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교육
해외연수 안 부러운 즐거운 겨울방학
백민아 기자
2008-01-18 10:31
요리, 드럼 비즈 청소년 수련관 이색 특강
“신나게 놀고, 즐겁게 배운다”

볼과 귀가 시릴 정도의 추운 겨울. 여러 개의 학원을 다니느라 학기 중엔 꿈도 못 꿀 이색 체험을 즐기는 아이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곳으로 향했다.
청소년수련관은 교과과정을 보충하는 수업 뿐 아니라 늘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이색 교실을 마련, 인기리에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건축교실, 요리교실, 드럼교실, 비즈교실을 찾아가 아이들의 생생한 교육현장을 담았다.                                                

♥  테이폭 건축교실 ♥ 

“예쁜 집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설계도만 있으면 사람이 사는 집도 제 손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건축교실에 3주차 수업을 받고 다보탑과 이글루(에스키모인의 집)를 만들어낸 김이영 (10세·명지초3)양의 말이다. 테이폭 건축교실은 모래와 옥수수 전분을 물과 혼합한 몰타르와 실제 모양과 똑같은 여러 형태의 벽돌을 교구로 사용해 건축물을 완성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수업은 각자 받은 설계도를 가지고 시범적으로 벽돌을 올려보고 건축의 완성단계를 예측한 다음 몰타르를 이용해 다시 벽돌을 쌓아 완성해나가는 단계로 진행된다.

『벽돌을 몇 개씩 올려야 무너지지 않을까?』라는 선생님 질문에 대답은 제각각이지만 다들 삐뚤빼뚤 쌓아올린 벽돌로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고 미니 건축물을 탄생시켰다.
완성된 작품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수강생 고재성(9세·연희초2)군에게 수업을 받은 기분을 묻자, 『평소에 집이 어떻게 지어졌을까 궁금했다』며 『내가 직접 이렇게 지었다는 게 신기하다』며 기뻐했다.
아이들은 기존의 정답이 있는 정형화된 학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건축을 통해 직접 표현해봄으로써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었다. 강사는『수업을 통해 실제 물체를 분해했을 때의 형태를 상상하고 입체적 공간관계를 이해하는 공간지각능력을 배양할 수 있고, 평면도, 입면도, 정면도, 측면도 등 도면 보는 법을 통해 방향 인지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  생각하는 요리 ‘핑크키친’ ♥ 

“맛있는 요리하며 생각이 쑥쑥 자라요”

고기와 야채를 버무린 맛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교실안, 『우리가 이 안에 넣은 게 뭐죠?』라는 교사의 질문에 『부추, 당면, 고기, 파…』 큰소리로 대답하며 조물조물 만두를 빚는 6~7세 전후의 아이들을 보니 이 수업이 「생각하는 요리」로 불려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날 요리는「만두」로 새해를 맞이해 쥐를 상징하는 「찍찍이 케익 만들기」수업에 이어진 두 번째.

 『무얼 만드는 걸까요?』, 『왜 그럴까요?』, 『어떻게 하는 걸까요?』
아이들은 혼신을 다해 만두를 빚으면서 끊임없는 강사의 질문에도 또박또박 대답해 7세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유치원이나 보육교사 자격증과 조리사 자격을 취득하거나 조리학과 출신의 2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핑크키친」 강사는 조리법보다는 요리과정에서 과학·수학적 학습을 유도하고 있다. 만두를 찜기에 넣고 찔 동안 교재를 통해 쉽게 덧셈과 뺄셈을 하면서 산수 풀이를 하는 등 자연스런 학습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만두를 빚으며 싱글벙글 입가에 미소가 떠날줄 모르는 정현욱(7세·홍은3동)군은 『우리 가족이 4명이지? 2개씩 8개 만들어야지. 많이 만들어서 엄마, 아빠, 할머니, 동생 줄 거예요』라며 웃어보였다.
현욱 군의 어머니는 『유치원에서 요리수업이 있는데 장래희망이 축구선수에서 요리사로 바뀔 정도로 재밌어한다』며 『손을 많이 움직여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고 재료 특성을 알게 돼 완성된 음식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수강 이유를 밝혔다.

♥  나도스타! 드럼교실 ♥ 

“신나게 치고나면 스트레스 확 풀려요”

3년 째 방학마다 드럼을 배우고 있다는 박동혁(10세·홍연초3)군의 드럼 실력은 놀라웠다. 어머니의 권유로 드럼을 시작했다는 박 군은 『친구들이 놀리거나 친구들 때문에 화가 나면 싸울 수도 없고 해서 드럼을 치는데 화가 풀어지고 속이 시원해져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무슨 스트레스인가 하겠지만 요즘 아이들은 과도한 학원 수업에, 성적 경쟁에, 부모님 잔소리, 아이들끼리의 자존심 문제 등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머리 아플 일이 많다. 그러나 적어도 드럼 교실에 참가한 학생들만큼은 부모님에게서 그런 스트레스를 이해받고 있는 듯 했다. 총 6개월의 기초과정을 거치지만 방학을 이용한 특강이니만큼 총 8주 과정에서 드럼패드로 연습을 끝내고 세트 드럼을 연주해 볼 수 있다.

드럼을 통해 얻는 학습효과에 대해서 강사는 『직접 드럼 스틱을 잡고 리듬을 읽을 수 있으니 무엇보다 재밌어한다』며 『자세 교정이 되고, 개인차는 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실력이 늘어나 아이들의 성취감이 커진다』고 했다. 『특히, 일대일 교습보다 열 명 가량의 또래를 모아 강습하다보니 자연스레 경쟁이 생기고 음악을 통해 즐거운 경험을 얻는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친절한 선생님이 되는 것이 장래희망이라는 박미아(11·리라초4)양은 『생각보다 어렵지만 시작하길 잘 한 것 같다』며 『방학이라 많은 학원을 다니는데 그 중 드럼 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웃어보였다.

♥  구슬꿰며 집중력 쑥숙’비즈특강’♥ 

“알록달록 구슬 꿰서 선물할게요!”

『조금 어렵긴 해도 예쁜 액세서리를 만들어서 친구 생일에 선물할 수 있어서 좋아요. 방학숙제로 낼 수도 있고요』눈사람 핸드폰 고리를 만드느라 눈과 손이 바쁜 신수지(9세·은평초2)양이다. 도면을 보고 낚시줄에 구슬을 끼워 눈사람의 목도리와 모자를 만들고 눈사람을 완성시키는 과정은 성인이 얼핏 봐서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도면에 집중해 몇 개의 구슬을, 어떤 색깔을, 낚시줄을 어떻게 꼬아야 완성시킬 수 있을지 무수한 생각들을 토대로 완성해나갔다.
 비즈공예 강사인 홍정은 씨는 『낚시줄에 작은 구슬을 꿰면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무엇보다 미적 감각과 색감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학습 효과를 강조했다.

자신의 손끝으로 해낸 마술인양 완성품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유원경(8세·세검정초1)양은 『비즈공예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학교에선 고학년이나 돼야 할 수 있어서 방학을 통해 수련관에서 배우게 됐다』며 『엄마에게 주려고 목걸이도 만들었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각자에게 주어진 작품을 완성하느라 대부분 수업과 달리 유난히 조용했던 교실에서 아이들의 집중력이 쑥쑥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