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문화
‘망각의 역사 거슬러보니…’
김화영 기자
2006-04-24 18:17
안성시립극단 ‘서라벌’ 뜨거운 무대

역사의 터널을 거슬러 3·1독립만세운동을 체험하는 퍼포먼스 공연이 서대문에 찾아왔다. 안성 시립극단 「서라벌」은 지난 달 25,26일 양일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잔디광장에서 「2일간의 해방 퍼포먼스」공연의 막을 올렸다. 주5일제 수업의 시행에 발 맞춰 학생들의 건전한 여가활용 및 교육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안성시와 공동 개최한 이번 공연은 총 3장으로 진행됐다.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대변한 배우의 느린 워킹을 통해 과거로의 행진이 시작된 1장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이어, 2장 「망각의 역사」에서는 일제에 항거하는 배우들의 격정적인 움직임이 과거의 아픔을 대변한다. 대동아의 전쟁을 꿈꾸는 일제의 조선침략과 신음하는 선열들의 처절한 항거, 태극 물결로 이어지는 광복까지 배우들은 표정 하나, 몸짓 하나에 잊혀지는 아픔을 담아냈다.

마지막 장, 에필로그에서는 독도분쟁과 교과서 왜곡으로 또다른 침략을 꾀하는 일본의 모습을 가면으로 대신하고 「페르소나적 가면을 벗고 역사 앞에 사죄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서라벌 극단의 이번 공연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지나온 시간을 재연, 아직도 맞물려 있는 역사적 과제와 정체성을 되새기게 했다.

30여분간의 공연시간 내내 숙연한 자세로 관람한 관객들은, 열연한 배우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푸른 눈의 외국인 관광객들도, 표현주의적 분장을 한 연기자들의 퍼포밍 아트에 눈을 떼지 못했다. 자녀들과 함께 형무소역사관을 찾았다가 공연을 관람하게 된 이정희(32) 씨는 『우연히 좋은 공연을 접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관심있게 공연을 지켜본 아이들에게도 역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좋은 시간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안성은, 1919년 3·1운동 발발 당시, 2000여 군중이 함께 참여하는 대대적인 독립만세운동이 진행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현재 안성에는 당시의 만세소리와 선열들의 뜨거운 피를 기억하는 「안성 3·1운동 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