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교육
개관 시작과 함께 문제점 드러낸 청소년수련관
김화영 기자
2006-04-24 17:48
청소년대상 시설로 설계, 샤워부스 좁아 재공사 감행
이용주민 2천명 주차면수 25대, 불법주차 즐비
이름만 청소년 수련관, 이용자 대부분이 일반 주민
초기 도서구입비용이 책정되지 않아 책꽂이가 텅텅 비어 있는 곳이 태반이며 일부 시설은 아예 책장을 치워버리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아이들의 놀이방으로 꾸며진 시설로 벽의 책장을 철거, 소형 책꽂이만이 놓여있다.

주민들의 기대 속에 지난달 1일 문을 연, 서울시립 서대문청소년수련관(관장 황인국)이 가동 한 달여 만에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청소년수련관의 건립 목적은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때문에 수련관 시설 역시 청소년시설물규격에 맞춰 건립됐으나, 정작 주 이용객은 성인들인 실정이어서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애초 수련관의 모든 시설이 청소년들을 기준으로 설계되다보니, 현재 수련관을 이용하는 성인들은 비좁다는 불만을 털어놓는다.

수련관의 수영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주민 A씨는 『샤워시설이 좁아 불편을 겪곤한다』며 『시설이 대체적으로 좁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점을 수렴한 수련관 측에서는, 건립당시 청소년들의 규격에 맞춰 설치한 샤워부스를 다시 뜯어내는 작업을 감행했다.

부족한 주차공간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청소년수련관의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는 주민은 20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정작 주차가능한 공간은 25면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어서, 수련관 인근 도로에는 불법 주차 차량이 즐비하게 늘어서는 상황이 연일 연출되고 있다.

건립 당시, 주차장을 증설하자는 수련관 측의 제안에 대해 서울시는 『청소년 이용시설이 많은 주차공간이 필요한 이유가 있느냐』는 입장이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수련관의 운영이 애초 용도에 맞게 주 이용자층으로 청소년들을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이들 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청소년들은 방과 후에도 각종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아, 수련관 개설 프로그램의 수요가 높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시나 구의 지원없이 사업수입만으로 운영을 해야하는 위탁체의 입장으로서는, 당분간 경영 안정화로 돌아설 때까지는 수익사업에 치중할 수 밖에 없어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설 프로그램을 유지할 계획이다.

실제 수련관의 6월 프로그램 가운데 정원 미달로 인해 폐강한 18개 강좌 모두가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도 그 현실이 여실히 반영된다. 또 위탁체의 자금에만 의존, 재정적 문제가 발목을 잡다보니 청소년 문화공간인 쉼터에는 변변한 도서마저 마련하기가 힘들다.

예산항목 자체에 아예 도서비용이 책정되지 않은 탓에, 수련관 측은 임의로 예산을 마련해 일부 도서를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도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련관은 앞으로 도서를 공개기부 받을 예정이다.

한편 오는 8월경 방학기간에는 청소년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청소년 프로그램을 신설, 운영할 계획이며 더불어 장기적인 청소년사업들도 계획 중이다. 현재도 수련관 내에 청소년 대안학교를 운영 중이며, 학교와 연계한 CA 및 특기적성 활동 활성화 등을 꾀하고 있지만 이에 어떤 반응도 없이 폐쇄적인 입장으로 일관하는 대다수 학교의 벽은 높기만 한 실정이다.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청소년수련관이, 현실성을 고려하지 못한 시설 설계와 학교측의 폐쇄적인 방침으로 인해 「허울만 좋은」시설로 전락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