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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4주년 기획특집 <1> / 노인취업 ‘현재’ 좌담회
sdmnews
2007-11-16 14:15
어르신에게 직접 듣는 노년기 취업이야기
월 20만원 받는 일자리, 취업이라고 하기 어려워
“적당한 보수와 다양한 일자리 모색” 요구
5명의 노인취업자와 취업예정자, 김애경 노인취업센터장이 자리한 가운데 본지 최연희 기자의 사회로 좌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좌담회를 통해 노인들은 일할 수 있음에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취업을 거절당하거나 턱없이 부족한 임금으로 실생활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경우 등을 예로 들며 취업에 대한 어려움과 기대를 털어놓았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년퇴직 후에도 일하기를 원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그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현 노인일자리사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들어보기 위해 본지 주최로 좌담회를 열었다. 노인취업자와 취업예정자 5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그들의 솔직담백한 얘기를 통해 노인취업 「현재」를 들여다보았다.

좌담회 결과, 노년취업을 희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생계유지가 어려워 정식 일자리를 찾는 어르신이 있는 반면 건강을 지키거나 부부간 문화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소일거리를 찾는 어르신도 있었다.

하지만 나이제한, 사회의 편견 등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청소, 경비 등 젊은이들이 찾지 않고, 단순노무에 가까운 일자리가 대부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들은 『노인에 대한 사회인식부터 바뀌어야 하며,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노인일자리를 모색하고 합당한 보수를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진행·글/최연희 기자>

“자식한테 다 주고 나니 남은 게 없다”

□ 사회 :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 이천휘 = 집에서 3년 정도 쉬어보니 삶의 의미가 없어지는 느낌이다. 아이들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기도 미안하고. 공과비라도 벌어야겠단 생각에 취업을 결심했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정도 건강할 때까지 일할 생각이다.

■ 이해남 =

지난 해 2월에 연희1동 경로당 회장을 맡게 됐다. 경로당 노인들을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해야겠다고 고민하던 끝에, 매일 고스톱만 치고 있느니 작은 일이라도 하기로 결심했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공동작업장을 운영하게 된 것. 작업장에 참여하는 노인들이 말하기를 일을 하니 치매방지도 되고, 저녁에 잠도 잘 온다고 한다. 무엇보다 손자들에게 용돈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단다.

<- 이해남(67.공동작업장)

■ 조OO = 자녀 셋을 대학까지 교육시키고 시집·장가보내고 나니 집도 없고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다. 내 또래 되는 사람들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돈만 있으면 자식한테 전부 투자했을 것이다.

그것이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식들이 도와주는 것으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우리가 돈을 벌게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어도 벌써 벌어놨을 것이다. 지금은 7년 동안 열심히 벌고 모아서 어느 정도로 생활유지가 가능해졌다.

홍명자 = 난 남편은 죽고, 자식들이 호적을 떼서 모두 나가고 혼자 살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이기 때문에 한달에 30만원을 지원받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도무지 살 수가 없다.

한달에 생활비가 집세 등을 포함해 70만원 정도 들기 때문이다.

<-홍명자(67. 취업예정자)

성태수 = 공직에 있다가 2002년도에 정년퇴직했다. 퇴직 이후 한 6개월을 집에서 신나게 놀아보니까 재미가 없었다.  난 솔직히 얘기해서 연금이 나오고, 자녀들도 시집장가 가서 잘 살고 있어 생활에 어려움은 없다.

그런데 이웃주민들을 만나면 건강한 몸으로 놀고 있는 내 자신이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되는 것이다. 또 전에는 친구들을 찾아가면 반가워하고 그러더니 퇴직하고는 점점 나를 피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래선 안되겠다 하던 찰나에 대한노인회 서대문지회에서 숲체험지도자를 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다. 집사람도 초등학교 교장출신인데 정년퇴직하고 현재는 나와함께 숲체험지도자로  같이 일하고 있다.

나이 많다고 취업 거절 당해

□ 사회 : 취업 시 어려움을 겪었던 적도 있었나요?

성태수 = 처음엔 경비를 하려고 알아봤다. 그런데 62세 이상은 안 뽑는다는 것이다. 다음에 알아본 것이 택배였는데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어 양보했다.

<-성태수(69.숲생태지도자)

홍명자 = 나 역시 나이 많다고 거절을 당했다.

조OO =처음엔 어린이집에서 동화구연을 했다. 그런데 보수가 너무 적었다. 운동삼아 소일거리를 찾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20만원이란 금액이 나에겐 턱없이 부족했다. 소품 준비 등에도 많은 비용이 들었다. 그래서 현재는 베이비시터를 하고 있다. 현재는 월 60만원을 번다.

하지만 베이비시터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60명 교육을 받으면 실질적으로 취업하는 사람은 10명정도 밖에 안된다. 아이들을 봐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지가 상당히 중요해 자신을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인이 할 수 있는 일, 노인이 하게 해줘야

□ 사회 : 우리나라의 현재 노인일자리사업,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성태수 = 종로3가 종묘앞에 오전 11시쯤 가보면 정말 비참하다. 매일 천여명이 모여 고스톱을 치거나 술판을 벌린다. 봉사단체에서 주는 점심을 먹고 이후에는 또 술을 마신다. 고급인력을 왜 썩히고 있는지, 국가 차원에서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노인에게 맡겨야 한다. 지하철에서 표 파는 일, 영화표 끊어주는 일을 왜 꼭 젊은 사람들이 해야 하나. 젊은 사람들은 더 훌륭한 일을 할 수도 있는 데 말이다.  미국에서는 거의 50세가 넘은 사람들이 스튜어디스를 한다. 최근 전 고위공무원이 노인 100여명에게 국가시험 감독관 일자리를 마련해줬다.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 찾으면 많다. 국가차원에서 노인일자리를 개발하는 노력이 더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해남 = 일본 역시 호텔 식당에 가면 65세 이상 노인이 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 공원엔 노숙자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없다. 이유인 즉 정부에서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젊은 사람은 힘든 일을 안하려 하고, 나이 들어서도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은 사회가 등한시하고 있어 일을 못하는 실정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일할 수 있는 여건조성, 합당한 보수 줘야

□ 사회 : 노인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꼭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해남 =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특히 공동작업장의 경우, 경로당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작업에 참여하지 않는 노인들은 가뜩이나 비좁은 공간을 더 좁게 한다며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 구청에도 민원이 들어갈 정도다.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여건도 조성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동작업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시설마련이 시급하다.

조OO = 60∼70대 노인 중에서도 건강한 사람이 많다. 정부에서 공동작업장을 활성화 시켜 그런 분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조00(68. 보육도우미)

우리는 많은 임금을 바라지 않는다. 단 30-40만원이라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해주면 좋겠다. 지자체마다 주민자치센터나 복지관 등을 활용해 노인여가프로그램을 늘려가고 있는데, 여가보다 일자리를 더 절실히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홍명자 = 나는 어떤 일자리건 마다하지 않을 각오가 돼 있다. 나이 때문에 일하지 못하는 일만 없길 바란다.

성태수 =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그에 맞는 합당한 보수를 줘야한다. 요즘 강남아이들에게 용돈으로 20만원을 주면 집어 내버린다는 말도 있다. 무엇보다 노인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노인들을 사회에서 퇴물로 생각하는 것부터가 잘못 됐다. 국가가 이만큼 발전하는데 크게 공헌한 사람들이 현재의 노인들이다. 노인의 권위를 찾아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는 물론 가정에서부터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노인취업 면접 이런 자세로 …

면접시 용모는 단정하게, 열정을 보여라”

면접시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자의 열정과 용모다. 일을 하겠다는 의욕과 단정함은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아무리 단순한 일일지라도 『청소하는 건데 면접은 무슨. 당연히 되겠지』하는 생각으로 업체를 찾아간다면 합격을 보장하기 힘들다. 젊은 사람들과 똑같이 노인취업도 경쟁 속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대한노인회 서대문지회  김애경 취업지원센터장