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기고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도슨트 심화학습 교육 참가기
sdmnews
2008-07-11 14:55
외세의 침략과 저항, 그리고 개항의 현장 강화를 다녀와서
역사와 자연이 숨쉬는 불편한 한자락
치열한 삶 살았을 조상의 정신을 되짚는 시간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도슨트 문혜현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늘이 온통 뿌옇다. 오늘 황사가 심하다고 하는 데, 「어찌됐든 그래도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야」라고 생각하며 강화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인천광역시에 속하는 강화도는 예성강, 임진강, 한강의 하류에 자리 잡고 있어서 한반도에 들어가고 나오는 관문의 역할을 해왔다. 또한 해안선이 구불구불하고 조수간만의 차가 크며 물결이 세차기 때문에 군사적, 지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로 자리 잡아 왔다. 삼국시대부터 고려를 거쳐 조선에 이르기까지 특히 19세기 열강들의 침략 속에서 꿋꿋하게 이 나라를 지키는 데 앞장 선 곳이 강화도라 할 수 있다.

먼저 들른 곳은 전등사와 정족산성, 올라가는 길에 600년 된 은행나무에 대한 전설을 듣고  말로만 듣던 연리지도 보았다. 전등은 부처의 지혜등불을 밝히고 법음을 전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곳에서대웅보전, 범종 그리고 병인양요(1866)때 프랑스 군과 맞서 싸웠던 양헌수장군 승전비등을 보았는데 동행한 이명희 해설자는 그들에 얽힌 유래와 설화 그리고 전설의 고향까지 맛깔스럽게 설명해 주었다.

점심으로 보리비빔밥과 메밀총떡을 먹었는데 계란말이 비슷한 총떡은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영양만점 일듯 싶다. 먹을 때는 언제나 즐거운 법,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사장님과 관장님 그리고 우리 모두는 『위하여』를 외쳤다. 

군사적, 지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인 강화도는 외적의 침임을 막기 위해 보와 진, 그리고 돈대를 쌓았는데 우리가 들른 광성보는 신미양요(1871)의 가장 격렬했던 격전지였다고 한다. 이곳에는 어재연 장군 이하 모든 용사가 월등한 무기를 갖춘 미국의 병력을 맞아 사투를 벌였고 순국한 흔적이 남아있다.

『싸울 조그마한 힘이라도 있을 때까지 싸우리라』종군기자가 찍은 당시 사진 속에서 우리 군의 그러한 마음이 전해져오는 듯 했다. 용두돈대에서 바라다본 바다는 한없이 고요하고 평화로운데 소나무가 울창한 길 곳곳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는 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구슬프게 들린다.
고려궁지는 몽고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도읍을 이곳으로 옮겨 고려왕이 39년간 머물렀던 곳이며 병인양요 때 거의 소실되었던 것을 승평문, 강화유수부 동헌, 이방청, 외규장각등으로 복원하였다. 그런데 필자의 눈에는 사또의 동헌보다 이방의 이방청이 훨씬 크게 보인다. 뛰는 사또위에 나는 이방이라더니 그래서 그런 것일까?

그 다음 간 곳은 용흥궁, 강화도령으로 알려져 있는 철종이 19세까지 살았던 집이다. 당시는초가 3칸 움집이었으나 철종 4년 새로 지은 것이라 한다.
초가삼간 터에 번듯하게 지은 기와집을 보니 오히려 서글프다. 왕으로 등극했으나 국정한번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32세로 요절한 철종은 농사를 지으며 가난하게 살았을 때가 훨씬 행복하였으리라.
강화역사관은 강화의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 문화유적을 한데 모아 4개의 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어 강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다. 역사관 왼쪽에 있는 400년 된 탱자나무는 성벽을 파고드는 적을 막기 위해 심어놓은 것이라고 하는 데 서해안에서 탱자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쪽한계선이 됨을 입증하기 때문에 천연기념물 78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강화에 와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을 꼭 보고 싶었으나 여행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미덕이라는 관장님의 말씀에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역사와 자연이 숨 쉬는 곳, 강화도는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이다. 오랜 세월동안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으며 최초의 불평등조약인 강화도조약(1876)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세에 맞서 꿋꿋하게 싸웠던 조상들의 숭고한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역사의 고장이며 아울러 아름다운 자연도 함께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하루의 일정을 되짚으면서 치열한 삶을 살았던 조상의 정신을 헛되게 하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