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발레공연이 열렸다.
지적장애와 자폐 등의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조금 어색한 동작이지만 비장애 어린이와 함께 같은 무대 위에서 공연을 펼친 「발레리나」, 「발레리노」였다.
지난 29일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서대문문화회관에서 열린 「꿈과 희망 그리고 평화」발레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평화어린이발레단이 그 주인공이다.
평화어린이발레단은 작년 동덕여대 대학콩쿨 주최 장려상과 대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과 다양한 이력을 가진 발레단으로「나선영 Ballet Studio」의 대표 나선영 단장이 2001년 설립했다.
평화어린이발레단의 장애아 13명과 비장애아 21명, 총 34명의 어린이가 발레 공연을 펼치는 80분 동안 600석의 문화회관 대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큰 박수로 환호했다.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인 어린이 발레단원들에게 관객들은 매 장면, 매 막이 끝날 때 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공연을 관람한 이용헌(38·개봉동)씨는 『아이가 자폐증이 있어서 음악과 놀이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를 하고 있다』며 『평화어린이발레단에서 장애어린이들이 직접 공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폐아 수발자」들의 모임에서 만난 친구 아들이 공연을 한다고 해서 아이와 함께 응원하러 왔다』고 전하며 평화어린이발레단의 성공적인 공연을 기원했다.
지적 장애를 가진 조카의 공연을 보러 왔다는 박미옥(36·하계동)씨는 『조카가 발레를 시작하면서 많이 건강해졌다』며 『공연 시작 전에 잠깐 만났을 때, 떨린다고 걱정했지만 잘 할것이라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작년 3월부터 장애 어린이에게 발레를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나선영 단장은 『귀족예술로 인식되는 발레의 대중화를 이루고 싶었다』며 아이들에게 무료로 발레를 가르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 나 단장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 역시 자세 교정 등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함께 가르치게 된 것』이라며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아이들이 뿌듯함을 내비쳤다.
평화어린이발레단 나선영 단장은 장애 어린이와 비장애 어린이들이 발레를 통해 운동하면서 서로 교감하는 과정을 큰 장점으로 꼽는다. 함께 마룻바닥에서 뛰고 뒹굴며 운동하면서 자연스레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등의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자폐성 언어발달장애를 가진 이미나(11)양의 어머니 정점순(45·은평구 응암동)씨도 『정상 아이들과의 발레를 통해 상호작용으로 의사표현능력도 늘고 자신감도 늘었다』고 말했다.
첫 공연이 끝난 후, 커튼이 내려오는 중에도 계속되는 박수소리와, 발레단원들이 모인 분장실에는 공연을 축하하러 온 수많은 사람들로 인파를 이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Mini 인터뷰 / 발레로 자폐 극복한 미나양과 어머니 정점순 씨
“발레통해 건강해진 미나보며 뿌듯”
혼자지내기 보다 비장애인과 교감 기회 필요
장애를 가진 아이가 발레를 시작하고, 연습하며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뒤에서 말없이 헌신한 어머니의 노력이 깃들어있었다. 이미나(11)양의 지난 2008년 3월부터 11개월가량의 어린이발레단 생활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발레를 하면서 말수도 늘고 적극적인 아이로 변했다는 미나양과 어머니 정점순 씨
자폐성 언어발달장애를 가진 이미나(11)양이 발레를 하게 된 배경과 과정, 공연 한 오늘에 이르기까지를 설명하던 어머니 정점순(45·은평구 응암동)씨는 그간의 시간을 이렇게 회고한다. 『아이의 걷는 모양새 자세교정을 위해 발레를 시켜보려고 했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어 장애아에 대한 차별을 피부로 직접 느꼈다』는 것.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을 통해 장애 어린이와 비장애 어린이가 함께 발레를 배우는 평화어린이발레단을 알게 됐고, 미나가 발레를 시작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매번 함께 발레수업을 한다는 정 씨는 미나의 돌발행동으로 초기 발레수업 역시 만만치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꾸준히 발레연습을 하면서 이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게 됐고 돌발행동의 횟수는 점차 줄기 시작해 지금처럼 무대에도 오를 수 있었다.
말 수가 적고, 낯을 가리던 딸이 또래 친구들의 얼굴을 외우고 도란도란 모여 앉아있는 것을 본 정 씨는 『장애 아이들과 정상 아이들이 함께 발레를 배우면서 교감을 하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아이의 건강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발레를 통해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던 미나도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등 언어적인 면에서 발달했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긍정적인 면이 나타났다는 것이 정 씨의 설명이다.
3시 공연이 끝난 직후였음에도 지친 기색 없이 환하게 웃는 딸의 모습을 보던 정 씨는 미나가 발레를 시작한 이후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고 한다. 체중조절 때문에 밥을 잘 먹지 않는 것.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친 후 7시 공연 연습을 위해 바쁜 걸음을 옮기는 미나가 발레를 통해 무대 위에서 뿐 아니라 건강한 숙녀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이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