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대문구의회 대회의장에서는 어린이 구의원들의 아주 특별한 회의가 열렸다. 북가좌초등학교 6학년 7반 어린이 40명은 각자 구의원 및 구청장과 사무국장, 방청객의 역할까지 분담해 모의의회를 진행했다.
벌써 5회째를 맞고 있는 이날 모의의회에는 어린이들이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배우며 민주문화를 습득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기창표 구의장을 비롯한 여러 구의원과 김명숙 시의원, 최장숙 교장 및 선생님이 자리를 함께 했다. 회의 안건으로는 △의장선거의 건과 △초등학생 핸드폰 사용규제 조례안, △구정질문이 상정됐으며, 의장선거를 통해 24명의 어린이 구의원 가운데 15표를 얻어 의장에 당선된 박상우 어린이가 회의를 이끌어 나갔다.
특히 핸드폰 사용규제 조례안(가상)은 어린이들과 밀접한 사안인 만큼, 심사과정에서 어린이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진행됐다. 핸드폰 사용을 규제하는 조례를 정하는데 찬성 의견을 보인 어린이들은 △초등학생에 맞지 않는 고가의 사치품이라는 점과 △본래 목적과 달리 인터넷 및 게임에 빠지는 등의 부작용 △수업방해 △무차별적 광고로부터의 노출 등을 이유로 들었다.
사용을 규제하자는 데 의견을 함께한 한 어린이는 『실제 같은 반에 한달 휴대전화비가 10만원을 넘기는 학생이 있어 초등학생에게는 지나친 낭비』라고 지적해 설득력을 높이기도 했다. 반면 사용규제 조례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위급시 유용한 사용과 △맞벌이로 바쁜 부모와의 대화시간 증가를 꼽았다. 핸드폰 사용규제 조례에 반대표를 던진 장희연 어린이는 『가족들과 함께 일산킨텍스에 놀러갔다가 많은 인파들 사이에서 가족들과 떨어졌을 때, 핸드폰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며 실제 경험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어린이들의 치열한 논쟁을 거쳐 표결에 부쳐진 조례안은 찬성 14표와 반대 9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이어진 가상 구정질문에서는 박인균 어린이가 쓰레기 배출 시간 홍보 강화와 불광천·홍제천 개선을, 염동훈 어린이가 의회와 구청의 관계 개선방안 및 앞으로의 대책 마련을 건의하기도 했다. 한시간여 동안 진행된 모의의회를 체험한 어린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통해 즐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하루 구의회 의장으로 분한 박상우 어린이는 『재밌는 한편 긴장이 되기도 했다』며 『오늘의 경험이 나중에 커서 우리나라의 중요한 일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 박상우 어린이는 지난 학기 전교회장으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장래희망이 국회의원』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한편 기창표 의장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되는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알게 하고, 직접 체험을 통해 민주문화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며 꿈과 희망을 주기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하도록 노력하도 있다』 고 취지를 설명하고 『안건처리 절차와 선거과정의 체험학습을 통해 민주주민 자질 향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회의가 폐회된 후 어린이들과 내빈들은 한 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점심식사를 나눈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