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은 몸보다는 맘이 바쁜 한 해였다. 이 곳 저 곳 가야할 곳도 많고 할 일도 많았지만 선뜻 몸이 나서주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14주년을 맞는 서대문사람들신문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을 것이다. 『달라져야 하는데…』『변해야 하는데…』 생각이 앞서면서도 비난에 대한 두려움과 무기력함으로 몸은 움직일 수 없는 나름의 고통이 있었다. 솔직히 창간 14돌을 맞는 오늘까지 지난 1년여간 나를 짓눌렀던 무력증이 모두 회복되었다고는 감히 자신할 수 없다.
일곱 살 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새로운 시도를 망설이게 하는 세 가지 적을 이렇게 표현했다.
첫째 무조건 그 시도와 반대로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
둘째 새로운 시도를 그대로 흉내 내어 자신의 것 인양 위장하는 사람.
셋째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변화와 독창적 시도에 적대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다. 이 중 가장 우세하고 악착같은 경우는 바로 세 번째라고 자세한 설명까지 곁들였다.
그러고 보니, 서대문사람들신문이 14년의 역사를 써 오는 동안 위의 세 가지 경우가 자주 있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는 용기를 내어 마음을 다잡기도 하고, 술을 통해 위로받기도 하고, 또 힘겨워 주앉기도 했다. 그러나 항상 결론은 끝없는 이 항해를 새로운 항해사에게 넘기기 전까지는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14년은 나에게 고독한 시간이었지만 많은 독자들의 믿음과 기자들의 식지않는 열정이 서대문사람들신문을 지켜주는 에너지원이었다. 잊지 않고 말없이 구독료를 넣어주며 지지를 보내는 열성독자들, 박봉에도 굴하지 않고 생생한 현장을 담기 위해 일요일도 반납한 채 일해 온 기자들의 근성이 오늘의 서대문사람들이 있도록 했다.
올해는 서대문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발기사와 문화기사를 심층 취재하는 한편 홍제천생명의축제를 3회째 주관했다. 수 십 년간 변화가 없던 서대문 개발의 시작은 어떤 사건보다 더 관심 있는 기사일 수밖에 없었으며, 자연사박물관, 형무소 역사관, 친환경 하천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홍제천 등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행사들은 우리 삶을 한 박자 쉬어가게 하는 산소호흡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8년 역시 서대문 곳곳에 뿌려지는 개발과 변화의 씨앗이 제대로 줄기를 뻗어 열매를 맺을 수 있을는지에 대한 검증과 질문으로 지면을 메울 것이다. 또 이웃과 더욱 가까이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에 매진하고자 한다.
또 홍제천생명의축제는 주민여러분과 힘을 합쳐 진정한 휴식과 문화, 역사가 함께하는 지역의 대표축제로 가꾸어가는 것이 지역언론에 주어진 사명이라 믿는다.
다시 한 번 실패와 비난에 맞서 지역의 변화를 이끄는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역풍을 향해 내달려야 더욱 힘차게 돌아가는 바람개비처럼….
서대문 곳곳을 누비며 변화를 이끌고 전달해 왔던 서대문사람들신문이 기쁘고 힘나는 기사를 가득 채워 독자여러분과 기자들 모두가 기쁘고 뿌듯한 15주년을 내년에는 맞게 되리라 믿는다.
사설
창간 14주년 기념사
발행인 정정호
2007-11-16 15:08
역풍을 향해 내달려야 더욱 힘차게 도는 바람개비처럼
서대문사람들 정정호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