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서대문YMCA녹색가게
고은희 기자
2006-04-26 22:17
일주일에 4시간씩 봉사
수익금으로 불우이웃 도와
서대문 YMCA 녹색가게를 지키는 회원들.
박영식 회장

아직 쓸모 있는 물건들이 「유행이 지났다」, 「필요가 없어졌다」는 등의 이유로 그냥 버려지고 있다. 이런 물건들을 모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녹색가게를 찾았다.

97년 아나바다운동의 일환으로 처음 서대문에 개장한 YMCA녹색가게(회장 박영식). YMCA에서 운동하는 구민들을 중심으로 아끼고, 나누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의류를 비롯해 책, 장남감, 가방 등 일상생활용품은 모두 취급한다.

또 서대문YMCA녹색가게의 경우, 최초로 옷수선까지 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교환을 하거나 2000원 안쪽에서 물건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다. 이 수익금은 타 녹색가게 확장비용이나 소년소녀가장돕기, 생활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된다. 서대문YMCA녹색가게를 지키는 회원들은 약 30명 정도. 이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장을 관리하는 봉사를 한다.

하루에 6명씩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봉사를 한다. 오전 10시에 개장해서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오전, 오후팀이 4시간씩 봉사하는 것.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봉사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4시간만 봉사하면 녹색가게는 자연스레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YMCA녹색가게를 뒤에서 돕는 이들도 많다. YMCA에서 수업을 듣는 주부들의 경우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이곳에 기증하거나 교환해가는 등 녹색가게의 주 고객으로 활동하고 있다.

YMCA 측에서는 녹색가게에서 봉사하는 회원들에게 점심을 제공해주고 있다. 박 회장은 『타 구의 경우 녹색가게에서 봉사를 해도 점심은 직접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의 경우 YMCA의 배려로 점심을 제공받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박영식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아낄 줄 몰라 안타깝다고 전한다. 충분히 쓸 수 있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버려지는 물건들이 너무나 많다.

이 물건들을 모아서 서로 교환해 쓰거나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된다면 그 물건은 두 배의 가치를 얻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 또 반대로, 내가 필요한 물건이라도 남이 쓰던 것이라면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고쳐야할 습관 중 하나다. 녹색가게 회원들이 물건을 내놓기 전 쓸 수 있는 물건과 그렇지 못한 물건을 분류해내고, 쓸 수 있는 물건들도 새것처럼 세탁하거나 수리, 수선하기 때문이다.

『녹색가게 초창기에는 운영이 잘 됐지만 지금은 침체기에 있다. 구민들이 좋은 일에 많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전하는 박영식 회장. 녹색가게가 다시 번창해서 서대문에 녹색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그의 작은 소망이자 녹색가게가 나아가야할 길일 것이다.


Interview/박영식 회장
기증물품 직접 방문해받는 서비스
물건 소중하게 보는 버릇 생겨

97년부터 회장을 맡아 녹색가게가 걸어온 길을 함께 한 박영식(70) 회장. 회원들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 나와 4시간씩 봉사를 하지만 박 회장은 쉬는 날 없이 매일 나온다. 하지만 이마저도 봉사라 생각지 않고 그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 전하는 그에게서 녹색가게라는 이름만큼이나 푸른 마음이 느껴진다. <편집자주>

□ 서대문YMCA녹색가게는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에 개장 오후 4시까지 운영한다. 옷, 책, 장난감, 가방 등 다양한 품목이 있지만 의류가 가장 많은 편이다. 아기옷의 경우 100원에서 500원 등으로 아주 저렴하다. 다른 물건들도 2~3000원 안쪽에서 살 수 있다. 사가는 것은 물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과 교환이 가능하고, 기증도 가능하다. 물품을 기증하고 싶은데 너무 많아 고민하고 있다면 연락을 주시면 회원들이 받으러 간다.

□ 회원들간에 모임이 따로 있는지?
■ 회원들간에 모임은 따로 없다. 회원들 모두 YMCA에서 수업을 받는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특별히 모임을 만들지 않고도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대신 일년에 한두번 정도 야유회 등을 다녀오고 있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친목을 다지고 있다.

□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 행정적인 어려움은 없다. 회원들이 여자분들이 대부분이라 무거운 짐을 운반하거나 할 때 힘에 부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YMCA 강사분들이 많이 도움을 주시기 때문에 이 역시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 녹색가게를 통해 변화된 부분은?
■ 제일 큰 변화는 물건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옷이나 물건도 나에게 필요없으면 그냥 버리고는 했는데 이제는 그런 일이 없어졌다. 또 그냥 버려져 있는 물건도 「저 물건 깨끗이 닦으면 새 것처럼 쓸 수 있는데 왜 버렸을까」하는 등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버릇도 생겼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 쓸모있는 물건을 버리게 될 일이 있다면 녹색가게를 찾아 달라. 이 곳에 와서 방문해서 구경도 하고, 교환도 해서 좋은 일에 동참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