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앞으로 다가온 설을 위해 모두들 따뜻하고 넉넉한 설맞이에 한창인 요즘, 아픈 자식과 손주 병 수발에 병원비라도 조금 벌어 보려고 명절에도 폐지를 주우러 다녀야 하는 어려운 이웃이 있다.
은평·서대문적십자봉사관(관장 신건산)에서는 이러한 소외된 계층의 이웃들에게 다가오는 명절이 보다 따뜻할 수 있도록 온정의 손길을 전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적십자봉사관 내 「홍은2봉사회(회장 신양순)」 신양순(58) 회장과 이재선(53), 최종선(46)씨가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홍은 2동에 거주하고 있는 홍길순(72) 할머니를 방문했다.
홍 할머니는 리어카로 폐지를 주우며 하루 4000원 가량을 벌어, 8평 남짓한 반지층 단칸방에서 손자와 둘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얼마 전, 손자가 오토바이와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를 다쳤다. 척추가 어긋난 것 같은데 돈이 없어서 병원은 커녕 치료도 못하고 있다』며 『건강하기라도 해야 일을 나가 조금이라도 더 벌텐데 오래 앉아 있거나 서있질 못해서 그것도 힘들다』는 홍 할머니는 하루 반나절 주은 폐지를 팔아 하루 끼니와 생활을 해나가고 있었다.
『큰 자식은 정신이상을 앓고 있어서 경기도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데 그나마 병원비는 주변에 딱한 사정을 안 이웃들이 도와줘 영세민으로 입원해 크게 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홍 할머니는 『나도 나이가 들어서 몸을 가누기가 힘든데, 요새는 폐지 줍는 사람들까지 많아져 리어카에 가득 폐지를 주어가도 4000원 밖에 받지 못한다』고 한숨지었다.
적십자 봉사관에서 전달한 쌀 10㎏ 한포와 라면 1상자를 받고 홍 할머님은 『두 식구 두 달은 먹을 수 있겠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아침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점심은 폐지 주우러 가면서 자비원에서 무료로 주는 점심밥을 얻어먹고 있다』는 홍 할머니를 보면서 신양순 회장은 마음이 편치 않아 『다음에 또 가져다 드릴테니깐 끼니 거르지 말고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라고 말을 건넸다.
폐지를 주우러 나가야 하는 할머니를 위해 서둘러 자리에서 나온 홍은2봉사회는 『주변에서 권유해 시작한 봉사활동인데 고마워하는 어르신들 보면 「정말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몸이 건강해서 움직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한 꾸준히 어려운 이웃들을 보살피며 살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