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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왕자와 결혼했답니다” “그래서요?”
sdmnews 강현미 기자
2009-11-10 17:02
백설공주의 밀러셀프, ‘파격’ 선보여
자치구문화공간 활성화 지원사업 일환, 지방관객도 찾아
백설공주의 밀러셀프 공연 장면

마임과 무용을 주축으로 하는 국내 예술단체 루멘판토마임댄스씨어터(대표 장성원, 방희선)와 서대문구 도시관리공단의 공동주최로 지난 24일 무용극 「백설공주의 밀러셀프」가 서대문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선보였다. 서울문화재단의 자치문화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서대문구문화회관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2001년과 200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창작지원 수혜작이며 2007년 국립극장 청소년 공연예술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서대문문화회관의 김영욱 관장은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지역의 창작공연 활성과 작품의 높은 수준면에서나 저렴한 공연관람료 정책으로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지방 관객에게 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그동안 지역 공연장들이 중앙공연장에서 열린 흥행작들을 소개하는데 그쳤다면 이와 같은 창작 작품들을 먼저 지역 주민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문화의 집중화를 막는 당연한 현상으로 지역 공연장의 수준 높은 창작 작품 활동은 서울관객 뿐만 아니라 지방관객을 지역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사랑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3편의 판토마임 단막극과, 드라큘라와 패션모델이 등장한 블랙코미디 댄스뮤지컬 갈라쇼, 그리고 환상적인 춤의 무대로 꾸며졌으며 욕망과 권력을 탐하는 인물들의 내면을 투명한 소설처럼 표현해 내 작품이 참신하고 설득력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백설」을 연상시키는 3.2톤의 소금이 무대에 깔려 볼거리를 더했다. 순백의 소금은 무대 바닥에 설치된 여섯 개의 핀 조명에 따라 색을 달리하며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또 「빌리 홀리데이」, 「마릴린 먼로」의 명곡과 함께 펼쳐진 이야기는 백설공주, 왕자, 마녀가 등장하는 작품의 동화적 외형 속에「욕망」이라는 주제를 담아냈다.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공연에는 세 어절이 넘어가는 대사는 등장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음악과 배우들의 몸짓, 거기에 조명 빛이 더해져 설명됐다.

막이 오르면 웨딩 바비인형을 연상케 하는 여배우가 음악에 맞춰 등장하고 이어 왕자와 결혼하는 모습을 연기한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동화에서 출발한 셈이다. 이렇게 시작한 이야기는 갈수록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왕자로 보이는 이는 겁이 많고 어리석게 그려진다. 목에 사슬이 채워지는 것도 욕망을 쫓던 왕자는 나중에 자신이 묶였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누구하나 도와주지 않는다. 왕자는 용감하게 싸우는 대신 주저앉아 엉엉 울어버린다. 사슬을 풀기위해 노력하던 그는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충직한 개처럼 행동하게 되며 인간의 언어가 아닌 의성어로 표현하게 된다.

「밀러-셀프」는 거울 그 자체라는 뜻이지만 넓게는 백설공주의 미모를 탐하는 마녀, 나아가 인간의 욕망이라는 의미로 귀결된다.

한편, 이번 공연을 보기 위해 충남 천안에서 왔다는 김연정(23) 씨는 『현대무용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에게 난해한 것으로 평가받아 왔던 것이 마음 아팠는데, 무용수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값진 공부를 하고 돌아가는 것 같다』며 『이 같은 공연을 통해 무용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모색과 노력에 감동받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