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인터뷰
동방사회복지회 창립자 고암 김득황 박사
sdmnews 신진수 기자
2009-06-16 13:19
눈물의 은퇴 찬하식 가져, 200여명 기립박수
“떠나는 그들을 위해 항상 기도를 올렸습니다”
‘고아와 미혼모를 돌보라’는 성경말씀 따라 동방사회복지회 설립
한국 잊지 않고 찾아 준 아이들 만났을 때 제일 보람 느껴
은퇴 찬하식에서 두 눈을 감고 기도를 올리는 고암 김득황 박사

지난 36년간 홀로 버려진 아이들을 사랑으로 거두어 새로운 가정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헌신한 고암 김득황(95) 박사가 지난 20일 연세대학교 동문회관에서 눈물의 은퇴 찬하식을 가졌다.
200여명의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던 김 박사는 『아이들을 떠나보낼 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항상 그들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며 항상 고국을 떠나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일일이 기도해 줄만큼 사랑으로서 아이들을 대해 모든 사회복지사들의 귀감이 됐다.
은퇴 찬하식을 끝으로 이제는 멀리서나마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 고암 김득황 박사를 만나 지난 36년사를 되짚어 보았다.
 <편집자주>

□ 동방사회복지회를 창립하게 된 배경이나 취지가 있으시다면? 당시 창립이념이 있으셨다면 어떤 것이었습니까?

■ 전쟁 후 나라가 어려워져 사람들이 아이들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길에다 버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라를 발전시키는 일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았지요.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전하신 「고아와 미혼모들을 돌보라」는 말씀에 따라 도움이 필요한 아동에게는 가정을 찾아주고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아동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혼모들에게는 자립의 기회를 주고자 보건사회부에서 은퇴한 후 1972년 동방사회복지회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설립당시의 이름은 동방아동복지회였는데 「동방」은 해가 뜨는 곳, 신성하고 복된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지요.

□ 36동안 동방사회복지회에서 수많은 일을 해오셨습니다.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오셨으리라 생각되는데 지난 세월을 회상해 본다면 어떠신지요?

■ 아이들에게 가정을 찾아주고자 일을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는 한국에서 아이들을 입양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로 여겨졌어요. 버려진 아이들은 고아원에서 자라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이 많아 국내입양을 보내기가 참으로 어려웠지요.
그리고 특히나 입양이 어려웠던 장애아동들을 위해 평택에 동방아동복지센터를 세우려 했는데 평택지역의 주민들과 관계자들이 크게 반대를 했었지요. 직접 주민들과 관계자들을 만나 필요성에 대해 설득해야 했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 좋은 기억도 있고, 가슴 아픈 기억도 있으시리라 사료됩니다. 머리속에 남는 기억이 있으시다면?

■ 입양 갔던 아이들이 좋은 부모님을 만나 좋은 가정에서 잘 성장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을 보는 것이 저에게는 참으로 기쁜 일이었습니다. 한국을 잊지 않고 다시 찾아와주는 것도 참 고마웠지요.
하지만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로 아동들이 사회적으로 희생당할 때와 입양기관이 매도당할 때에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 항상 떠나는 아이들을 위해 한 명 한 명 기도를 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어떤 기도를 해주시는지요? 또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떤 심정이신지요?

■ 우리의 존귀한 아동들이 이 땅에서 키워지지 못하고 해외로 입양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어느 곳에서 성장하던지 조국을 생각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며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 입양된 후 다시 고국을 찾아와 만났던 사람들이 있었는지요? 만약에 다시 만나 기억이 있다면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떠셨습니까?

■ 한국을 다시 찾아온 수많은 입양인들을 만났는데 이들이 조국인 한국을 떠나 성장했지만 늘 한국을 생각하며 자기가 성장한 나라에서 변호사나 의사, 정부의 요직 등에서 일하면서 한국을 빛내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았을 때에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소중한 일임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특히 한 미국 입양인이 한국주재 미국대사관의 영사로 근무하게 되어 만난적이 있는데, 참으로 반갑고 또 반가웠습니다.   

□ 입양된 아이가 친부모를 찾으러 오는 한국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친부모와 연계된 사례가 있는지요?

■ 모국을 찾아오는 입양인들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친부모를 찾는 경우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례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동방에서는 1,500여명이 친부모를 찾았으며 친부모 상봉 후 지속적으로 가족들과 연락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끝으로 동방사회복지회를 통해 입양돼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한 말씀 전하신다면?
■ 어느 곳에서 자라든지 조국을 잊지 말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바랍니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