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칼럼/홍제천의 봄
홍제천 이야기(3)/홍제천에도 새해가 밝아온다
글 우 원 상
2009-01-05 15:20
경제공황 속에도 기축년의 홍제천은 새롭다
다시 돌아온 물줄기 옥류되어 흘러
우원상 고문
온 지구촌이 경제공황(經濟恐慌)으로 시달리고 있을지언정 우리 홍제천의 기축(己丑)년 새 아침은 새로운 감회에 젖어있다.
한 세대(世代)를 넘게 떠나있던 홍제천의 물줄기가 다시 돌아와서 지난여름부터 옥류(玉流)가 되어 흘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대문구민의 열망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 쾌사(快事)는 서대문의 새로운 자부심으로 부상(浮上)했다.
더불어 서대문의 봉화탑인 안산(鞍山)봉우리도 새로운 기상(氣象)으로 우뚝 솟아 새해맞이의 현란(絢爛)한 서광(瑞光)을 받아 온 산천에 서기(瑞氣)가 넘쳐흐른다.
더 나아가 그 기상과 그 서광의 빛으로 새 아침의 메아리를 빚어내어 서울 장안(長安)에 새해 메시지를 전파(傳播)하고 있다.

「우리 모두 황소처럼 인고(忍苦)의 미덕(美德)을 본받아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근면(勤勉)함으로 오늘의 국난(國難)을 극복해야 할지어다」라는 외침이 하늘 높이 울려퍼지고 있다.
이 메시지를 인왕산과 북악(백악), 그리고 남산이 화답(和答)하고 북한산이 옳다고 찬종하여 한강수가 호응했음을 아는가?
이 자연의 울림을 듣고 느끼는가.

요즘 친자연, 친환경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무엇인가 아쉬움이 있다. 이미 자연환경은 오염되고 훼손된 마당에 뒷 멋을 부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앞선다.
애당초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여 순리(順理)대로 삶을 영위하면서 모든 일에 균형의 조화를 이루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 아닌가.

또한 너무 급진적으로 매사를 추구하는 바람에 많은 시행착오를 저질러 왔다. 정치·경제·건설… 어느 분야든지 매한가지였다.
이러한 물결을 타고 부조리와 부정부패가 판을 쳐 온 것이다. 시행착오로 인한 수많은 예산과 자원의 낭비, 그 숱한 안전사고도 이에 따른다 하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옛말이 이에 해당된다.

또 하나 곁들인다면 현시에 일편단률적으로 난립하는 아파트 단지도 우리 국토와 신구 문화가 절충된 조화가 있었다면 더 문화적인 이상형(理想型)이 아니겠는가!
우리 사회가 향상되고 발전했다면서도 인간성이 좋지 않아지고 궂은 일 힘든 일 안하려 들고 사치는 극에 달하고 빈부격차와 갈등이 심해지고 공의로운 면이 없는 무질서한 사회로 치닫는 현실을 어떻게 할까나.

지금의 국난(國難)이 세계적인 위기 속의 일환이라지만 나라의 기틀이 굳건하게 균형잡혀 있었다면 이렇게 힘겨워 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위상에 온 국민이 고무됐을 것이라 여긴다.
10여년전 우리나라가 IMF 위기에 처했을때 세계적인 석학이며 프랑스의 문명 비평가인 「기 소르망」이 한국에 와서 충고한 말이 떠오른다.
『한국의 문화 이미지를 높여야 경제가 산다. 강력한 문화 없이는 훌륭한 국가도 발전도 불가능하다』는 직언이 새삼스럽다. 한국문화를 온 세계에 널리 펴서 국제적으로 한국문화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외래 사조(思潮)에 휩쓸려 자아상실의 늪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의 확고한 정체성을 지니고 국제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견주었을 때 떳떳하게 웅비(雄飛)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 우리는 안산의 메시지를 가슴에 새기면서 새해 복 많이 받아야 할 큰 그릇을 열심히 빚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