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지역에 소규모 주택을 소유한 서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은 채 세입자로 전락할 처지에 놓이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와 상가소유자 등 대규모 지분보유자가 책임져야할 임대주택 신축비와 도시기반시설 설치비용, 세입자 주거이전비, 이사비, 상가세입자 영업손실보상금 등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공동분담, 책임져야하는 현재의 재개발 법 때문이다.
개발로 인한 조합원의 과부담이 현실화 되면서 서대문구 관내 재개발조합과 추진위원회를 비롯한 전국도시재개발 연합회(회장 조광남)산하 재개발 조합들은 『노후 불량건축지역을 쾌적하고 살기 좋은 주거공간으로 개선하기 위해 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도시재정비 촉진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공특법)」 등 재개발 관련법들이 당초의 입법목적과 달리 영세 조합원들의 숨통을 조이는 악법으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합리적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촉구하는 제도개선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관리처분인가 후 이주중인 가재울뉴타운 3,4구역에서는 이사할 돈이 없는 조합원들이 이주를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 지난해 4월 개정된 공특법적용으로 추가비용까지 발생할 처지에 놓여 조합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개정된 공특법을 적용할 경우 세입자 주거이전비를 4인 가족기준 983만원에서 1311만원(약9.8%증액)으로 확대 지급해야 하기때문에 조합전체가 정부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만약 추가비용을 조합이 떠 안게 되면 조합원 비례율(원 재산가치를 개발후 가치에 환산한 비율)이 약 2%가까이 떨어져 조합원당 1000만원 정도의 추가부담이 발생해 가뜩이나 원주민 정착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가재울 3,4구역 재개발 조합은 『조합원의 재산을 투자해 시행하는 민간사업에 공특법을 적용, 국가가 보조해야할 세입자 주거이전비 등 복지비용을 조합원의 부담으로 전가하는 것과, 2003년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후 2007년1월 구역지정고시 등 법절차를 진행해 온 뉴타운에 2007년 4월 개정한 공특법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법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구하며 행정심판을 청구할 계획이다.
실제 30㎡의 지분을 가진 4구역 백조아파트 주민 이 모씨는 관리처분당시 약 1억3500만원의 감정평가를 받아 약 7700만원의 무이자 이주비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집을 구입하면서 빌린 4000만원을 상환하면 남은 돈 3700만원으로 세를 얻어야할 처지이다.
당초 뉴타운지정을 환영하고 조합에 협조했지만 왠만한 전세가 1억원을 호가하는 상황이 되자 남은돈으로는 살 집을 구하는 것이 불가능해 이주를 미루고 있다.
이러한 처지에 대해 이씨는 『나는 세입자도 없고, 상가 임차인도 없는데 어마어마한 세입자 주거이전비와 상가세입자 영업손실보상금, 이사비까지 나눠 내고 국가가 부담해야할 임대아파트와 공공시설의 비용까지 감수하라니 현행 재개발법이 영세 조합원의 간을 도려내는 악법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주장하면서 『서민 주거안정을 저해하는 노후지역 재개발은 해서도 않되고 원치도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씨는 또 『이사를 위해 조합원자격을 팔고 대체할 집도 알아봤지만 프리미엄은 떨어지고 인근 집값은 올라 각종 세금을 제외하면 근처에 똑같은 집을 사기위해 수천만원을 빌려야할 처지』라면서 『세입자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입주시점까지 버텨봐야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각 사업장에서 조합원의 불만이 현실화되자 재개발 사업 자체가 어려워질 것을 절감한 재개발조합모임인 「전국도시재개발조합연합회」는 제도개선 청원을 통해 ▲공특법 시행규칙 주거이전비보상조항 개선(조합원 대부분이 영세하므로 재개발 사업시 세입자 주거대책비 정부가 부담) ▲재개발구역에 건립되는 임대주택 매각시 생산원가 보장(현재는 재개발조합이 짓는 임대아파트의 80%정도에 정부에서 매입, 조합원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 ▲조합원의 사업비부담 증가시키는 분양가 상한제 제외 ▲영세조합원의 입주가 가능하도록 20~ 30년 장기저리 융자지원 등을 요구하기로 하고 조합원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벌이고 있다.
이에대해 서대문구청 한 관계자는 『세입자나 조합원이나 갑작스러운 임대료 상승으로 이주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안타깝지만 현행 재개발 및 보상 관련법이 사업자가 세입자를 보상하는 체재로 돼 있어 세입자의 편에서 적정하게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려면 조합원의 희생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라면서『앞으로 재개발지역의 보상이 공특법 적용을 받도록 한 부분은 많은 논의를 해봐야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정정호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