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공경 으뜸구, 아이사랑 일등구」는 서대문구 캐치프레이즈다. 이에 걸맞게 구에서도 다양한 복지사업을 집중적으로 펼치며 「살기 좋은 마을, 살고 싶은 서대문구」를 만들어 가고자 경주하고 있다.
또한, 97년도 IMF와 버금가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新 빈곤층」이 늘어난 올해도 비상경제대책반 TF를 결성해 「SOS위기가정 특별지원 사업」, 찾아가는 복지상담 「웰비스(WVS)」 등을 진행하며 기초생활보장 분야 우수지자체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대문구 복지사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낮은 재정자립도로 인해 더 많은 예산을 복지에 편성할 순 없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구에서 미처 손길을 보내지 못하는 곳까지 손길을 이어주며 사랑을 나누고, 함께 희망을 꿈꾼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웃들과 함께 희망을 꿈꾸고 있는 사회복지현장을 찾아가 서대문구 복지의 현 주소를 진단해 보고, 미래의 희망을 꿈꾸어 보았다. <편집자주>
재정자립도가 높진 않지만 서대문구에는 이웃들과 온정을 나누며 구에서 미처 뻗치지 못한 손길을 대신해주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은 지역이다. 또 종사자들의 처우가 비록 좋지는 않지만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과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묵묵히 자신의 맡은 자리에서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사람들로 인해 서대문구가 복지우수 자치단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
푸드마켓, 빵 만드는 사람들, 지역아동센터 시설종사자 등은 지역사회 발전과 각자의 소명의식으로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서대문 복지를 이끌고 있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외국에 비해 기부 문화가 발달되지 않아 어려운 여건 속에서 근무하고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은 한계에 부딪히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고, 일각에서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실천이 필요한 때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 정담은 푸드마켓
기업과 개인에게 물품을 기탁 받아 수혜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푸드마켓은 현재 천연동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수혜자들로부터 각광 받으며 구민 사회복지 증진을 위한 대표적인 장치로 자리매김 했다.
<-푸드마켓 1호점에 진열된 식재료들.
푸드마켓은 결식아동, 독거노인, 기초생활보장수급가정을 대상으로 마켓 이용 카드를 발급해 매월 일정 금액분의 생필품을 직접 골라 가정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서대문구 푸드마켓 이용 대상자는 총 1300여명으로 쌀, 라면, 식용유, 밀가루, 소금, 설탕, 장(醬)류 등 식재료를 기본으로 하는 물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푸드마켓 이용자는 1인당 4품목을 구입할 수 있으며, 이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약 1만5000원에 해당하는 지원을 구에서 하고 있다.
또, 기본적으로 구에서 지원하는 것 이외에도 기업이나 개인이 후원하는 품목 중 빵과 같이 유통기한이 길지 않은 품목들이 있어 쌓아 놓을 수 없기에 유통기한에 맞춰 품목 외 품목으로 분류, 바로 수혜자들에게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수혜자들은 실질적으로 구에서 지원하고 있는 금액 이상의 혜택을 푸드마켓을 통해 얻어가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
구는 푸드마켓의 활용도와 수혜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구민 복지증진 효과가 크자 푸드마켓의 활용도를 넓히고, 수혜자를 확대하고자 제2호점을 계획하고 있다.
<-홍제동에 문을 열 예정인 푸드마켓 2호점
주민생활지원과 주인옥 과장은 『푸드마켓을 이용하는 수혜자들의 이용 만족도가 높고, 이용체계가 안정됨에 따라 홍제동에 제2호점을 계획하고 있다』며 『1호점이 구 외곽지역인 천연동에 위치하고 있어 수혜자들이 접근성이 용이하지 못한 점을 감안해 홍제동에 제2호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수혜자들도 1500명 정도로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푸드마켓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기업이나 개인들의 물품지원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오히려 본인 가정경제도 넉넉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것을 나누고자 한다』며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말했다.
◆ 복지증진의 원동력
서대문구 사회복지의 또 다른 원동력은 직업의식과 이웃사랑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지난 11월1일 서대문구는 제빵 봉사단체 「빵 만드는 사람들 공동체(대표 김순임, 이하 빵만사)」와 협정을 맺고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의 빵 나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빵만사는 월2회 서대문구 자원봉사센터 교육장(구 연희2동 동주민센터 3층)에서 빵을 만들어 지역 내 소외된 저소득, 독거노인 가정 등에 빵을 무료로 지원하며, 개인택시 봉사자 모임인 「푸른마음봉사대」가 빵을 각 가정으로 배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빵만사는 회당 600개의 빵을 만들고 있으며, 소속 봉사자들은 60명 정도지만 구는 예산이 부족해 사업비 지원 없이 장소만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며, 빵을 굽는 오븐과 기계들은 빵만사에서 직접 마련했고, 기업과 민간의 후원을 통해 빵을 만들고 있다.
빵만사 이외에도 관내 지역아동센터도 열악한 근무여건 속에서도 소명의식을 가지고 지역사회 아동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애쓰고 있다.
서대문구에 설치된 총6곳의 지역아동센터는 국비와 시비를 통해서 일정 금액을 지원 받고 있지만 연간 운영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특히 석식을 지급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경우는 어려움이 더 하다.
또, 방과후에 진행되는 시설인 만큼 밤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면서도 그에 대한 처우는 부족해 시설 종사자들의 어려움은 크지만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외부에서도 호평을 받을 정도로 체계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구 예산을 지원한다면 더 잘 운영돼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단체와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여건상 그렇지 못한 곳들이 있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각 자치구 별로 전체적인 예산이 삭감돼 신규사업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라 아직은 구 차원의 지원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 관이 주도하는 민간투자 유치 절실
금융위기로 인해 하루아침에 수급대상자로 전락한 新빈곤층은 늘어가고 있지만, 기업과 민간의 후원이 줄어들고 있어 서대문구 사회봉사단체에 그 어느 때보다 기업 투자자들의 손길이 절실하다.
몇몇 관내 단체들은 이미 기업들과 일사일관협약을 맺고 지속적인 후원을 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더 많아 구 차원의 민간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기부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지만 「일사일관 협약」을 통해 후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서대문구에서 구 예산을 지원할 순 없지만 더 나은 복지정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구 차원의 민간투자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국민은행과 협약을 맺은 「내고장 서대문사랑 운동」과 같은 사례가 있듯이, 민간투자자의 지원이 필요한 곳이라면 구와 기업이 협약을 맺고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구 관계자의 말처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단체들이 「노인공경 으뜸구, 아이사랑 일등구」를 실현하는데 탄탄한 기반이 될 것이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