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인터뷰
클린 홍은동 선봉장 남 규 화 동장(홍은2동)
신진수 기자
2008-08-29 16:54
일할 땐 깐깐한 ‘동장님’, 일상에선 ‘형님·아우님’
“스스로 다짐한 ‘깨끗한 서대문 만들기’ 실천할 뿐”
3년6개월간 일용직 청소근로자와 함께 마을 청소
계단이 즐비한 오르막길을 청소중인 남규화 동장.

얼마전 홍은3동과 동이 통합되면서 더욱 넓어진 마을의 청소에 두팔을 걷어부친 남규화 동장은 청소 후 달라진 마을을 보며 스스로의 약속을 다시한번 다짐한다.
특유의 꼼꼼함과 끈기로 홍은2동 근무 3년째 하루도 청소를 거르지 않아온 남동장을 만나 그가 청소에 정성을 쏟는 이유와 뒷얘기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동네를 돌며 청소하다 보면 주민들은 옆집에서 치운 줄 알고 미안한 마음에 서로 돈독해지고, 나는 나대로 깨끗해지는 골목길 볼 때 마다 뿌듯하고 보람돼서 좋으니 이게 일석이조인 셈이지』

홍은2동에서만 3년6개월째 마을 청소에 앞장서온 남규화(54) 동장은 일반 일용직 청소근로자들 사이에 깐깐하고 꼼꼼하기로 소문난 공무원이다. 매일 아침 9시 출근과 동시에 청소근로자들과 함께 빗자루를 들고 나가는 폼이 하루, 이틀 해본 솜씨가 아님을 말해준다. 실제 남 동장은 하루 반나절 이상 청소근로자들과 똑같이 마을 청소를 한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혹한과 폭우가 쏟아지지 않는 이상은 공공근로자와 함께 매일 청소에 나서지. 함께 일하는 근로자들과  일정 구역을 나눠 똑같이 청소를 해서인지 공공근로자들도 잘 따라주는 편이지만 꼼꼼한 성격탓에 피곤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짓는 남 동장.

『일 할 때만큼은 확실하고 꼼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피곤해 할 수도 있지만 청소를 마치고 함께 먹는 점심 한 끼면 동장과 근로자사이라기 보다는 형, 동생 같은 사이가 된다』는 그에게서 특유의 친근함이 돋보인다.

3개월째 남 동장과 파트너가 돼 함께 다니고 있는 정문식 씨는 『동장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우리와 똑같이 일하고 청소하는 모습에서 존경스러움을 느낀다』고 남 동장의 끈기있는 책임감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남 동장은 과거 남가좌동에서 계장시절 당시 길기양 동장과 마을청소를 함께 하면서부터 남다른 생각을 가지게 됐다.

『청소와는 인연이 깊다. 시청에서 공무원을 시작할 때도 청소과에 있었고, 서대문구에서도 청소행정과에서 음식물 쓰레기 담당을 맡았다. 또동사무소로 발령 나면서 길 동장님과 청소를 다녔다』는 남 동장은 『서대문구에 발령 나면서 마음속으로 다짐했던 것 중 하나가 「깨끗한 서대문 만들기」였고, 지금도그 결심을 실천해 나가고 있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집에서도 청소를 잘도와주느냐는 질문에 남동장은 두 번 생각도 안하고 바로 『손도 까딱 안하지. 이불도 내 손으로 개 본적 없는 것 같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출근후 하는 청소는 공무원으로서의 책임감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고 일축하는 모습에서 일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불교신자로 열심히 절에 다니고 있다는 남동장은 『불자들의 수양이라는게 딱히 고행의 길을 떠나서 깨달음을 얻는것이라고는 생각 하지 않아. 단지 지금하고 있는 청소도 마음의 도를 닦는 하나의 수행이라고 생각해. 깨끗해지는 거리를 보면 마음이 맑아지고, 또 나로 인해서 주민들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다면 그만큼 좋은 수행도 없지 않겠어?』라며 인터뷰를 마치는 그의 모습에서 서글서글한 동네 아저씨의 미소가 번진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