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충정로 재건축아파트 건설현장 크레인 넘어져
sdmnews 강현미 기자
2009-07-20 12:20
50m짜리 타워크레인 중간 끊어진 유래 없는 사고
부러진 안전핀 3개 국과수 검사 의뢰, 사고 원인 분석중
뚜렷한 법규정 위반 없어 책임소재 ‘아리송’
부러진 안전핀 3개 국과수 검사 의뢰, 사고 원인 분석중
뚜렷한 법규정 위반 없어 책임소재 ‘아리송’
● 사고 현장 피해발생 규모는 ?
지난 6일 오전 8시16분, 충정로 3가 재건축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50m짜리 타워크레인이 인근 철로 위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크레인은 작업중인 재건축 아파트 5층 공사를 완료하고 6층 건물 공사중 목재를 6층으로 올리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크레인기사 심씨(37세)가 숨졌고 하루 동안 11개 열차(KTX 7개, 일반열차 4개)가 전구간 운행중지 됐으며, 8개 열차(KTX 광명역 2개 반복, 일반열차 영등포역 2개, 수원역 4개 반복)는 반복운행했다.
열차지연도 잇따라 7개 열차(KTX 4개, 일반열차 3개)가 평소 운행시간보다 30분 이상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피해규모는 대략 5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사고 발생 경위는?
크레인 사고는 설치·해체 중일 때 일어나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 사고는 크레인 중간이 끊어지는 유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고 크레인은 8톤까지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당시 옮기던 자재의 무게는 300kg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후 현장 조사 과정에 참여했던 경찰 관계자는 『절단 부위 크레인 연결핀 4개 중 3개는 발견 당시 부러진 상태였고 1개는 거의 찢어져 있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언론에서는 크레인 면허를 취득한 지 한 달도 안 된 기사가 작업 했다는 것을 문제 삼았으나, 확인 결과 사망한 크레인 기사는 현장에 배정된 책임 기사가 아니라 보조기사 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6월 20일에 면허를 취득하고 7월 1일부터 3일간 테스트를 받은 후 6일 원래 기사를 대신해 작업을 하다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 빈번히 일어나는 크레인 사고, 왜?
전국건설노조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금까지 60여건의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4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 곳에서 1~2년 풀가동한 뒤 해체·이동·재설치 과정을 거치는 크레인의 특성상 적절한 정비가 이뤄지지 않으면 쉽게 노후 돼 사고위험이 높아진다.
해당 공사현장은 지난해 4월 착공에 들어간 뒤 노동부의 지도점검을 받은 적이 한 차례도 없다. 노동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인력운용의 한계 때문에 안전사고가 한 차례 이상 발생한 현장을 위주로 점검을 나갈 수밖에 없다』고 해명하고 『2007년 건설기계관리법에 따라 크레인 주관부처는 노동부에서 국토해양부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안전점검 미비로 발생한 크레인 관련 사고건수는 지난 10년간 166건에 이른다.
● 예방책은 없나?
서대문 경찰서 관계자는 『사고 크레인이 지난 9월 안전 점검을 받은 뒤 점검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관련조항이 따로 없어 법적인 책임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관련규정인 변경 이전의 산업안전보건법 조항 때문. 변경되기 이전 산업안전보건법은 크레인 최초 설치 시 안전점검을 받고 3년 이내에만 검사를 받도록 돼 있었다. 또한, 정기적 검사에 자체 검사를 더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1월 1일자에 바뀐 규정은 정기적 검사와 자체 검사를 통합해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자격·교육과정 이수 경험을 가진 검사원이(제 36조 2, 2항 3항) 2년마다 실시하도록 돼있고, 현장에 설치된 크레인은 별도로 6개월마다 안전점검을 하도록 변경됐다. (제 74조 2)
따라서 사고 크레인은 2008년 9월에 설치했으므로 관련법이 바뀌기 전의 규정이 적용돼 3년 이내에만 다시 점검하면 절차상 문제 없는 것이다.
또 경찰은 『시공사가 4월 7일자로 Y건설에서 D건설로 바뀌었데 변경 후 3개월 만에 일어난 사고라 시공사 측에 책임을 묻는 것도 현재는 애매한 상황이다』고 현재 입장을 밝혔다.
한편, 크레인이 작업 중이던 공사현장과 철로 사이의 간격은 60~70m 정도였고 반대편은 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있으며 거리는 30m가 채 되지 않았다. 시민들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지난 8일 구청 주택관리과 담당 공무원을 불러 재건축 추진 허가 절차 등을 조사 했으나 절차 상 책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 앞으로 해결은 어떻게?
경찰은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사건이 일어난 6일부터 현재까지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공사 현장소장과 원 크레인기사, 설치회사 대표, 설치 허가자를 비롯한 공사 관계자들과 구청 주택과 공무원등을 대상으로 책임 여부를 확인했으나 뚜렷한 법적 책임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원에 부러진 3개의 안전핀 분석을 의뢰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 늦어도 이달 말에는 정확한 사고 원인과 책임 여부가 규명될 전망이다.
현재 경찰은 사건의 정확한 책임여부 파악을 위해 노동부·국과수 자문을 얻어 합동수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설치 된 지 10개월 만에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으로 미뤄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철도청은 경찰발표가 있는 데로 피해액을 청구할 전망이다.
이번 사고로 크레인 안전검검 관리 문제가 다시금 거론되고 있지만 공사 관계 기관 모두 법적조항을 근거로 하나 같이 책임이 없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