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법인 한국재활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이청자)은, 지난 98년 개관 이후 관내 장애인들의 보금자리로 자리잡았다. 현재 이 곳에서는 40여명의 복지사가 하루 평균 150여명의 장애인과 함께 부대끼며 꿈과 희망이 싹트는 둥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장애인들의 사회통합과 자기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대문장애인복지관은, 정신·신체장애인 모두에게 필요한 재활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구성, 운영하고 있다. 물리·언어·운동치료 등의 「의료재활」프로그램을 비롯, 방과후 교실 및 조기교실 등의 「교육재활」, 일반학교와 특수학교를 연계하는 등 사회통합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사회재활」, 직업훈련과 취업을 알선해주는 「직업재활」 등이 그것이다.
실제 여느 장애인복지관 보다도 참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아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고있다. 이번 방학을 맞아 마련된 캠프 프로그램만 하더라도 높은 신청률로 누락자가 많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장애인복지관의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는, 바로 외부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홍익대학교와 연계해 일반학교 학생들과 장애 학생들이 함께한 도예교실 등 기존의 실내위주 프로그램에서 탈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그들을 사회적으로 통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운영의 중심에는, 『장애인일수록 사회에 나가야 한다』는 이 관장의 철학이 짙게 배어있다. 실제 이 관장은 누구보다 장애인에 대한 고충과 아픔을 피부로 느끼는 사람 가운데 하나다.
정신지체 1급의 장애인 아들을 3년전 33살의 나이로 떠나보낸 그녀는, 단지 전문가를 넘어선 부모 입장에서 복지관을 운영해왔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의 가장 큰 걱정은 자신의 죽음 뒤 남겨질 자녀에 대한 염려라는 것을 잘 알기에 장애인 스스로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탓이다. 때문에 장애인복지관의 궁극적인 목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지역사회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후원에 있어서도 같은지역 주민이 일대일 후원자가 된다면 보다 이상적일 것이라는 게 이청자 관장의 생각이다. 한편 복지관은 시설 규모의 협소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안고 있다. 복도까지 털어 프로그램실로 운영할 만큼 좁은 현 시설에서는 행사를 개최할 마땅한 장소가 없어 외부공간를 빌려야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설의 한계가 불만이 될 법도 하지만, 복지관 운영자들은 오히려 외부자원을 활발하게 연계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더욱 분주하게 움직인다. 어려움을 기회로 삼아 「작지만 알찬 복지관」을 만들어가는 운영자들의 모습은 이미, 장애를 극복하고 삶을 개척해가는 장애인들을 닮아있다.
Interview/이청자 관장
“비장애인과 같은 욕구, 인식했으면”
더불어 사는 복지마을 형성, 최종 목표
하루 평균 150명의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이청자)은, 장애인들의 사회통합과 자기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장애인들을 사회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서대문장애인복지관 이청자(62) 관장을 만나봤다. 이 관장은 이화여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전문가이기도 하면서, 얼마 전 까지는 장애자녀를 둔 부모이기도 했다. <편집자주>
□ 8년간 장애인복지관을 운영해오시면서, 사회적 변화를 느끼시는지?
■ 실제 우리 장애인복지관이 이 곳에 들어설 때만 하더라도,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장애인들의 해맑고 순수한 모습을 좋아하시는 주민 여러분이 많다. 이웃 업소에서는 정기적으로 떡과 후원금을 지원해주시기도 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무척 기쁘다.
□ 아쉬움이 있다면?
■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잡히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같은 욕구를 갖는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그저 『밥만 굶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아직도 팽배한 것 같다.
□ 장애인복지관의 목표가 있다면?
■ 궁극적으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사회적으로 통합하는 복지마을 형성이다. 때문에 1000원 후원이라도, 구민이 직접 지역 장애인의 후원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 지역에서 관내 장애인을 후원하는 것보다는 지역민이 후원자가 될 때, 지역 장애인에 대한 관심 증대와 더불어 진정한 공동체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서울시내 복지관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지만, 98년 설립당시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구임에도 불구하고 건립을 결정한 구의 용기에 감사한다. 단지, 우리 구정 캐치프레이즈인 「아이사랑 일등구 어른공경 으뜸구」에서 장애인이 제외돼 아쉽다.(웃음)
앞으로 장애인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궁극적으로는 구민들이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