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서민들이 하나 둘 이주해 와 천막을 치고 살았다 해서 「인디안 촌」으로 불리웠던 개미마을이 주택정비사업 추진 10년 만에 개발의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 4일 서울시 도시·건축 공동위원회 심의결과 제1종 지구단위 계획이 통과되면서 4층 이하 친환경 고급 주택단지로 새롭게 탈바꿈할 수 있게 된 것.
서대문구 홍제동 9-81번지 일대 개미마을은 2006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12월 3만2845㎡가 자연녹지지역에서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변경됐다.
이에따라 서대문구는 지난해 개미마을의 지구단위 계획안을 수립, 서울시에 심의를 의뢰했고, 서울시는 지난 4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지구단위 계획안을 수정가결했다.
시에따르면 기존 면적인 3만2849㎡에서 1766㎡가 늘어난 3만4611㎡에 4층 이하 단독 및 공동주택 400여세대를 건설하게 된다. 늘어난 공간에는 노인문화교실, 보육시설, 생태체험교실, 등산학교 등 문화사회복지시설을 갖춘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고도가 높고 삼면이 인왕산으로 둘러싸인 개미마을의 특성을 살려 실개천과 녹지대를 조성하는 한편 대상지 진입도로와 인왕산 등산로를 연계한 도로망도 정비할 방침이다. 특히 개미마을은 초입에 현재 건설중인 인왕중학교와 더불어 3호선 지하철역은 물론 홍제균형발전촉진지구와도 인접해 있고, 시내로의 접근성도 좋아 고급주택단지로 조성될 경우 사업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개미마을에는 216세대, 463명의 거주하고 있으며, 거구가중 세입자가 358명으로 70%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도시기반시설환경이 불량하고, 옹벽 등 사면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 곳 주민들은 재해위험에 노출된 채 거주를 지속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미마을의 개발히 수월히 진행된 것은 아니다. 179가구가 무허가 건물로 등기부상 권리가 없어 지적도도면에 맹지로 돼 있어 그린벨트 해제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또 토지소유자들이 필지를 분할하지 못해 자력재개발로 지금까지 사업을 진행해 왔다는 것이 개미마을공동사업추진위(추진위원장 김종채) 측의 설명이다.
앞으로의 사업진행도 주택재개발 과 자력재개발중 어떤 방법을 택할 것이냐에 따라 사업시기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채 추진위원장은 『지금까지도 어렵게 사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주민들이 어떤 방식으로의 개발을 원하는지 총회를 통해 결정되는 대로 따를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자력재개발 방법으로의 개발이 아닌 도시정비법에 따른 주택재개발방법을 선택할 경우 추진위 구성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기간이 수년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자력재개발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조합원들이 원하는 평형대로 주택을 건설할 수 있고, 임대주택등 의무규정이 없는대다 연내 사업시행인가까지 기대할 수 있을 만큼 빠른 시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조합원의 100% 동의를 얻어야 하는 어려움도 없지 않다.
앞으로 거처야 할 과정과 많은 숙제가 남아있지만 개미마을은 이번 서울시 도시건축 공동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그동안 꿈꿔왔던 사업을 이룰수 있게 될 전망이다.
Interview 개미마을공동사업추진위원회 김 종 채 위원장
저층 최고급 주거단지로 조성해 사업성 높일 것
“자력재개발 방식 고수하면 내년 착공도 가능”
선택은 주민의 몫, 공동체 의식갖고 뜻 모아 주시길
인디안촌으로 불리던 홍제동 9-81번지 일대가 개미마을이 된 것은 지난 85년이다. 92년까지 산림청으로부터의 토지 불하를 완료한 개미마을 주민은 179가구에 천막 8개 총 2000명이었다.
6년 뒤인 98년 1대 서대문구의회 도시계획심의위원이었던 김종채 위원장은 당시 개미마을 노인회장이 도움을 요청하면서 부터 개미마을과 인연을 맺게 됐다. 98년 3월 제1차 주민총회에서 주민 250명 중 168표를 얻어 추진위원장에 당선된 후 10년간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가며 한길을 고집해온 김 위원장의 남다른 소감과 지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개미마을의 주택개량사업을 위해 10년간 한 길을 걸어왔다는 김종채 위원장.
□ 서울시로부터 지구단위계획 심의가 통과됐다. 소감 한말씀?
■ 100% 만족스럽진 않지만 감사한다. 수많은 소문과 수차례 소송에도 믿음과 신뢰를 주신 12분의 임원들께 누구보다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 분들의 믿음이 없었다면 포기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 가장 어려웠던 점은?
■ 많은 일이 있었지만 몇 년 전 개미마을 주민들에게 개발을 포기하면 은평뉴타운 입주권을 준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주민들은 동요했고, 나는 졸지에 나쁜 사람이 됐다.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공문을 보내 은평뉴타운 건에 대해 주민들에게 인근 토지값에 준한 보상과 입주권을 몇 평으로 줄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질의했다. 그러나 시에서는 「자금이 부족하니 주민의 뜻에 따라 개발을 하라」고 답변해 왔다. 구에서 실시한 주민설문조사 결과 60% 이상이 자력개발을 원하는 것으로 나와 지금까지 사업을 추진해 올 수 있었다.
□ 그린벨트 해제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아는데?
■ 우리지역은 179가구가 무허가 건물인데다 지적도 도면에 임야로 돼 있어 그린벨트 해제가 어려웠다. 전국 그린벨트 주민연합회 서대문구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2차례 궐기대회를 여는 등 우리의 뜻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중 국토해양부가 100가구 이상 도시지역은 그린벨트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2006년 3월 16일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변경됐다.
□ 개미마을은 어떤 환경의 주거단지로 조성될 것으로 보나?
■ 4층 이하의 400세대 정도의 주거단지로 지어질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주변 여건상 실개천과 녹지대를 조성하고 인왕산과 등산로 연계, 보행자로가 만나는 지점에 쌈지형 휴게시설을 조성한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 토지 등 소유자가 316가구 정도지만 절반 가까이 현금청산대상자가 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일반분양비율이 높아져 사업성이 좋은 편이다. 저층 주택단지기 때문에 고급화해 타 단지와 차별화를 두는 것이 사업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일 것으로 내다본다.
□ 앞으로 일정은?
■ 현재와 같은 자력재개발 방식으로 추진할 경우 3월 초 구역지정고시를 받고 기본 설계가 나오면 제6차 주민총회를 열어 관리처분 총회 및 사업시행 인가 등을 논의한 뒤 내년 착공까지 빠른 사업추진을 내다볼 수 있다. 자력재개발방식은 주민이 원하는 평형대로 지을수 있고, 임대아파트를 짓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주민의 100% 동의로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반면 도정법에 따른 주택재개발 방식대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주민동의는 76% 이상만 얻으면 되지만 구역지정과 추진위부터 다시 구성해 사업을 해야 하므로 속도가 늦어지게 된다. 선택은 주민 몫이다.
□ 마지막으로 주민에 한 말씀?
■ 개미마을 주민들은 누구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오랜기간 고생하며 사신 분들이다. 주민들이 처음에는 주택재개발이 불가능한것 아니냐고 의심도 했지만 이제는 사업자체를 반대하는 주민은 없다. 지금도 많이 사업이 늦어져 앞으로는 빠른 개발을 기대하는 분들도 많다. 우리마을의 주택개량사업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하는 사업인만큼 마음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