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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노년’ 연극과 사랑에 빠지다
sdmnews 옥현영
2008-11-12 11:04
대사외우기 힘들지만 못다한 꿈 이룰 수 있어 행복
12월 홍도야 울지마라 악극 공연 위해 9월부터 맹연습 중
지역 미인대회 출전자부터 보청기를 끼고 작품에 임하는 77세의 어르신 등 다양한 이력의 할머니들이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만은 남다르다. 아랫줄 오른쪽이 연극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극단 로얄씨어터 윤여성 대표다.

「인생은 60부터」의 구호가 이제는 「청춘은 60부터」로 바뀐지 오래.
하지만 주변의 시선이나 환경, 경제적 활동유무, 문화혜택 등은 아직 급변하게 노령화되는 사회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고령화 시대 문화프로젝트 「꿈꾸는 청춘예술대학」은 그런점에서 노령화 사회에 새로운 문화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진행중인 이 대학은 서울시 「9988 노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존 노인복지서비스와 차별화해 노인수요와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특화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 서울시내 18개 자치단체에서 실행중이다.

교육대상은 만 60세 이상 노인으로 분야도 다양해서 연극과 미술, 악극, 영화, 음악 퍼포먼스, 인형극, 통합 치료등 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지자체당 2000만원까지 지원된다.
서대문구 역시 「꿈꾸는 청춘예술대학」의 일환으로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12일까지 2주간 신청자를 받아 3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했다. 참여를 희망한 어르신들은 오는 12월 중순경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될 악극「홍도야 울지마라」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매주 두차례 맹연습 중이다.
서대문에서 임선규 선생의 작품 「홍도야 울지마라」가 작품으로 선정된 것은 서대문이 독립운동의 발상지인 독립문형무소역사관이 소재한 곳이라는 점에서 기인했다.

책임강사로 참여중인 극단 로얄씨어터 윤여성 대표는 『일제 강점기 우리 역사와 애환이 담긴 악극으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홍도야 울지마라」를 독립운동의 역사적 공간인 서대문에서 공연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설명한다.

이 작품을 위해 윤여성 대표 외에도 현 상명대 연극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는 류근혜 교수와 5명의 전문강사들이 시간을 나누어 무대에 오를 할머니들을 지도하고 있다.
작품을 위해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할머니들은 모두 20여분 정도. 처음 모집공고를 보고 30명 가까운 어르신이 찾아왔으나 대부분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하고 현재는 20명만이 남아 연습을 해오고 있다.

멀리 양천구에서 악극에 참여하기 위해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까지 다니고 있는 이상희 할머니(양천3동 ·77)는 참가 배우들 중 최고 연장자 지만 복지관 주최 연극만 이번이 세번째 작품이다. 특별히 맡은 역할이 없어 홍도의 친구 기생 매화, 백화, 청화 등 역을 번갈아 가며 소화하고 있다.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에서 문예창작반을 3년째 다니다 우연한 기회에 홍도야 울지마라에 참가하게 됐다』는 이 할머니는 하지만 연극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남다르다.

『비록 배역도 매일 다르고, 연기도 어설프지만 책임감 없이는 해낼 수 없는 것이 바로 연극』이라며 빛나는 눈가에 웃음을 띤다.
65년 미스 고양시 출신으로 67세의 나이에도 미모가 돋보이는 홍도 시누이 봉옥이 역을 맡은 장석자 씨(북가좌동·67)는 『문화체육회관을 통해 단전호흡을 하다 오빠가 자주 부르던 「홍도야 울지마라」가 생각나 참여하게 됐다』면서 『처녀시절 가수가 되고픈 꿈이 있었지만 부모님이 엄해 포기했다가 지금에서야 그 꿈을 이루게 돼 앓고 있던 우울증마저 치료가 됐다』고 자랑이다.

꿈꾸는 청춘예술대학은 지난 9월 16일부터 매일 수요일과 금요일 두차례 2시간씩 연습을 진행중이며 12월 중순 작품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