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기고
독자가 보낸 편지
이상희 할머니
2009-01-05 14:51
악극 홍도야 울지마라 를 마치면서
감독님과 지도교수님의 열정에 깊은 감사 전하고파
아쉬운 남은 공연, 한번 더 재연 기회 주어졌으면
이상희 할머니(홍도야울지마라 백화 역)
꿈꾸는 청춘예술대학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내내 노심초사 우리들을 보살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저는 서대문구 노인복지관에서 3년째 문예창작공부를 했고, 지난 시간까지 자서전 공부를 마칠 수 있어 이렇게 「홍도야 울지마라」를 마친 공연 후기도 쓸 수 있게 돼 참 기쁩니다. 먼저 노인복지관 관장님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따뜻하게 어머니처럼 맞아주시고, 연극을 하는 동안 물심양면으로 마음을 써주시는 모습에 참 따뜻한 마음으로 복지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연습 뒷바라지며 궂은일 도맡아 주신 강준성 복지사님, 매사에 성실하고 따뜻하게 복지업무를 해주셔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생의 희비가 고스란히 담긴 역사적 비극의 현실을 담은 「홍도야 울지마라」를 공연하면서 인생의 경험이 있었기에 속에 담긴 진정한 감성을 실감나게 연기 해 낼 수 있었던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모두가 우리를 지도해 주신 윤여성 감독님과 류근혜 지도교수님 덕택임을 알고 있습니다. 윤여성 감독님의 호통소리는 참 무서웠습니다. 미소 띤 눈매, 곱상스런 입 맵시, 보드라운 마음속 어느 곳에 그런 괴성이 나올 수 있었는지…. 감독님, 그런 무서움에 우리는 순간 바위가 되기도 하고 무서움에 떠는 학생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방 토닥여 주시는 손길에 무서움이 한순간에 녹아내렸답니다. 30여년의 열정이 묻어나는 감독님의 노력에 무대에서는 술술 대사를 잘 해낼 수 있었으니 감독님의 호통은 「백만불짜리 괴성」이었습니다. 첫 인상은 냉정한 듯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면 지혜로운 미소를 가지신 류근혜 교수님. 선생님은 교육지도자로 뛰어난 분이셨습니다. 투박한 소리가 연습에 지장을 준다면서 실내화도 신지 않으시고 연약한 발 맵시로 지도해 주시는 열정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외웠던 대사 다 잊어 교수님 뒷통수 치기가 일쑤였으니 정말 죄송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냉정한 듯 위엄이 넘치던 우리의 지도 선생님 두 분. 전문가의 손길로 이곳 저곳 세세히 챙겨주시며 정들인지 3개월 접어들면서 그렇게 다정다감하실 수 없었습니다. 첫 인사말씀으로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따듯하게 감싸주라는 말씀을 몸소 실천해 주셨습니다. 무딜대로 무뎌진 노인들 지도하시느라 지칠 만도 하련만 수업이 끝나면 한 번도 우리의 인사를 안에서 받지 않고 문 밖 까지 나와 한사람씩 인사하셨고, 그 인사는 늦은 시간 지쳐 돌아가는 마음에 큰 힘이 됐답니다. 덕분에 종종걸음치며 또다시 내일 연습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2월 9일 3개월 못 미친 연습의 결과물인 「홍도야 울지마라」 대단원의 막이 내리고 나니 아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물심양면 수고하신 보답으로 좋은 평이 나와야 할 텐데 백발에 서툰 연기로 보답 못할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연기 중에 아쉬운 점은 소품 목욕바구니를 사용 못했던 점, 또 한가지 홍도가 시모에게 신발로 맞을 때 덥쳐 대신 맞고 포근히 못 안아준 것, 울면서 쓰러진 홍도 눈물을 닦아주며 안아주지 못한 점 등입니다. 다시 한번 재연 기회가 있다면 목욕바구니를 모란에게 들게하고 애처러운 홍도를 진심으로 안아주는 친구 역할을 제대로 해 내고 싶습니다. 관객으로 참여했던 친구와 가족들도 다시 보기를 바라고 있으니 이 기대와 소망이 주최하신 분들게 전해진다면 저의 연기도 제대로 한 번 다시 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소신껏 하라시던 격려말씀 덕분에 힘을 얻어 열심히 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지도자 선생님 두 분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