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전국이 한파로 떨던 지난 3일 정부는 신종플루 관련 국가 전염병 재난단계를 최고수준인 「심각(Red)」으로 격상 발표했다. 지난 2006년 전염병 재난단계를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구분한 이래 심각단계가 선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신종플루의 치명률은 크지 않지만 국민 불안감이 극도로 심각한 수준이고, 앞으로 3~4주 정도는 확산세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위기단계를 격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중앙인플루엔자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행정안전부 장관)」가 구성되며 신종플루 감염 차단을 위한 정부조직 총동원, 여행·행사 자제령, 군 의료인력 투입 가능, 휴교·업령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심각」단계가 공식화되자 감염으로 결석한 학생들은 출석처리 하도록 일선 교육청에 지시했다. 또, 전국 동시 휴업령이 발동될 경우 방학 일수를 줄여 법정 수업일수를 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교육청 또한 신종플루 휴업기준을 마련, 『서울지역 학교들은 앞으로 한 학급의 학생 중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10%이상 또는 의심환자가 25% 이상 발생하면 해당 학급을 휴업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준안에 따르면 학급 휴업 전체 학생 중 확진환자 10% 또는 의심환자(당일 결석자 포함)가 25% 이상 발생 했을 때, 학년 휴업은 2학급(전체가 3학급이면 1학급)이상 휴업했을 때 할 수 있다. 2개 학년 이상 휴업했을 땐 학교 전체가 문을 닫을 수 있다.
서부교육청 보건과 학교 전염병 담당 관계자는 『서부교육청 차원에서 해당 학교에 할 수 있는 별도 조치는 없으며 현재까지 학교장 재량에 맡겨 휴업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도 중앙(교육과학기술부,서울시교육청)에서 발표하는 내용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부교육청에 등록된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총 120곳으로 이 중 서대문구는 모두 55개로 절반에 이른다. 현재 서부지역 초중학교는 많게는 75학급(서대문구 남가좌 Y초)부터 적게는 9학급(은평구 진관내동 B초)으로 운영되고 있다. 관내 초등학교 평균학급은 37개, 중학교는 27개이지만 학교장 재량으로 부분 휴업이 일시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총체적인 파악은 어려운 실정이다. 「심각」단계로 격상되기 전날인 2일, 확인 결과 서대문구 초등학교 18곳, 중학교 12곳 중 4개 학교가 부분휴업중이었다.
그러나 고등학교의 경우는 입시가 연결돼 있는 만큼 휴업은 어려우며 해당 학생만 결석조치 하고 있다.
현재까지 관내 휴교조치가 내려진 학교는 없으며 휴업을 진행하더라도 법정수업 일수와 쉬는 동안 학생들의 거취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국내에서도 초·중·고등 집단 학습이 진행되는 학교를 우선으로 해 각 가정에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플루예방접종 신청의사 유무를 확인하는 등 더이상의 확산을 막기위한 최선책을 고민중이다.
지난달 27일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할 때만 해도 재난단계 조정에 신중한 입장이었던 정부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단계를 격상시킨 것은 빠른 확산속도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때에 감염 경로 차단과 같은 예방차원에 머물고 있어 후속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일본에서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에게 백신과 치료약을 우선 배치하는 방안을 2일 발표했다.
미국은 신종플루로 인한 어린이 사망이 급증하자 어린이 치료약 비축분을 전량 방출하는 등 극단의 조치를 시작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O)가 지난 달 24일까지 집계한 어린이 사망자는 114명이지만 실제 300명에 달하는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달 30일 비축한 23만 4000명분의 어린이용 타미플루시럽을 긴급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또, 일본 후생노동성은 감염자의 70%가 14살 이하로 파악해 면역력 약한 어린이들의 각별한 주의 당부와 함께 당초 의료 종사자를 위해 준비했던 2회분의 백신 중 1회분을 어린이에게 우선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애초 조류 인플루엔자(AI) 치료제로 만들어진 것이며 캡슐 형태이다 보니 어린이는 성인용 캡슐의 약을 나눠서 시럽에 섞어 임시변통으로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