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문화
“즐거운 한국생활 주민자치센터가 도와드려요”
sdmnews 옥현영 차장
2009-02-17 12:13
홍은2동 주민자치센터 다문화가정 문화체험교실
한국어 교육 뿐 아니라 생활체험 기회 제공
다문화가정 문화체험교실에 참가한 초급반 학생들. 3월까지는 한국어 위주의 교육이 실시될 예정이다.

『아, 야, 어, 여-』
아이같은 어눌한 발음으로 한글을 따라 읽어 내려가고 있는 다문화 가정 문화체험교실의 수강생들은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몽골 등지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살 고 있는 외국인들이다.
지난 5일 첫 수업을 가진 16명의 외국인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다.

서울 과학종합대학원에서 공부하기 위해 4개월전 한국에 유학 온 유상 씨(중국·27)는 『한국말을 몰라 공부 외에는 할 것이 없을 정도여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친구를 원한다』고 고민을 털어놓는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추가로 비용을 지출할 수 없어 고민하던 중 학교의 소개를 통해 홍은2동 주민자치센터 교실에 나오게 됐다.

한국생활 7년차인 딸의 소개로 홍은2동을 찾은 왕복래 씨(중국 58)는 한국에 온 지 2년이나 됐지만 한국 발음이 너무 어려워 안정된 생활이 어렵다. 그가 특히 힘들어 하는 발음은 모음 「ㅠ」와 「ㅌㅊㅎ」등의 자음이다.
선생님께 여러번 질문해 가며 따라해 보지만 중국어에 길들여진 그의 입이 말을 듣지 않는 눈치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 온지 2주밖에 되지 않는다는 새신부 조정 씨(중국) 역시 한국어를 몰라 시어머니가 자치센터 프로그램에 수강신청을 해 주었다. 아직 나이가 젊어서인지 배운 내용을 금방 따라 할 정도로 실력이 늘고 있다.

수업을 지원하고 있는 곳은 서대문구와 지속적인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사단법인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 다문화팀 직원들이다.
다문화체험교실을 담당하고 있는 이은하 씨는 『초기에는 한글교육 위주가 아닌 요리교실, 컴퓨터 지도, 한국문화체험 등 외국인들의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생각에 수강생을 모집했었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우리 말을 전혀 몰라 우선 3월까지는 한글교육 위주의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1개 반으로 운영하려 했으나 막상 수강생을 모집하고 나니 한국어 실력 차이가 커 초급과 중급으로 나누어 반을 운영중이다. 정원 20명이 거의 다 채워졌지만 2개 반으로 운영이 가능해 지속적으로 수강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초급반과 달리 중급반은 훨씬 수준이 높다. 자음과 모음의 교육이 아닌 한글로 상황을 표현하는 문장에 대한 강의가 진행중이다. 어린 아이가 있는 외국인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등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서대문구는 외롭게 한국생활을 하는 외국인을 위해 다문화가정의 문화체험교실을 전체 동으로 확대해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한국어 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닌 체험이 수반되는 만큼 예산지원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자치행정과는 2008년 7월 현재 외국인 다문화 가정의 가족원수는 2555명으로 이중 여성결혼이민자가 676명인 것으로 밝혔다. 앞으로 진행될 체험학습을 위해 다문화 가정 문화체험교실 사업참여를 지원하고 있는 국제한국인입양인봉사회와 협의를 통해 예산 지원에 대한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또 오는 6월 신촌동에 같은 취지의 문화체험교실을 오픈, 수요파악 후 점진적으로 타 동으로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초급과정 수업 막바지 우리노래 「사랑해 당신을」따라하는 수강생들의 표정에서 슬며시 미소가 번진다.


( 문의 자치행정과 ☎330-1601, 홍은2동주민센터 ☎330-8506 )

Mini Interview -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 다문화 팀 이 은 하 씨

한국적응교육 지원해 줄 문화봉사자 아쉬워
교육을 넘어 문화체험 기회 제공하고파

『1주일에 한번 수업을 하다 보니 한글을 충분히 알려줄 시간이 부족합니다』

<-주민센터 강좌에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적응 프로그램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이은하 씨.


다문화체험교실의 운영을 맡고 있는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 다문화팀 이은하 씨의 설명이다. 홍은2동의 주민자치센터 다문화가정 문화체험 프로그램은 현재 외국인을 위해 한국어를 지도하고 있는 서대문구가정지원센터와는 별개로 한국의 낯선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외국인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막상 개강을 하고 보니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분이 많아 3월까지는 한글교실로 운영하고, 그후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해볼 생각이다.
또 수강생을 모집하고 개별적인 인터뷰를 해 본 결과 각자 한국어를 몰라 겪는 어려움 외에도 한국생활이 낯설고 친구가 없어 외로워하는 외국인들도 많다. 또 자녀의 교육문제를 고민하거나 한국인 친구가 없어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혼자 다닐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도움을 청해 1:1멘토와 멘티를 맺어줄 계획을 세웠다고 이은하 씨는 설명한다.
『어떤 주부는 아이 컴퓨터 지도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인터뷰 결과 실제는 이야기할 친구가 필요하거나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며 이 씨는 현재 봉사자들은 대부분 대학생들이기 때문에 주부나 아이를 키운 경험이 있는 분들의 봉사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세계화는 진행되고 있는데 아직 정책은 부족한 실정이에요. 우리에게는 익숙한 한국 문화를 외국인에게 알려주는 문화기부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속에서 모두가 조금씩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이 씨는 한국적응교육을 돕는 행복한 문화전달자였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