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사 기자로서 직능·유관 기관을 통해 접한 서대문구는 주민이었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각 단체에서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통해 구민을 위한 지원과 행사에 새삼 놀랐으며, 구의원과 공무원의 열의에 자랑스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무수히 많은 해당 과를 다 알지 못해 구청이나 주민센터에 잘못 전화하더라도 번호를 알려주고 곧바로 연결해주는 모습은 당연한 것일지라도 친절함에 고마워했다.
그 동안 가졌던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이 얼마나 맹목적이었나 하는 반성도 함께 했다.
그러나 이번 충현동 크레인 사고 취재를 하면서 「어쩔 수 없는 세상의 이치」를 새삼 깨달았다.
담당부서에 사고 관련 질문을 던지자 일관성 있게 『담당부서는 법적 책임이 없다』, 『그건 우리 부서에서 담당할 일이 아니다』, 『관련 법규가 없다면 노동부 소관이다』 라는 말만 되풀이 돼 돌아왔다.
재개발공사가 예정돼 있는 구에서 대형사고가 발생시 해당과는 사고에 대한 대안책을 마련하고 원인을 파악하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일 터. 그러나 관계자의 답변은 경찰의 발표에 따라 업무상 과실치사가 있으면 대비책을 마련하고 아니면 문제 될것 없는데 왜 귀찮게 하냐는 식의 태도였다.
반면, 5월 있었던 조례안 심사에서 맑은환경과는 재건축 소음관련 주민피해를 소음진동규제법 만으로는 해소할 수 없어 생활소음저감 실천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는 기존 규제가 있었으나 필요성에 의해 구가 환경실천단과 함께 공사장 소음 지도단속에 나서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적극적인 대처방법을 보여준 일례다.
이점을 지적하자 해당 과는 『그건 그 쪽 일』이라며 자신과는 무관함을 주장했다.
해야 할 일을 했음에도 칭찬 받는 이유는 반대로 할 일을 제 때 안 하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음을 역설하는 것은 아닐까.
사건·사고마다 책임소재를 핑퐁하고 피해자는 있으되 책임자는 없는 관행은 앞으로 영원히 사라져야 할 것이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