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발의로 구의회에 상정됐던 친환경 학교급식지원조례안이 수차례 논의와 심의과정을 거쳐 지난 5일 제155회 구의회 임시회에서 가결됐다.
이에따라 올해부터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친환경 쌀을 지원하는 등 순차적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학교와 영유아급식에 공급하게 돼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도 6월 조찬우 씨 외 주민 7800여명은 학교급식 자재를 안전한 우리 농수산물로 사용하자는 취지에서 조례안을 발의했으나 「우리 농수산물」표기와 관련 WTO(세계무역기구) 농업협정위반 가능성 등을 이유로 구의회에서 보류된 바 있다.
이 후 학교급식법이 「우리 농수산물」이라는 표기를 전부 삭제하는 방향으로 2008년 3월 개정됨에 따라 개정된 학교급식법을 근거로 관내 초·중고와 유치원 및 영유아 보육시설 원아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구의회는 조례제정에 앞서 친환경 급식이 잘 진행되고 있는 학교를 탐방하고 친환경 식자재를 생산하는 지역을 방문하는 등 친환경 식자재 도입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구청 또한 원활한 학교급식지원을 위해 수요조사를 실시, 친환경 학교급식 희망학교 6개교를 선정하고 서울시 타 자치구의 급식지원 사업현황을 파악하는 등 세부계획을 수립했다.
■ 시행계획 총괄
오는 3월2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시범 운영하게 되는 친환경 학교급식지원 사업은 우선 급식지원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를 통해 선정된 시범 운영학교에 쌀뿐만 아니라 부식자재까지 친환경 식자재로 운영할 수 있도록 80~90%를 지원한다.
그밖에 친환경 쌀 도입을 희망하는 학교에도 친환경 쌀 도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액을 지원하게 된다.
친환경급식 시범 운영학교는 급식에 사용하는 일반 식재료를 친환경 농·축·수산물 등으로 전환해야 하며, 친환경 급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액의 급식비 중 80~90%를 구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를 학부모가 부담하게 된다.
실제 타구의 사례를 볼 때 친환경 급식으로 전환할 경우 1인당 한 끼 평균 400~500원 가량 급식비가 증가하며, 구는 이중 80%에 해당하는 320~400원 가량을 지원하게 되고, 학부모들은 1식당 80~100원, 한 달(주당 5식씩 4주 기준) 평균 1600~2000원을 더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정부미에서 친환경 쌀로 전환하는 학교의 경우는 차액이 20㎏들이 한 포당 2만8430원(2009년도 정부미 가격과 구와 도농교류를 맺은 전북 완주군의 친환경 쌀 공급가를 기준)정도이며, 이중 구가 50%인 1만4215원을 부담하고, 학부모들은 월 평균 995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
한편, 친환경 학교급식지원 관련 심의역할을 담당하게 될 급식지원심의위원회는 부구청장을 위원장으로 총 15인 이내로 하며, 필요에 따라서 식재료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급식지원센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안전한 학교급식 “이제는 학부모가 나설 차례”
학교장 등 관계자 업무 늘고 자원 없어 의지 부족
■ 문제점 및 모델제시
한편, 구는 수요조사를 통해 희망했던 6개 학교(고은초, 금화초, 명지초, 북가좌초, 연희초, 창서초)에 대해 학교급식지원에 대한 희망 조사를 다시 한 결과 당초 예상과 달리 창서초와 연희초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에서 희망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고은초등학교의 경우는 시에서 지원하는 급식학교로 선정돼 중복을 금한다는 서울시 조례에 따라 구의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신청하지 못한 경우지만, 나머지 학교의 경우는 학교장과 영양사들의 협조가 부족해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 관계자는 『본 사업은 학부모와 학교장의 참여의지가 중요한 사업이지만 기존에 희망했다가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학교의 경우는 그 의지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학교장과 영양사의 의지와 역할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급식을 담당하는 영양사와 학교장의 경우, 자신의 업무가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에 대한 지원은 있지만 담당자들에게는 업무만 늘어날 뿐 지원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서정순 구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고은초등학교를 모델로 제시하며 학부모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한살림」이라는 친환경 먹거리를 공급하는 업체에서 아이들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관내 학교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급식자재 지원 사업」을 한 적이 있다. 당시 각 학교들은 아무런 부담 없이 신청서를 통해 식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훗날 친환경 급식으로 전환됐을 때 업무가 늘어날 것을 우려해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며 『고은초등학교의 경우는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들이 설문을 통해 수요조사를 실시, 직접 학교장을 설득하는 작업을 거쳐 친환경 학교급식을 하고 있고, 학부모들 또한 안전한 학교급식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자녀의 학교급식에 가장 민감한 사람은 학부모』라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학교장을 설득하고, 때로는 압력을 가하더라도 학부모들이 주축이 돼 친환경 학교급식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