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기고
자유기고/정 두 언 국회의원
정 두 언 국회의원
2006-04-27 14:53
선거법 위반 재판을 끝내고 나서…
많은 이들에게 고통 준 시간
의정활동매진해 보답할 것
정두언 국회의원

2000년 4.13 총선에 낙선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날 갑자기 내 홈페이지에 이상한 내용의 글이 떴다. 국회의원에 당선한 상대방 후보가 지역주민에게 돈을 뿌린 내용이 날짜, 금액, 받은 사람 등으로 상세하게 정리된 문건이었다.

아주 적은 표차로 낙선하여 실의에 빠져있던 나는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야. 이거 선거를 다시 하는 거 아닌가.」 지구당 사무실 직원들에게 고발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나는 몹시 흥분해 있었다. 그런데 그 이튿날 포이동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얘기 들었는데, 너 선거에 졌으면 깨끗이 승복할 것이지. 그게 무슨 짓이야. 너는 완벽하게 법대로 선거를 치렀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으면 그만 둬. 마음 고쳐먹고 차분하게 4년 후를 준비하는 게 좋을 거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나는 한참을 망설였다.

그러다 결국 고발을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때의 내 결정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낀다.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난후 절치부심하며 홀로서기에 성공했고, 또 그 과정에서 이명박 시장과 만나 서울시 부시장이란 귀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탄핵이라는 극한 상황을 뚫고 건국 후 처음 서대문을 지역에서 구 여권후보로 당선이 되었다.

그런데 2004년 4.15 총선이 끝나고 나는 느닷없이 선거법위반으로 고발이 되었다. 선거기간 중 나와 우리 선거운동원들은 정말 모범적이고 깨끗한 선거를 치루자고 다짐했고, 또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자부했었다. 그러나 상대방은 무려 16개 항목에 걸쳐 고발을 했고, 그로부터 무려 4개월간의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수십 명의 지역주민들이 소환되어 고통을 받았다. 그러나 혐의사실 대부분이 사실무근임이 드러나자 사법당국은 사상유례 없이 과거 서울시 부시장 시절의 업무추진비(판공비) 내역을 압수수색하여 일일이 조사까지 벌였다. 그 결과 4건이 기소되어 2건에 대해서 사전선거운동 혐의가 인정된 것이다. 선거로부터 무려 8∼9개월전일이고, 그 당시는 한나라당 당원도 아니었던 시절이었는데도 그렇게 되었다. 재판과정에 대해서는 생략하겠다.

하지만 나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고, 또 상처를 입었다. 나를 가까이서 도와준 동지들은 벌금형까지 받았다. 정양근, 주관성, 주성종 등. 특히 주성종은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당하며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으나, 선거법관련부분 말고는 모두 무혐의 처리되었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도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나를 도우려고 노력한 점에 대해서 그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동안 아무 일 아닌 것처럼 태연한 척 하긴 했지만, 사실 나 자신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의정활동에 충실하기도 힘들었고, 지역구활동도 많은 제약을 받았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게 지난 일이다. 모든 걸 툴툴 털고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그동안 나를 믿고 아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더욱 훌륭한 의정활동과 지역활동으로 보답하고자 한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