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일자리를 제공하고 급여의 30%를 재래시장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저소득층 생활고 해소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던 행정안전부의 「2009 희망근로 사업」이 시행 한 달도 안 돼 난관에 봉착했다.
행안부가 제시한 희망근로 사업 모집인원을 각 자치단체가 조기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으나 사업진행 한 달도 못돼 중도 포기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
우리 구만 하더라도 당초 신청자 1682명 중 229명이 포기 의사를 밝혀 문제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포기 이유는 작업 강도 부적응, 고령 등 근로능력ㆍ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작업 배정, 상품권 사용처의 한정 등을 들 수 있다.
실제 사업에 참여 했다가 중도 포기한 허모(연희동 63) 씨는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조금이라도 짐을 덜까해 일자리를 찾던 중 희망근로를 신청했다. 그러나 『관절이 좋지 않아 일을 배정받을 때 미리 말했는데도 환자를 하루에 몇 번씩 침대에 올리고 내려야 하는 도우미를 맡게 됐다』며 『하루 9시간 근무에 80만원이 조금 넘는 수당인데 그나마 30%는 상품권이고 의료보험료 등 10만원 정도 공제하고 차비와 점심값을 빼면 경제적 도움보다 병원비가 더 들 것 같아 그만뒀다』고 포기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구청 희망근로 담당자는 『일부 지자체에서 짧은 기간 내 사업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노인회관 등을 찾아다니며 신청인원 채우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우리구는 희망근로사업의 취지를 살려 저소득층 실업자와 여성 가장에게 기회 제공하려다보니 많은 신청자들이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고 모집단계에서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어 『30대 이하 차상위계층 청년실업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려 해 마감 하루 전 까지 미달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고, 1682명으로 출발한 인원은 다른 지자체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또, 『원칙을 기해 모집하려 했음에도 선발인원 중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일 정도로 노인층의 참여가 압도적이었으며 사회복지과에서 진행 중인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가한 주민이 중복 신청하는 경우도 있어 형평성을 기해 이들은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구는 3지망까지 표기한 신청서와 제출한 자격증, 신청자 연령 등의 검토를 통해 전문직부터 선발·배치했고 남은 인원도 최대한 희망근로 사업의 취지를 살려 이달부터 진행했으나 보름을 넘긴 현재 관내 희망근로 사업 중도포기자가 14%에 달한다.
관계자는 포기이유를 『건강상의 문제나 타 사업체로 취직, 임금 중 일부를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구의 희망근로사업팀은 신청마감이 끝나고 접수했던 인원 437명을 추가 투입키로 결정했다. 포기 인원보다 추가 투입하는 인원이 많다면 앞으로 5개월 남은 사업에서 예산이 문제다. 시에서 지원받은 예산에 구의 예산을 더 보태서 진행하던 사업이라 할지라도 추가로 구 예산이 투입될 수는 없는 일.
구청 관계자는 『예산편성 문제와 지금까지 발생한 희망근로 사업의 문제점을 검토해 추가투입 하는 신청자부터는 융통성을 발휘해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청자의 대부분이 고령인 것과 임금에 비해 높은 노동강도를 고려해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로 통일하던 것을 65세 미만과 이상으로 나누고 능력에 맞춰 오전이나 오후 중 택할 수 있도록 조정해 급여를 부분적으로 40만원씩 지급키로 한 것.
이로써 구청 관계자는 『일자리가 필요한 주민에게 근로기회를 나누면서도 추가 예산투입 없이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상품권은 백화점, 대형마트, 사치성 소비업체(술집 등 유흥업소)를 제외하고 관내 소형 마트나 재래시장 어디서든 발급일로부터 3개월 내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중도포기자의 급여를 정산하는 방식은 현재 검토하는 중이다. 급여로 나가는 5000원, 1만원권 상품권으로 지급하기에는 현재 여론이 좋지 않고, 돈으로 정산하는 것도 확답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 시의 방침을 기다리는 중이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은 시행처 입장에선 「실적」이겠지만 실제 신청자에겐 「생계」와 관련된 문제라 시행 초기 첫단추부터 제대로 채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