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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구조개혁 세분학과 통합 생활환경대 폐지
sdmnews
2006-04-28 22:02
졸업생, 재학생 침묵시위 등 반대입장 표명
학교측 “학교 경쟁력 높이는 구조개혁”
학생들의 구조개혁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한 구조개혁안이 학생들 및 졸업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29년 국내 최초로 건립된 전통의 가정대(현 생활환경대)가 폐지되고 소속 학과가 각 단과대로 편입되기 때문. 이에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침묵시위, 서명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쟁점이 되고 있는 구조개혁안을 살펴보고, 학생과 학교의 입장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2002년 생활환경대로 변경
1929년 가사과로 첫 출발, 80년간 유지

1929년 한국 최초로 설립된 가사과로 출발한 생활환경대. 이후 가사과는 1947년 한림원 가정학부로 되어 가정학과, 영양학과, 의류학과를 포함하게 된다. 하지만 1951년 가정학과로 통합됐고, 다시 1965년 가정대학으로 승격되면서 이후 3개의 과로 분리됐다. 1989년 가정대학은 가정과학대로 바뀌고, 1996년 학부제 실시에 따라 가정과학대학 내 가정과학부가 생기게 됐다.

또다시 2002년 생활환경대학 생활환경학부로 명칭이 바뀌었고, 생활환경학부 내에는 소비자 인간발달학전공, 의류직물학전공, 식품영양학전공 등 3개 전공이 포함돼 있었다. 한편 가정대는 그 전통만큼이나 많은 인재를 배출하기도 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인 고(故) 이태영 박사, 정트리오의 어머니 이원숙씨, 롯데쇼핑 신영자 부사장, 정명금 한국여성경제인 협회장 등이 이대 가정대 출신이며, 220여명의 여교수를 비롯해 다양한 인력들이 생활환경대학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시너지 효과 위해 세분학과 통폐합
생활대 소속과 뿔뿔히 흩어져 2005년 대학구조개혁 재정지원사업
내년 입학정원 2780명 감소될 듯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달 7월 5일, 2005년도 대학구조개혁 재정지원 사업 신청을 마감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대학 10개가 통폐합에 합의하고 캠퍼스별 특성화 계획을 제출했으며, 구조개혁 선도대학 분야에서 38개 대학이 특성화 계획을 제출했다. 통폐합 계획대로 구조개혁이 이뤄질 경우, 입학정원, 학사조직, 행정조직이 대폭 감축될 예정이다.

2006학년도 통폐합이 승인될 경우, 학부 입학정원은 2780명이 감소(2005년 대비 11.3% 감소)하고, 행정조직은 총장 4, 학장 1, 사무국장 3, 처장 7, 과장 8명이 감축되며, 학사조직은 단과대 5, 학부(과) 26, 계열 4, 학과 32, 특수대학원 1개가 감축된다. 구조개혁 선도대학 사업에 국립대학 17개, 사립대학 13개, 전문대학 8개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총 800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며, 현재 사업대학을 심사 중에 있다.


졸업·재학생-76년 전통 폐지 반대
학교 - 경쟁력 고취 위한 방안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지난 8월 말경, 이화여대를 졸업한 졸업생들과 생활환경대 재학생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불거졌다. 가정대학 동문 100여명은 지난 달 30일 본관 앞에 모여 「생활환경대 폐쇄결정을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재학생들도 교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대서명을 받는 등 학교 측에 폐지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생활환경대학 이승희(식품영양 4) 회장은 『자신이 다니고 있는 출신 단과대가 없어진다는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의견조차 묻지 않았다』고 전했다. 학생들과 재학생들의 요구가 잇따르자 8월 29일과 9월 2일 두 번에 걸쳐 학생과 학교 측과의 간담회가 개최됐다. 하지만 구조개혁에 대한 자세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승희 회장은 『간담회에서 학교측은 「구조개혁은 전문가가 한 것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등의 답변만 했다』고 전하며 『우리도 곧 전문가가 될 인재들인데 이런 식으로 의견을 묵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이덕규 기획처 홍보실장은 『구조개혁안은 말 그대로 하나의 안(案)일 뿐이다.

아직 최종안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확정된 후에 정확히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며 『학교에서도 공청회를 여는 등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교육부에서 갑자기 일정을 앞당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의 의견을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원래 계획에 따르면 올 2학기 동안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후 계획안을 제출하려 했지만, 지난 6월 초 교육부에서 연락이 온 후 연구해오던 계획안을 예정보다 앞당겨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는 이어 『각각의 세분화된 과들이 통합되면 전공 선택 영역을 다양화할 수 있고, 폭 넓은 학문을 배우게 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통합되는 단과대도 있지만 단과대가 없어진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전공을 폭넓게 공부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