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새해를 맞아 열린 첫 의회에서는 불과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지난해 마지막 정례회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이 실감난다고나 할까?
보통 의회에 가면 세 부류의 의원들이 있다.
구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열심히 질의하며 안건을 꼼꼼히 살피는 의원, 지역구 현황을 열심히 살피고, 곳곳을 순찰하느라(?) 전날의 피로를 미처 풀지 못해 눈을 감고 묵묵히 명상에 빠지는 의원, 아예 자리를 피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의원 등이다.
작년 마지막 정례회 때까지만 해도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인가보다」 혹은 「다른 관계 공무원들과 이야기 하는가 보다」하며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이번 첫 임시회에서는 의원들의 의지(?)가 달라 보였다.
여전히 세 부류의 의원들은 변함이 없었지만 개회 선언 후 자리를 박차고 나가 보이지 않다가도 느닷없이 나타나 깜짝 질문을 하곤 다시 사라지는가 하면, 깊은 명상에 빠졌다가 깨달음을 얻은 사람 마냥 눈을 번쩍 뜨고 질문을 했다가 다시 명상을 시작하는 기이한 현상이 눈에 띄었다.
문제는 카메라였다. 의회에는 의원들의 활동을 사진으로 담는 사진기사가 있다. 의원들이 회의하는 모습이나 발언하는 모습, 회기 중의 여러 모습들을 사진에 담아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
이상하게도 의원들은 자리를 비웠다가도 카메라가 들어오면 정좌해 발언을 하거나, 명상을 하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이러다 올해는 정말 의원들 모두 카메라 기사의 스케쥴에 맞춰 줄을 서 발언하는 건 아닐까 염려스럽다.
지역 내 정치 인사들은 항상 인사말 말미에 「소의 해를 맞아 소처럼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 나가자」고 이야기 한다. 「구민의 대변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의정활동을 한다면 과연 대변자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까?
기축년 소의 해답게 보여주기 위한 사진하나를 남기기 위해 거짓의 탈을 쓰기 보다는 내실 있게, 정말 소와 같은 묵묵함으로 의정활동을 펴 나가는 것이 진정으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자세가 아닐까 한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