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철학의 공통분모가 무엇일까. 미술 무가치 시대에 제대로 딴지(?)를 거는 이가 있었으니 대안공간 충정각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정길수(49)씨다.
여기서 개인전이란 끼일「介」자를 써서「정길수」라는「個人」은 없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 예술과 관객사이, 공간과 예술 사이 등을 중개한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실제로 정길수 씨는 세종대 회화과 교수직에 있지만 그것마저도 드러내는 것을 거부할 정도로「나」라는 존재를 규정짓는 것에 대해 민감하다.
그는 「나」라는 것을 전도체, 해면체, 바람, 안개, 돌, 흙, 얼어붙은 대지에 나뒹구는 낙엽, 동체에서 떨어져 나와 썩어가는 나뭇가지란다. 순간의 빛으로「반짝」하는 것이 「나」일 뿐, 어떤 것도 될 수 있고 어떤 것도 될 수 없는 것이「나」다.
다분히 철학적인 그의 세계관이 녹아있는 60여점의 작품들은 사실 그와 관계한 18명의 작가들과 함께한 것이나 익명으로 전시해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부각시킨다. 정길수 작가는『나는 무엇인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에서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의 문화적·예술적 상황과 전시형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 개인전을 회피해왔다』며 『현대의 복잡하게 뒤섞인 관계 속에서 정체성을 주장할 수 없는 세계를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미술」이라는 코드 안에서 「개인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 생각이 반영된 작품「FRAGLE」은 5개의 거울에 새겨진 글자로, 독어로 「깨어지기 쉬운」을 뜻한다.
작품을 감상하느라 비친 거울 속의 내 모습은 내가 아니며 그 현상이란 것은 깨어지기 쉽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외에도 현상을 뒤집어 보고 나를 반면하게 되는 마치「깨달음」과 같은 작품들이 4월 한 달 동안 관객을 기다린다.
(문의 313-0414 )
<백민아 기자>
문화
정길수 「介人展」 스며들고 뒤섞이다
백민아 기자
2008-04-17 13:38
‘나’와 ‘존재하는 것’에 대한 성찰
대안공간 충정각 통해 일상과 예술의 괴리 좁혀
대안공간 충정각 통해 일상과 예술의 괴리 좁혀
문화예술계 전시행태를 비관, 개인전을 거부했던 정길수 작가가 대안공간 충정각을 택해 독특한 전시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