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교육
한 끼 3000원, 자장면도 못사먹어
sdmnews
2008-08-01 14:15
방학중 결식아동 급식 지원비 2005년 책정, 3년간 제자리 걸음
업소별 부족비용 감당하거나, 이월해 청구하는 등 주먹구구 운영
급식소 신청업소 위주 선정, 규정 마련 선행돼야
청소년기의 식사는 단순히 배고픔을 떠나 보호받아야 할 권리중 하나다. 사진은 한 학교의 급식장면

지난주 부터 초·중·고등학교의 방학이 시작, 학원으로 학교로 숨가쁜 일정을 보냈던 청소년들이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됐다.
그러나 학교에서 해결하던 점심 걱정에 학부모들은 근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더군다나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청소년에게 제공되는 학교내 급식지원이 방학중에는 외부 식당들과 연계해 이뤄지고 있어 자칫 음식의 위생이나 영양문제 등의 우려가 없지 않다.

현재 서대문 관내 방학중 급식지원 대상자는 총 1283명으로 1명당 각 3000원씩 식사를 위한 비용이 서울시로부터 지원되고 있다.
관내 아동급식 지정급식소를 살펴보면 충현동 6개소, 천연동 5개소, 북아현동 8개소, 신촌동 2개소, 연희동 5개소, 홍제1동 4개소, 홍제2동 2개소, 홍제3동 6개소, 홍은1동 8개소, 홍은2동 4개소, 남가좌1동 2개소, 남가좌2동 6개소, 북가좌1동 3개소, 북가좌2동 4개소 등 65개 음식업소와 이대사회복지관이 운영하는 자활프로그램인 다솜도시락 등이 있다.

종류별 숫자는 분식과 한식이 57곳, 중식이 24곳, 한식 8곳, 도시락 4곳, 중식과 한식 1곳, 분식과 죽 1곳 등의 분포를 보인다.
이 식당에 청소년들이 급식표를 가져오면 식당은 급식표를 동에 제출, 식대를 받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남가좌2동 급식소 중 하나인 J보쌈 G 사장은 『물가가 오르니 3000원으로는 한 끼 식사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 식당은 백반 종류가 4000원씩인데 모자라는 차액은 봉사하는 셈 치고 내가 감수하고 있다. 많은 경우 한달에 70장 정도 적으면 30장 정도 식권이 들어오는데 아이 혼자 식사하러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식권을 여러장 모아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러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연희동에서 한·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K업소의 경우  『아이들이 오기보다는 엄마가 와서 식사를 포장해 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인다. 급식의 경우 배달까지 해 주는 곳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한 끼당 3000원으로는 마땅히 배달해 먹을 음식도 많지 않다.
이러다 보니 방학중 아이들은 대부분 중식이나 라면 등 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홍제3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I업소 사장은 『동네에서 아시는 분의 제의가 들어와 지정급식소 신청을 했다』면서 『식당에 와서 먹는 아이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배달이며 요즘은 자장면과 짬뽕도 한 그릇에 4000원씩이어서 식권으로 모자라는 부분은 이월분으로 요청해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업소들에 대한 관리 감독은 구 가정복지과 정기점검과 동별 수시점검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가정복지과 고동희 씨는 『얼마전 여름방학을 맞아 전체업소를 돌며 정기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고 설명하면서 『아이들이 식권을 낼때 수치감을 주지 않도록 각별히 당부하고 있지만 강제하거나 식당의 사정상 배달을 강요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어려움을 설명한다.
서울시 25개 구 중 구에서 조례를 제정해 급식비를 500원에서 1000원씩 지원하고 있는 곳은 종로, 용산, 강남 등 4개구로 나머지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3000원씩을 동별 신청자를 접수 받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 실내 청소년 담당관은 『아동급식에 대한 지원은 보건복지부 기본지침을 받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비용에 대한 인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확실한 인상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가 지원하고 있는 3000원의 급식비는 2005년 지정된 금액으로 현실과는 동떨어진 비용이다.
단체급식이나 지역아동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등 대량급식의 경우에는 금액을 맞춰볼 수 있겠으나 방학이나 연휴, 휴일 등 식사를 외부에서 해결해야 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자칫 마음의 상처를 또 한번 받을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아동급식소 역시 기본 규정이나 제도 하에 있지 않고, 자발적 참여업소에 의해 이뤄지다 보니 관리감독시 어려움도 적지 않다.
급식비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이 조차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나 이왕 지원될 급식비라면 조금더 제대로,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밥을 굶는 아동은 단순히 배가 고픈것을 떠나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보호받을 권리를 박탈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할 때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