ->
이재칠 영선반장(오른쪽) 덕분에 관리비가 절감되는 등 감사한 점이 많다고 설명한다.

4남매 중 막내아들을 장가보내는 것이 2010년의 바람이라는 맥가이버 이 반장의 유일한 취미 생활은 봉원동 사우나에 서서 찜질하는 것이라고.
『주민들이 찾았을 때 도움이 되는 바로 그 순간이 가장 보람 있다』는 이 반장에게 소망을 묻자 『나이든 사람을 이렇게 써주는 것만도 감사하지요. 건강이 허락한다면 있는 날까지 열심히 일하고 싶네요』라며 미소 짓는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