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희귀동물 ‘백사’ 안산공원서 발견
sdmnews 강현미 기자
2009-09-22 17:43
주민 이승만씨 119 구조대에 신고 포획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 박물관에 기증
주민 이승만씨가 발견한 희귀 알비노 백사

지난 12일 저녁 9시 30분 경 연희동 안산공원 쪽에서 길이 90㎝의 백사가 발견, 출동한 서대문소방대원이 포획했다.
발견자는 연희동에 거주중인 이승만(38) 씨로 발견직후 119 구조대에 신고해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이 그물과 집게를 이용해 포획했다.
이틀 뒤인 14일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 박물관에 기증됐으며 현재 적응 단계이며 먹이섭취까지 가능해지면 공개될 예정이다.
박물관의 윤석준 박사에 따르면『누룩뱀의 한 종류로 5년생 암컷이며 반점하나 없는 깨끗한 희귀 알비노(돌연변이) 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실제 백사가 민간에 알려진 것처럼 산삼을 먹고 자란다는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윤 박사는『뱀은 참새, 쥐 등을 선호하고 살아있는 것이 아니면 먹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멜라닌 세포 합성이 결핍되는 선천성 유전질환인 백색증, 알비노(Albinism)로 불리기도 하는 이 현상은 사람에게도 나타나는 것으로 생체 돌연변이의 일종이다. 공통적으로 체격이 작고 눈에 알비노현상이 나타나면 거의 보이지 않기도 한다.
동물의 경우는 햇빛을 가리는 색소가 부족하고, 보호색도 없으므로 천적들에게 쉽게 노출되는 탓에 야생에서는 살아남기 어려워 자라는 도중에 도태된다.
이런 동물 알비노는 애완용과 약재용으로 높은 가격에 팔리기도 하는데 희귀종을 보호하겠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희귀백사가 대중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     

 MINI인터뷰 / 백사 발견후 기증한 이 승 만 씨

민간에 귀한 약재로 알려져, 부르는게 값
발견 후 119 신고 포획, 대중 공개 위해 박물관 기증

□ 어떻게 발견하게 됐나?
■ 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길가에서 고양이가 공격적인 자세로 털을 세우고 있었다. 전조등으로 고양이가 있는 쪽을 비추는데 뭔가 반짝 하고 빛이 나는 듯 했다. 당시 동승했던 여자친구가 평범한 게 아닌 것 같다고 해서 가던 길을 되돌려 보니 거기 백사가 있었다.

□ 처음 발견했을 때 느낌은?
■ 몸 전체가 새하얗고 머리는 세모꼴에 눈은 분홍빛이 감도는 빨간색이었다. 독사였지만 징그럽거나 무섭다기보다는 예뻤다. 뱀을 여러 번 봤지만 예쁘다는 느낌을 준다는 게 놀라웠다.
그날 아침에 뱀을 잡는 꿈을 꿨었다. 길몽이라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실제 뱀을 보게 될 줄 몰랐다. 게다가 남들은 평생에 한 번 보기도 힘들다는 백사를 발견한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 발견 후 신고하기 까지는?
■ 근처가 산책로 입구였고 당일에 비가 내려서 뱀이 나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일반 뱀이 아니어서 혹시 누가 키우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냥 두면 차량에 밟히거나 사람을 해칠 수도 있을 거 같아 119에 신고하게 됐다.

□ 119구조대가 도착할 동안 어떻게 뱀을 지키고 있었나?
■ 전조등을 비추면서 여자친구와 서서 막고 있었다. 물리면 30분 안에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겁이 나기도 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발견 후 신고하고 10분 정도 지나 대원들이 도착하기까지의 그 20여 분이 2시간처럼 느껴졌다.

□ 이대 자연사 박물관 윤석준 박사에 의하면 능구렁이과 백사로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다는데 기증할 결심을 하게된 이유는?
■ 처음에는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건강이 않좋으셔 어머니께 드릴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인터넷 카페에 올린 발견 당시 사진을 보고 사겠다는 연락도 많이 받았다.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단위를 제시하면서 팔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귀한 것인 만큼 여럿이 볼 수 있게 하자고 제의해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법적으로도 야생동물 보호법상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종이 아니라고 한다. 지난 14일에 이대 자연사 박물관에 뱀을 보기 위해 갔었다. 희귀종이라는 건 알았지만 그렇게까지 대단한 줄 몰랐다.
아무쪼록 박물관에서 잘 관리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