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창간15주년을 맞아 순천향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장호순 교수를 만났다. 항상 「작은 언론이 희망」이라고 강조하며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는 장 교수는 신문시장 전체를 사양 산업으로 이끌고 있는 중앙 일간지의 악순환을 꼬집으며 지역 언론이 추구해야 하는 언론상에 대해 역설했다.
<편집자주>
□ 지역신문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중인 것으로 안다. 지역 언론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
■ 인간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 언론의 순기능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언론은 정치적 목적이나 이윤추구로 인해 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앙언론이라고 불리는 일간 신문들이 전체 신문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순수 정론을 추구하려는 신문들마저도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으며 사양 산업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역 언론은 하나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세밀하고 정확한 기사를 써 낸다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 시켜줄 뿐만 아니고, 독자가 곧 주체가 되는 체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체계는 독자와 신문간의 신뢰를 쌓게 하고 나아가서는 지역사회 발전의 중요한 역할까지도 담당하게 된다.
□ 중앙 일간지의 악순환이 신문을 사양 산업으로 이끌고 있다는 이야긴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이 그런가? 또 반면 지역신문이 가지는 장점이라면?
■ 중앙 일간지가 신문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독자수가 많아지고 광고 비중이 높아져 광고주에 의해 기사 방향이 바뀌는 사례가 많다. 다시 말해 정론보다는 이윤추구를 위해 신문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다. 얼마 전 있었던 촛불집회에서도 시민들이 몇몇 일간지를 겨냥해 광고주를 압박했던 사태는 시민들조차 광고가 신문사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신문의 평균 발행부수는 3만8000부로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많은 숫자가 아니다. 지역신문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발행부수가 중앙일간지처럼 많지 않아 광고주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과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깊숙한 생활까지도 세밀하게 파고들어 소소한 것들까지 기사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주민들이 주체가 돼 「독자=신문주체」가 됨으로 지역밀착형, 주민을 위한 신문이 되는 것이다.
□ 2004년 지역신문발전 지원 특별법(이하 지역신문법)이 한시법으로 제정되는데 큰 역할을 했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 영세한 지역, 지방신문들에게 더 나은 기사가 나올 수 있도록 보조금을 일부 지원하는 지역신문법이 2010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4년이 지난 지금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와 개인적으로 지역신문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해 본 결과 법 적용 초기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지역신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됐고, 만족도 또한 높아졌다.
지역신문에 만족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같은 지역민들의 이야기가 실리는 기사를 가장 선호했고, 중앙정부의 이야기 보다는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소식을 더 궁금해 하고 있었다. 또, 지역신문법 제정 당시 반대하던 많은 사람들도 옹호는 아니지만 필요성을 인식해 부인하지 않고 있다.
□ 현재 지역언론 미래를 위한 후진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정책적인 부분은 더 전문가에게 맡기고 지금은 지역언론에서 활동 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해 육성해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순천향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PMSG(신문제작실습동아리)-Print Media Study Group」을 만들어 지역신문에 관심 있는 유능한 학생들이 모여 지역언론에 대해 공부하고, 실습하며 체험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도가 좋아지고 사람들 인식이 개선돼도 지역언론에서 정론을 펼칠 인재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지역언론 1세대들은 이미 사회와 타협하고 광고로 신문을 경영하려는 습관이 몸에 베어 아직까지 지역언론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지역언론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올바르게 교육하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역언론이 어느 정도 기반이 다져가고 있고 외국 유학을 통해 얻었던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올바르게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교육을 이수하고 지역언론에서 활동하는 후배들이 앞으로의 지역언론계를 새롭게 바꿔내리라고 생각한다.
□ 지역신문사들이 지역민에게 다가갈 방법을 제시해 준다면?
■ 신문은 주민들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 돼야 한다. 물론 중앙 일간지와 같이 중앙정부를 비추는 거시적인 신문들도 있어야 하지만 이를 모델로 삼아서는 안된다. 보다 지역민에게 다가가고 주민을 위한 기사를 쓰려면 같은 지역민이 돼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의 마음까지도 비출 수 있는 거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신문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비용,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극복한다면 외국처럼 우리나라도 중앙 일간지 보다 지역신문이 더 읽히고 선호하는 신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