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중앙여고에서 또다시 식중독 사고가 발생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중고등학교 「급식 직영화」가 다시 논란의 수면위로 떠올랐다. 서대문구보건소와 교육청, 식약청이 원인분석에 나섰으나 급식으로 인한 것은 아니라는 판명하에 일주일만에 급식이 재개됐다. 그러나 위탁급식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중앙여고의 경우 3년전인 2006년 6월에도 CJ푸드가 공급하던 위탁급식으로 학생 94명이 복통을 호소하는 등 식중독 증세를 일으켰으며 전교생의 10%에 달하는 130명의 학생에게도 유사 증세가 발생하는 등 당시 심각한 문제가 됐었다. CJ푸드가 공급해 왔던 위탁급식으로 인해 수도권 36개 학교중 3000명이 피해를 입는등 사상 초유의 급식사고가 발생하자 당시 국회는 2007년부터 직영급식을 의무화하는 법률을 개정했으나 각 학교의 반발로 지금까지 유예중이다.
서울시내 직영급식 15% 미만
서대문구는 한성과학고만 직영
서울시내 90개 중고교중 현재 직영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중학교 15.1%, 고등학교 10.5%로 대부분 학교들이 위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관내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6월 말 서부교육청에 따르면 관할 중학교는 서대문 12개교를 포함 은평 17개교, 마포 14개교 등 총 43개교가 소속돼 있으며 고등학교의 경우 서대문내 6개교가 있지만 이중 직영급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은평 3곳, 마포 3곳으로 중학교 6곳에 불과하다는 것. 고등학교의 경우도 특수목적고인 한성과학교만이 직영급식으로 운영되고 있을 뿐 나머지 학교들은 모두 위탁급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서대문의 경우엔 중고등학교 통틀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는 한성 중고등학교를 제외하곤 한성과학고만이 직영급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들이 직영급식을 꺼리는 이유는 「업무의 번거로움」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관내 중학교 12곳에 문의한 결과 5곳 정도만 『다른 학교의 추이를 관찰하고 있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는 『답변할 수 없다』고만 답해왔다.
관내 C중학교의 경우도 직영급식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냐는 물음에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으며 그 이유를 『학교장이 원하지 않고 학교 운영위원회의 요청이 없다』고 답변했다. 덧붙여 『학교는 아이들의 학업을 지도하는 곳이지 밥을 먹이는 곳은 아니다』라는 말로 직영급식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강하게 표했다.
신축 학교도 타교 눈치만 살펴
“학부모 나서야 학교가 변한다”
현재 식당을 신축중인 J중학교의 경우 『16억원을 투입해 식당 시설 및 조리기구 등 일체를 갖추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직영급식으로 전환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하면서도 『현재 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분위탁을 고려중인 학교도 있었다. D중학교의 경우 『법이 시행된다면 직영급식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현재 개정안이 계류중이라 직영급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식재료는 학교가 구매하고, 조리만 위탁업체에 의뢰하는 부분위탁으로 급식을 전환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자녀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활동중인 서대문구 친환경급식추진위원회 서정순 위원장은 『2007년 당시 급식법 개정으로 직영급식 신청의사를 보였던 학교들도 다수 있었으나 교육청이 유예기간을 두면서 학교들이 신청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급식법 개정을 건의한 국회의원에 항의의사를 밝히는 등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학교의 벽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서위원장은 『학교급식이 달라지려면 결국 학부모들이 나서야 한다』면서 『다른 것도 아닌 아이들의 먹거리 문제인 만큼 적극성을 띨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대문, 직영시 친환경자금 우선 지원
서대문구 교육지원과 담당자 역시 『현재 친환경급식을 위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위탁급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중고교에는 지원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내년에도 교육경비조보조금이 올해 규모 이상으로 책정된다면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는 학교에는 친환경 급식자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예정』임을 시사했다.
직영급식 되더라도 지속적 관심 가져야
직영급식의 전환이 곧 질 높은 급식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직영급식의 경우 영양을 담당하는 영양사가 영양교사로 승격돼, 권한이 커지고 함부로 해임할 수 없어 위탁업체에 시정을 요구하는 경우보다 더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영급식을 하더라도 학교와 학부모의 의지에 따라 급식의 질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해마다 발생하는 식중독 사고의 대부분이 위탁업체에서 발생하고 있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가 어느때 보다 높은 시점에서 학교 역시 업무 외 영역이라는 이유를 들어 급식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학부모 역시 아이들의 건강을 학교에만 떠넘기기 보다는 함께 참여해 개선방향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S중학교에서 2년째 학교급식 검수와 모니터링 학부모로 활동중인 한 학부모는 『아이들의 배식을 직접 지켜보고, 먹어보면서 문제점도 발견할 수 있었고, 또 엄마들이 직접 급식을 지켜본다는 사실만으로 급식의 질이 좋아짐을 느낀다』고 충고한다.
아이들의 먹거리도 중요한 교육의 하나다. 먹거리가 부실한 아이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기에 먹이는 것도 교육이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