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기사를 쓰기 시작한지 7개월째 접어든다.
햇병아리기자인만큼 우리구에서 십여년간 신문을 발행해 오고 있는 여러 지역 언론사의 많은 선배기자들을 보며 배우는 자세로 취재에 임해왔었다.
그런데 이게 왠인일가?
지난 29일자로 발행된 A 신문의 1면 톱기사가 내가 지난호에 작성한 기사와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실린 것이다.
항상 기사를 써도 부족함이 많아 다시 쓰기를 반복하고, 그러면서도 부족함을 느끼는 나의 기사지만 타 신문에서 아무 양해없이 그대로 베껴 신문이 됐다는 사실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공무원과 구 의원들 앞에서는 그토록 당당한 모습으로 나서는 지역 최고참 기자선배님들이 신참 기자의 노력과 땀이 묻어있는 기사를 그대로 베껴 쓴다는 것은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었다.
기사베껴쓰기는 비단 이번 일만은 아니다. 선임기자들도 이런 문제로 편집회의를 통해 많은 고민과 해결책을 찾았으나 같은 신문언론이기에 스스로 깨닫고 자숙하기를 기다려 왔었단다.
A신문뿐 아니라 B신문역시 취재현장에는 나타나지도 않으면서 서대문사람들의 기사들을 일부, 혹은 많은 부분 그대로 가져다 쓰거나 인용문을 서술식으로 푸는 등 간단한 손질만으로 신문을 발행하곤 했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번에도 그냥 말없이 넘어갈 수 있었으나 이제 막 기자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기자의 정의감때문에라도 수많은 경력과, 경륜을 가진 선배님들께 경종의 직언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신문의 사명은 무엇인가? 아니, 그 사명이 무엇이든 누구도 다른신문에서 복사해 만든 언론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A와 B신문사는 많은 지역주민들이 신문을 구독하고 있으며, 주민들도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으리란 점을 잊고 있는 듯 했다.
이런 억울함을 주민들과 취재원들에 털어놓으니 『그걸 이제서 알았느냐. 수년 간 되풀이 되어 온 일』이라며 되려 어린기자를 위로한다.
지금이라도 일부 선배기자님들이 구청 기자실에 앉아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는 발로 뛰고, 가슴으로 느끼며 지역 곳곳을 누벼 박수받고 존경받기를 그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고 바란다.
기자수첩
기사베껴쓰기, 이제 그만
신진수 기자
2008-03-05 13:42
신문의 얼굴, 1면 톱기사를 베껴쓰다니…
“당당히 존경받는 선배모습 기다립니다”
“당당히 존경받는 선배모습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