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행정
구 시설물, 관리 잘 되고 있나?
고은희 기자
2006-04-26 22:05
자전거보관소, ‘자전거방치소’로 전락
구민 호응 최고! 야외운동기구, 안전의식 요구
홍제천 저녁시간 발디딜 틈 없는 운동족 열기
홍제천변에 설치된 운동기구는 구민들의 이용률이 높다.
정원여중 맞은편에 설치된 자전거 보관소. 방치된 자전거들로 인해 다른 이용객의 사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운동을 즐기는 구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구에서는 구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물을 곳곳에 설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설치를 위해 들이는 노력에 비해 관리는 소홀해 운동기구 주변에 주의를 요하는 안내문구도 찾아보기 힘들어 자칫 운동기구 특성상 사고가 발생할 위험소지도 있다.

또 자전거 보관소의 경우는 고장난 자전거들이 장기간 방치, 이용을 원하는 주민들이 오히려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중 주민들 이용이 많은 자전거 보관소와 최근 약수터인근에 설치된 운동기구 등을 점검해 봤다. <편집자주>

서대문구 홍은동에 살고있는 A씨. 집과 가까운 곳으로 출근하고 있는 그는 출퇴근마다 운동을 겸할 수 있도록 최근 자전거를 구입했다. 집에 마당이 없어 자전거 둘 곳을 고민하던 A씨는 집 근처에 자전거보관소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보관소를 찾았다.

하지만 찾아간 보관소에서 A씨는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자전거보관소에는 먼지가 뽀얗게 앉은 자전거들로 꽉 차 있었고, 몇몇 자전거는 녹슬고, 부서지고, 바퀴조차 없는 것들도 보였다. 어떤 자전거들은 넘어져있어 옆 자전거까지 손상돼있었다. A씨는 새로 구입한 자전거를 이곳에 보관했다가 낭패를 볼 것이라는 생각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관내 자전거 보관소 65개
바퀴 등 부품없이 방치된 자전거 다수

서대문구는 최근 홍제천살리기를 실시하면서 천변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는 등 구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와 홍보를 해오고 있지만, 그에 따른 관리가 미흡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관내에는 65개나 되는 자전거보관소가 있지만 제대로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자전거를 이용하는 구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먼지가 그대로 앉은 방치된 자전거가 오래도록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자주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보관소 옆 기둥에 묶에 자전거를 보관하고 있다. 바퀴에 바람이 빠지거나 심지어 바퀴가 없는 자전거도 그대로 방치된 채 이용주민들에게 불편을 야기시키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홍제천변을 자주 다닌다는 B씨는 『우리 구에 홍제천 자전거도로 등이 생기면서 자전거를 타는 구민들이 많아졌지만 자전거보관시설은 열악한 편』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자전거보관소에 멀쩡한 자전거를 보관해놨다가 나중에 찾으러 가보면 자전거 안장, 바퀴, 부품 등을 훔쳐가거나 훼손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부품이 없어진 자전거의 주인은 「내것도 누가 훔쳐갔는데 나만 손해볼 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옆에 있는 자전거에 손을 대는 경우도 생겨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바퀴나 부품이 없어진 자전거를 치우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어 더 문제가 되고 있다.

자전거보관소를 관리하고 있는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식이 문제다. 주민들이 이기적인 생각을 바꾸고, 남의 물건도 내 물건처럼 생각하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또 『자전거보관소를 하나하나 관리하고는 있지만 65개소나 되기 때문에 신경써서 치우기는 힘들다』며 『틈나는 대로 관리를 하고 있지만 비만 한번 와도 다시 더러워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교통행정과에서 하고 있는 관리는 보관소 청소와 적치물 제거에 그치고 있다. 오랫동안 방치돼 있는 자전거라도 주민의 자산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치울 수 없다는 것이 구의 입장이다. 현재는 바퀴가 없는 자전거만 제거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방치된 자전거라고 해도 자물쇠로 잠겨 있다면 주인이 있다는 것이고, 주인이 있는 자전거를 마음대로 철거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자전거타기가 활성화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이 활성화가 된다면 이런 문제들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수터, 홍제천 등 운동기구 인기 폭발
관리부서 이원화, 안전문제 점검 필요


한편, 자전거보관소와 달리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운동기구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이용객이 많다.

지난 4월 주민들의 이용도가 높은 창천근린공원 등 3개소에 크로스컨트리, 체어웨이트, 오버턴스트레칭, 워밍암, 롤링웨이스트, 스트레칭로라, 스텝싸이클 등 신기종의 운동기구를 설치해 구민들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지난 7월부터 홍제약수터 등 6개소에 크로스컨트리, 체어웨이트, 오버턴스트레칭, 워밍암, 롤링웨이스트, 스트레칭로라, 트렁크웨이브 등 7종의 운동기구를 추가 설치했다.

홍제천변에 설치된 새로운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자주 하고 있다는 주민 C씨 『저녁 때는 사람들이 많아 운동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운동기구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봉화봉약수터에 자주 오른다는 한 할머니는 『새로운 운동기구가 설치된 후 등산과 함께 여러 가지 운동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전하며 『새로운 기종이 많이 생겨 나이 많은 사람은 방법을 몰라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쉬운 점을 밝혔다.

한편, 새로 설치된 운동기구의 경우, 구청 공원녹지과에서 관리하고, 그 전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비롯해 농구나 테니스를 할 수 있는 코트의 경우 문화체육과에서 관리하는 등 관리부서가 이원화 돼 있어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체육시설들이 시간이 갈 수록 노후화 되는데 따른 안전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기구 이용이 서투른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부상의 위험마저 있어 안전사항에 대한 안내판 부착 등 설치 이전에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다.

지난 제122회 서대문구의회 임시회 추경예산안예비심사에서 행정관리위원으로 활동하는 허준구 의원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운동시설이 두 부서에서 나눠서 관리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편사항을 신고하려 해도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행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한 부서에서 총괄해 운영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용자들이 많은 시설물일수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 새로운 시설물이 생겨도 홍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구민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구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구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의 세심한 행정이 필요할 때다. 또 이용주민들도 내 물건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끼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