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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관리자 제도’ 성공할 수 있나?
sdmnews 신진수 기자
2009-09-30 16:13
구청장 사업 개입, 정비업체 선정 후 추진위 구성 도와
투명성 강조, 기간 단축·공사비 절감 효과 기대
조합원의 의견 반영 미비 등 또 다른 문제점 우려도
시범 정비사업 프로세스

지난 7월1일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 「공공관리자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러 가지 전망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공관리자 제도는 정비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업기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관할 구청장이 정비업체를 직접 선정하며,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과 승인 과정을 해당 자치구나 공공기관에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는 공공관리자 제도를 통해 정비구역 지정 단계 이전부터 정비업체가 주민 동의서를 매매하고, 추진위와 조합, 정비업체와 설계자, 시공사, 철거업체 간에 금품이 오가는 부정부패 등 사업의 민간이전으로 인해 빚었던 사회적 물의를 종식시키고,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을 불식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이나 시공사로부터 고금리로 대출 받았던 자본을 시에서 저금리로 융자하고, 공공기관의 개입으로 투명성을 강조, 공사기간을 단축함으로써 공사비를 줄여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최소화 하겠다고 나섰다.

◆ 구체적인 계획은?

서울시에서 발표한 공공관리자 제도는 사업을 이끌어 갈 추진위원회의 구성을 도와주는 정비업체를 구청장이 추진위 구성 이전에 선정하고, 추진위 구성 이후 정비구역이 지정되면 다시 사업의 협력업체를 추진위원회에서 선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얻기 위해 선정해야 했던 시공사도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구청장 지원 아래 조합이 선정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서울시 주택정책과 담당자는 『공공관리자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개입하는 이 제도의 핵심은 추진위와 조합의 투명성뿐만 아니라 정비업체를 구청장이 선정함으로써 정비업체로 인해 불거졌던 부정부패의 폐단을 막고자 함이다』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예산 절감 효과를 통해 분담금을 줄이고, 조합원들의 재산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까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서울시는 공공관리자 제도 도입으로 인해 조합원 분담금을 1억원 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보고 자료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연구보고 자료에 따르면 재개발 사업에서 공사비는 사업비의 70~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공공관리자 개입으로 인해 공동주택 평균 낙찰률이 72% 내외임을 감안한다면 현재에 비해 20%정도의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 시공사나 금융권을 통해 차입하던 사업자금은 보통 7.5%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시에서 낮은 금리 4.3%로 융자해 대여금을 줄일 수 있으며, 8~9년 걸리던 사업기간을 6년으로 단축함으로써 추진위나 조합의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실용가능 한 제도인가?

일선에서는 서울시의 공공관리자 제도의 도입을 두고 「지금까지는 왜 지켜보고만 있었는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한편으로는 「실현 가능성은 있지만 또 다른 문제점들이 도출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남가좌동의 모 조합의 실무자는 『서울시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공공기관(구청장)이 개입해 투명성을 강조하고 그로인해 예산절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했는데, 거꾸로 말하면 그동안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했던 사업지에는 예산 절감 효과가 없을 것 아니냐』며 『또, 그동안 재개발 사업지가 조합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진행하는 사업임을 알고 있었다면 시에서 투입하기로 한 저금리 자본을 진작 투입했어야 하는 것 아니었냐』고 불만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결국 주민들의 갈등과 민원을 듣고 해결해야 하는 쪽은 조합과 추진위인데 공공관리자 제도의 큰 틀만 제시하고, 세세한 계획들은 제시하지 않은 채 시범지구 성공사례만을 홍보하는 것을 보아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가재울 지구의 모 조합장은 『공공관리자 제도는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있을 수 있다』며 『공동주택 평균 낙찰률이 72%내외라고 하고 있지만 그 업체들을 살펴보면 조합원들이 원하는 수준의 시공사들은 아니다. 다시 말해 조합원들은 흔히 1군이라고 말하는 시공사들의 브랜드를 선호하지만 시에서 1군 업체들을 대상으로 72%의 낙찰률을 보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동안의 낙찰된 업체들의 자료를 살펴보면 2군 업체들이 시공을 담당해 왔고, 실질적인 사업지에 2군 업체가 시공을 맡게 된다면 조합원들의 반발이 발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디테일한 실내디자인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들이 많은데 시에서 공공관리자 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조경, 실내 디자인 등에 대해서 조합원의 의견이 반영 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현장 실무자들과의 협의 없이 내놓은 시책이다 보니 현실과의 괴리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로 인해 주민들 간의 이견이 발생할 수 있어 또 다른 문제가 제기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홍제동 8-50일대 시범지구 선정

공공관리자 제도 시범지구에 성수 재개발 지구, 한남뉴타운 등을 비롯해 서대문구 홍제동 8-50일대도 포함됐다.
현재 홍제동 8-50일대는 기본계획이 완료된 상태이며,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공공관리자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실효를 확인하지 못하는 상태다. 

반면, 첫 사업지구인 성수재개발지구는 추진위 구성을 위한 위원장 및 감사 예비후보를 접수 받아 성동구청장이 심사 중에 있어 앞으로 사업의 실효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시범지구로 주목 받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공공관리자 제도를 전담하는 TF를 구성하고, 지난 8월부터 제도에 대한 권역별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